성공이 실패가 되는 과정
이 이야기는 어떤 5대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점은 벨기에의 구두장이 아버지로 시작한다. 벨기에의 겐트에는 한 구두장이가 있었다. 구두장이는 까막눈에 주정뱅이였다. 다만 주정뱅이는 아들에게서 자신과 다른 재능을 보았다. 실제 아들은 공부에 재능이 있는 편이었다. 수 년을 월반하여 열아홉에 겐트 대학의 입학을 허가 받는가 하면 스물 여섯에 이미 화학과 조교수가 됐다. 승승장구하던 그의 삶은 그 이후로도 이어졌다. 아들은 '셀린 스와르츠'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행복하게 살았다. 또한 미국으로 이주하여 최초의 상업용 인화지인 벨록스를 발명했다. 발명특허는 코닥 사에 판매했다. 그로인해 그는 백만장자가 됐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삶의 표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삶을 살지 못했다면 아마 자신의 자녀의 삶이 이렇기를 간절히 바랄지 모른다. 이 아들의 삶은 이후 어떻게 됐을까?
아들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더이상 일을 할 필요성을 갖지 않았다. 다만 금전적, 시간적 여유로움이 찾아왔다. 아들은 실험실에서 이런 저런 화학실험을 하며 보냈다. 어떤 날은 화학 실험 중 실수로 한 표본을 햇볕에 두었다. 그런데 이 표본이 돌처럼 딱딱해졌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 우연한 발견은 다른 위대한 발견처럼 사소했지만 엄청난 발견이었다. 이것은 화학물을 결합하여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최초의 합성수지 였기 때문이다. 이 발견으로 그의 부와 명성은 다시 한 번 거듭 높아졌다. 이미 부자였지만 이 발견으로 초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이때가 그의 나이 마흔 이었다.
돈이 많고 사회적으로 이룬 것이 많은 아들은 아이를 낳았다. 아들의 아들은 돈은 많고 능력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 생산보다 소비가 더 맞은 인간으로 스스로 여겼다. 그렇게 아들과 아들의 아들은 서로를 경멸했다. 이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아들은 아들의 아들을 보며 항상 괴로워했고 강박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망상증 환자의 증세를 보이며 플로리다에 있는 코코넛 그로브에 있는 자신의 땅에 열대 정원을 꾸미고 수 주 간 스스로 고립되어 살기도 했다. 아들의 나이가 80이 됐을 때, 아들은 뉴욕의 정신병동에서 생활하다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죽자, 아들의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으로 전 세계를 돌다다니며 호화 생활을 했다. 저택을 사들이고 성대한 파티도 열었다. 사냥대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아들의 아들은 다시 아들을 낳았다. 아들의 아들의 아들은 게으르고 무능했다. 쌓여 있는 재산을 쓰기에 혈안된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20대 초반의 모델 출신 바바라라는 여자를 만났다. 이 둘은 부부가 됐고 뉴욕의 호화 아파트에 입주했다. 또한 뉴욕 상류사회의 퇴폐적이고 사치스러운 삶을 대표하는 듯 살았다. 이후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이 태어났다. 그는 정서적으로 불안했다. 바닷가에 여행을 가서는 해변의 게를 잡아다가 다리를 모두 뜯어내는가 하면, 곤충을 잡고 다리와 날개를 뜯어내는 놀이를 좋아했다.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는 8살에 첫 동성애를 경험한다. 14살에는 성관계 파트너를 찾아다녔다. 그가 스물 한 살이 됐을 무렵 그는 스페인 여행 중 오컬트 집단에 붙잡혀 마약을 투여받고 성노예처럼 붙들려 살았다. 이런 그를 어머니인 바바라는 구출해 주었다. 이렇게 모녀는 마요르카로 떠난다. 어머니인 바바라는 아들의 동성애를 치료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하면 아들의 동성애를 치료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한 그녀는 상식적이지 못한 방식을 선택한다. 성노예에서 구출된 지 2년이 지나고 아들의 나이가 23살이던 해에 그녀는 아들과 근친상관의 관계를 갖는다. 이런 삐뚤어진 모성은 시간이 지나면서도 계속된다. 아들은 이후 난폭한 행동을 자주했지만 그녀는 수표로 아들의 행동을 수습했다. 정신과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했다.
1972년 11월 17일 바바라는 러시아 공주와 밥을 먹고 돌아오다가 아들과 다툼이 생겼다. 아들은 부엌칼로 바바라를 찔렀다. 그렇게 바바라는 아들의 손에 의해 살해당했다. 어머니가 사망한 뒤 그는 시신을 그대로 방치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아들은 중국집에 음식을 배달해놓고 침실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아들이 아내를 죽인 이야기를 듣고 아들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둘이서 나를 화나게 하려고 짜고 그랬구만."
이후 아들은 런던의 브로드무어 교도소에 수감된다. 가족들은 그를 뉴욕으로 송환하고자 노력했다. 이후 아들은 뉴욕에서 외할머니 즉, 바바라의 어머니와 살게 된다. 그러나 아들은 역시 외할머니도 칼로 공격한다.
외할머니는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아들은 다시 리커스 섬 교도소로 보내진 뒤 상납금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생활을 했다. 매춘과 성매매를 일삼던 그는 1981년 3월 29일 동료 수감자에 의해 살해 당한다. 그것이 세계최초로 플라스틱을 만든 '베이클랜드 가'의 이야기다. 그의 가문은 꽤 천재적인 인재를 얻었고 이후로 엄청난 부를 일구었다. 세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발견을 통해 많은 사람을 변화 시켰다. 다만 이 이야기를 보자면 과연 공부를 잘해서 돈 많이 벌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거짓 같은 실화의 이야기는 어떤 메시지를 특별히 남기고자 하지 않아도 다면적으로 젖어들게 하는 깨달음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