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빌려준 받을 돌려 받을 가능성이 높을 때, 돈을 빌려준다. 당연히 돈을 받을 가능성이 낮을 때, 돈을 덜 빌려준다. 돈을 돌려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 은행은 상대의 직업과 소득으로 판단한다. 그것을 점수화 하면 '신용점수'가 된다. 신용점수는 대체로 얼마나 안정적인 직장에서 오래 근무했는지로 정해진다. 또한 얼마의 소득을 얻고 있는지로 정해진다.
고로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해보자.
첫째, 안정적이지 못한 직장에서 단기적으로만 일하는 경우.
철수라고 해보자.
둘째, 안정적인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경우.
영희라고 해보자.
철수의 경우는 당연히 신용이 좋지 못하다.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고 근속년수가 짧기 때문에 은행은 철수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고로 빌릴 수 있는 돈의 액수는 줄고 빌렸을 때 이자가 높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빌려 준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자를 높게 책정한다. 법정최고 금리, 즉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용 나쁜 사람이라면 1년에 20%의 이자를 내야 한다.
영희의 경우는 반대다. 신용이 좋다. 직장이 안정적이고 근속년수가 길다. 고로 은행은 영희에게 돈을 빌려준다면 거의 확실히 돌려 받을 수 있다. 거기에 소정의 이자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영희가 받을 수 있는 금리를 5%라고 해보자.
둘 다 창업을 하고자 은행에서 1억을 빌린다.
철수의 경우, 이자 부담은 2000만원이다. 영희의 경우 이자 부담은 500만원이다. 이 둘 사이에는 1500만원이라는 간극이 존재한다.
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출에는 원금균등상환과 원리금균등상환이 있다.
말이 어렵지만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원금균등상환은 말 그대로 대출이 만기되는 날까지 원금을 나눠 매달 똑같은 금액을 상환하는 것이다.
원리금균등상환도 말 그대로다.초기의 납부금액을 낮추기 위해, 초기에는 이자만 납부하다가 점차 원금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만약 당신이 철수라고 해보자. 자본이 없이 창업을 했다면 첫 상환금이 적었으면 할 것이다. 신용아 나쁜 철수는 원리금균등분할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원리금균등분할은 첫 상환금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아무리 갚아도 '이자'만 갚게 된다. 아무리 갚아도 만기일에 가까워지지 않으면 원금은 줄어들지 않는다.
영희는 이자 비율이 적다. 고로 원리금균등상환과 원금균등상환 중 무엇을 택해도 괜찮다. 고로 영희는 원금균등상환 방식을 선택했다고 해보자.
이제 문제는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고 철수와 영희가 둘 다 창업을 하고 소득이 발생한다. 이제 만기일이 반도 남지 않았다. 이때 철수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온다.
"고객님, 지금 20%짜리 고금리 상품 이용 중이신 것 같은데, 저희 은행 18%짜리 낮은 금리 상품으로 옮기는 것이 어떠신가요?"
철수는 더 낮은 금리를 주겠다는 이야기에 솔깃한다. 그리고 대출을 옮기는 조건으로 계약한다. 이로써 철수는 20%짜리 금리에서 2% 낮은 금리로 옮겨간다. 역시 원리금균등 방식이다. 영희의 경우는 이미 낮은 금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연락할 이유가 없다.
2% 낮은 금리를 이용한 철수는 자신이 이익을 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철수는 다시 만기일이 늘어났다. 이제껏 이자만 납부하다가, 이제 원금을 제대로 납부하게 된 시점이었다. 다시 18%짜리 대출계약을 함으로써, 철수는 다시 원금을 유지하고 이자만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시간이 지났다. 첫 대출금 상환일의 절반 정도가 된 시점이 됐다. 영희에게 남은 대출금은 5000이다. 반면 철수에게 남은 상환금은 8000이다. 둘 다 월 상환금은 비슷하나 벌써 3000의 차이가 발생했다. 철수는 이것이 자신의 낮은 신용 탓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철수는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을 찾는다. 그리고 연 15%의 상품을 발견한다. 철수는 더 낮은 상품으로 갈아탄다. 다시 시간이 지나고 만기일은 반의 반 정도만 남았다고 해보자. 영희의 대출 원금은 2500이 남는다. 철수의 대출 원금은 7000이다. 철수는 아무리 갚아도 줄지 않는 대출금에 회의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상환일이 되고 영희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납부한다. 이로써 월 납부금이 사라진다. 이제부터 영희의 수익금은 쌓인다.
철수의 상환금은 6000이다. 철수는 끊임 없이 낮은 이자를 찾아 다닌다. 영희가 원금을 모두 상환했을 때, 철수는 9%의 정부 지원대출로 갈아탄다. 이후 더이상 갈아타지 못할 정도의 낮은 금리가 돼서야 대출 원금을 건들기 시작한다. 만기일이 다시 늘어 났다. 다시 철수는 6000에 대한 이자만을 납부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고 영희는 사업소득이 쌓이인다. 대략 5000 정도를 쌓았다고 해보자. 영희는 P2P 금융을 시작한다. 놀고 있는 사업소득을 빌려주고 이자 소득을 올리기로 한다. 이때 철수의 대출 원금은 4000 수준으로 줄었다. 철수도 P2P 금융을 시작한다. 지금 받고 있는 9% 보다 낮은 금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어 철수는 거기서 5%짜리 상품을 발견한다. 이제 철수는 남은 대출금 4000만원을 P2P 금융으로 옮긴다. 이자율 5%. 연이자은 200만원이다.
영희 또한 P2P 금융에서 저신용자 일부에게 5%의 저리 대출을 해준다. 이자율 5%. 연이자 200만원이다. 이제 매년 철수의 수익 중 200만원은 영희에게 입금된다. 격차는 더 커진다. 철수가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을 때, 영희는 투자처를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옮겨간다. 영희는 은행에서 융자를 받고 건물을 매입한다. 건물의 일부는 자신이 사용하고 일부는 임대를 준다. 철수는 영희의 건물을 임대하여 들어간다. 영희는 더 이상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고 건물 임대에 대한 융자금을 철수의 임대료로 상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