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박혁거세'가 여섯 촌장의 추대를 받아 신라 최초의 왕이 되었을 때, 그의 나이 열 세살이었다. 율곡이이가 과거 대과 시험에서 문과 전체 수석, 즉 장원 급제를 했을 때, 그의 나이 또한 열 세 살이 었다.
태어나보니 남다른 재능을 보유하여 특출난 성과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다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대체로 재능이 부족하면 믿을 거라곤 반복 뿐이다. 재능은 영어로 'gift'다. 이는 선물이라는 다른 의미도 있다. 이것은 주다를 의미하는 give와 어원을 공유한다. 운좋게 받았으면 좋으려면, 받지 못했다고 넋놓고 살 순 없다. 남들보다 느린대도 어찌할 바 없다. 느리면 느린대로 하는 수 밖에.
세상이 주지 않으면 끌어서라도 갖고 와야 한다. 그 것은 'train'의 어원이다. 끌어 오는 것을 Training이라고 하고 그것을 '훈련'이라고 부른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해야 할 이유' 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쉽고 '무엇이 되려면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그것이 필요하다면 그냥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확률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그것을 끌어와야 한다. 주지 않았다고 받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태초에 운명은 인간에게 '삶'이라는 하나만 주고 세상에 내보낸다. 지금 자신을 돌아보면 입고 있는 옷, 먹는 음식, 살고 있는 집. 이 모든 것이 어쨌건 스스로 이뤄가며 산다. 애초에 나를 위해 주어진 것 보다 스스로 끌어와 쓰는 것이 훨씬 많다. 필요하다면 쉬지말고 필요하다면 자지 말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이 8시간이라는 것은 모두가 잘 다 알고 있다.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사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도 모두 알고 있다. 적당한 업무 뒤에 적절한 휴식이 일의 능률을 높힌다는 사실도 알고 있고 여행과 여가활동이 더 사람을 창의적이게 만들고 또다른 인사이트를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뒤쳐졌음을 느끼고 있다면, 스스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갖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장 좋다. 그러나 이미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한다. Nonetheless 혹은 Nevertheless의 의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우리의 상황이나 의견과는 반대되는 것을 마주 했을 때, 나아가게 하는 결단은 필요하다. 무엇이 그것을 나아가게 하는지 그것의 이유를 찾지도 말고 연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저 나아가야 한다면 나아가면 된다. 사람에게는 조건반사와 무조건반사가 있어서 어쨌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인간은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 그 즉각적인 반사들에는 이유가 없다. 눈 앞으로 날아오는 주먹에 사람의 눈이 깜빡거리는 것은 주먹이 위협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반사적으로 깜빡거리는 것이다. 이런 자동반사적인 행위를 '본능'이라고 한다. 뜨거우면 손은 저절로 뗀다. 보드라우면 손은 저절로 간다. 맛있으면 먹지 말라고 해도 먹고 싶다는 감정이 솟구치고 맛이 없다면 먹으라고 해도 먹고 싶지 않은 마음이 솟구친다.
만약 해야 하는데 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겨지는 의지의 무게추가 임계점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 초인적 능력을 기대할 수도 있고, 자신의 한계라고 느끼는 부분을 일부로 맞이 하게 할 수도 있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 송곳이라는 의미로 성질이 뽀족하다면 감추려 해도 새어 나오기 마련이다. 스스로 날카롭지 않다면 날카롭게 갈아내어야 하고, 날카로움의 정도가 높아지면 저절로 삐져 나온다.
되든 말든, 바보 같던 말던, 초라하던 말던, 남들이 뭐라 하던 말던
외골수처럼 그냥 그것에 열정도, 의지도, 갖지 말고 그저 당연히 해야하는 것 처럼 해내면 된다. 열정과 의지는 '의식'의 영역에서 호르몬 과다분비에 의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환영일 뿐이다. 열정과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습관'이다. 역경을 헤쳐 나가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역경을 헤쳐 나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해야 해서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어쨌거나 할 뿐이다. 거기에는 꿈과 비전, 열정과 의지를 담을 것이 아니라, 최초의 마음 가짐을 잊어버릴 정도의 오랜 습관과 생활 혹은 사고방식의 변화만 있을 뿐이다. 무엇을 주던 그냥 기쁜 마음으로 받아 들여라. 인생이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