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발] 감도를 기르는연습_습관 디자인 45

by 오인환

책의 단 한 줄이라도 나를 자극하는 말이 있다면 나머지 모든 페이지들이 쓰레기와 같아도 그 책은 좋은 책이다. 내가 책을 읽을 때 항상 마음속에 새겨두는 말이다. 이 책은 이노우에 히로유키라는 일본의 치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이자 경영박사가 쓴 자기 계발서이다. 사실 자기 계발서는 대부분 우리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자신을 계발하려는 사람들은 대게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아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식으로 고치길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우리가 살을 빼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살이 빠지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고 우리가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어떻게 외국어를 공부하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어떻게 시간관리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자신을 대해야 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대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자신이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을 문자로 다시 확인하려 드는 걸까? 단순히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내가 모나리자라는 예술 작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소유할 가치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를 이미 한 번 보았고 내용을 알고 있다고 해서 그 DVD를 소유하는 것이 무가치 있는 일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는 자신의 좌우명을 수첩의 앞 표면에 잘 보이는 곳에 적어 두기도 하고, 매일 보는 아이의 얼굴을 지갑에 두어 보관하기도 한다.

알고 있다는 사실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뭇 다른 감성을 갖고 있는 행위들이다. 성인이 되어가며 나에게 잔소리하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대게 학창 시절 잔소리를 듣던 어린 소년은 나름 머리가 컸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쓴소리와 잔소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주변에 나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간다. 그런 이유로 학창 시절에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던 자기 계발서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찾아보게 되는 듯하다. 자신이 스스로 찾아보는 잔소리 같은 느낌이랄까? 이 책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출간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장 그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 바이블과 같이 그것을 소유하고 스스로 자극하라는 의미로 만든 일종의 상징물로써 의미가 있는 듯하다. 한 마디 한마디에 짧은 설명을 써두고 그 말마다 커다란 여백의 페이지를 세워둠으로써 가볍게 넘어가지만 언제든 쉽게 원하는 페이지를 찾을 수 있도록 편집되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을 넘어가다가 '행복의 감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의 가슴을 후벼 파는 한 줄이었다. 그것으로 이 책은 그 가치를 다했다. 단 줄의 글이라도 그것이 나에게 절대적으로 맞는 글이라면 그 책은 의미 없는 두꺼운 책들보다 더 큰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행복의 감도' 그러고 보니, 쾌쾌한 냄새가 나는 방에 오래 머물다 보면, 나의 후각은 무뎌지고 그 냄새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목욕도 처음에는 매우 뜨겁다 생각을 하지만 몸을 담그고 얼마가 지나면 더 이상 물이 뜨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뜨거워야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행복도 그런 것 같다. 모든 감각은 익숙해질수록 무뎌진다. 끼고 있던 반지나 시계 등의 액세서리도 오랜만에 착용하고 나면 어딘가 불편하다. 하지만 그것을 오랫동안 착용하다 보면 벌써 익숙해져 버리고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행복이 나에게 없기 때문에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너무 행복에 쌓여 있다 보니 그 감도가 줄어든 것은 아닐까? 내가 몸 담그고 있던 뜨거운 욕조의 물 온도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발가벗은 채로 욕조의 밖으로 나갔다 오면 알 수 있다. 굳이 그런 식으로만 행복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불필요한 '불행'들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재차의 불행을 끌어들이고 있는 샘이다.

오래 살지 않았지만 살다 보니, 모든 감각에 무뎌져 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린 시절에는 계란 프라이 하나만 있어도 얼마나 맛있던 밥이던가. 언제부턴가 고급진 플레이팅이 되어 있고 다양한 요리가 겸해진 식당이 아니면 '맛있는 밥'을 먹었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예전에는 당연히 타고 다니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이지만, 지금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자가용을 갖고 있으면서 '더 좋은 차'를 생각하게 된다. 더 크고, 더 맛있고, 더 비싸고, 더 좋고, 더 행복한 삶을 찾아 헤맬수록, 나는 이전에 갖고 있던 나의 행복을 저만치 멀리 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다음 단계로, 다음 단계로 넘어 갈수록 나는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것들을 저만치 앞에 두고서 돌아가는 어려운 행복을 찾아다니는 듯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분홍 소시지에 계란을 입혀서 소시지 전을 해주셨다. 나는 따뜻한 보리밥 위로 미지근한 보리차를 적적하게 부어 그 위에 분홍 소시지 전을 올려 먹곤 했다. 그것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친구 녀석이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구매했다는 '큐브' 녀석을 사고 싶어 수 일의 용돈을 모와 구매했던 '큐브'는 몇 주 간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더 비싼 장난감인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만이 나를 만족시킬 수 있다. 아마 지금의 행복을 곧 두고 나는 더 멀고 어렵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위해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다. 책은 여러 가지 습관의 디자인을 소개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감도를 높이는 습관'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 습관이다. 아마 같은 책을 읽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인생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이 스치는 문자 배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책의 힘이자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숨을 쉬고 있는지, 어떤 촉각을 느끼고 있는지, 나를 스캐닝하듯 명상을 통해 다시 나의 오감을 깨우는 습관을 다시 만들어야겠다. 1일 1식과 영어 읽기와 같이, 앞으로 이 책을 통해 매일 스캐닝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감각을 깨우고 행복감과 자유로움에 더 예민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스스로 가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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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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