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치한 것은 없다
시련이 작가에게 오면 훌륭한 소재가 된다. 불편이 사업가에게 오면 성공 아이템이 된다. 불합리성이 정치인에게 오면 세상을 바꿀 명분이 된다. 아무것도 오지 않는 것보다 뭐라도 오는 것이 낫다. 사용가치는 사용자가 정하는 것이다. 찾아온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드리는지는 '그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자의 문제다. 고로 시련, 불편, 불합리성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걸러내야 할 쓰레기 일수도, 엄청난 자원일 수도 있다. 그 가치는 스스로 정한다.
1850년 대, 미국 펜실베니아 티투스빌에서 암스트롱은 드릴링 작업을 하던 중에 검은 오일이 분출되는 것을 목격한다. 석유다. 그것은 당시 미국에서 재료로써 거의 무가치했다. 기껏해봐야 약품이나 화장품에 쓰고 접착제나 선박 방수재로 사용하는 정도였다. 20세기가 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며 석유의 활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다. 2차세계 대전이 벌어지며 '철도'에서 '자동차'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석유'는 패권의 상징으로 변했다. 이런 어마 무시한 에너지원도 사용자가 가치를 모르면 그저 검은 액체일 뿐이다. 고대 중국에서도 대나무를 이용하여 석유를 시추했다. 이렇게 시추한 석유로는 고작 소금 생산을 하는데 사용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진정한 가치를 모를 때, 그것에 가치를 결정해버린다. 그것이 무가치하다고 여긴다.하지만 그것의 가치가 파악되면 그것이 엄청난 에너지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은 첫 유인 우주선발사, 첫 지구궤도 선회, 첫 우주 유영 등. 우주 개발의 선두를 소련에게 넘겨 주었다. 이러한 열등감은 1960년 젊은 미국 대통령의 열정을 자극했고 그는 1960년 내로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발표한다. 그리고 1960년이 5개월도 남지 않은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는 인간을 싣고 달에 간다. 열등감이 엄청난 에너지원이 된 사례다.
다이아몬드 또한 한때는 무가치한 검은 돌로 여겨졌다. 이 다이아몬드도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엄청난 양이 무단채굴되고 또한 버려졌다. 2010년 5월 22일 미국의 한 프로그래머는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두 판을 구매했다. 이는 최초로 가상자산이 실물 거래로 이뤄진 사례다. 2023년 현재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3500만원으로,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2023년 기준으로 그 가치는 3천500억이다. 그것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가치가 있고, 그것에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가치가 없다. 실제로 누군가는 '비트코인'이 무가치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의 가치를 알고 있는 이는 비트코인 한 개로 자동차 한 대 정도는 구매할 수 있다. 무의미하거나 무가치하다는 것은 없다. 심지어 '똥'도 퇴비로 활용된다. 무가치한 것은 무가치해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사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고로 무가치한 것은 '무가치한 것'이 '무가치해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무지한 것'이다. 고로 사용자의 무지가 가장 '무가치'하다. 다시 말하면 사용자가 '가치'를 알아보는 순간, 그것에는 가치가 생겨나며, 그것이 별거 있도록 말하면 '연금술'이다. 모든 이들은 고로 '연금술사'다. 모든 것에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찾아오는 모든 것은 '선물'과 같다. 말하기에 따라 혹은 종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를 '신의 은총'이라고 볼 수도 있고, '깨달음'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남산을 남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실제 남쪽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산의 북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지게 되면 그것을 북쪽에서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존재를 모두 잊고 살게 된다. 이런 것을 불교에서는 '상'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뇌에는 '해마'라고 부르는 기관이 있다.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거나 형성하는데 관여한다. 그렇게 해마는 유사한 기억과 경험을 패턴화하고 분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화 오류'를 저지른다.
'그것을 그것이라고 패턴화하는 것', 그것을 불교용어에서 '상을 짓는다'고 한다. 아좋은 일들, 쉽게 말하면 '시련, 불편, 불합리, 실패' 등 어떤 언어에 대해 '상'을 짓고 그것의 이미지를 일반화 시키면 그것은 오롯하게 그것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사용자가 스스로 사용법을 정하고 그것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는 오류를 낳는다. 다시 말해서 지팡이를 가진 이는 지팡이를 지휘봉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지휘봉이 없기 때문에 지휘를 하지 못한다는 오류에 빠진다. 이런 오류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다. '사물을 바라보는 각도를 여럿으로 열어 두어라' 인간의 뇌가 기본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것은 '부정적'이라고 표현했지만, '보수적'으로 표현해야 맞다. 먹어보지 않은 버섯이 있을 때, 인간은 그것을 '먹지 않는다'라는 선택을 할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고로 인간의 뇌에 따르면 일단 모든 새로운 상황에 부정적인 접근은 당연한 본능이다. 고로 매순간에 드는 부정적 생각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진 않는지 잘 살펴보고 그에 대한 다양한 면을 바라 보도록 의식적인 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