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문제가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

by 오인환

놀랍게도 1800년, 뉴욕의 인구는 6만명이었다. 이 정도면 현재 충남 아산시 배방읍 인구보다 2만명이나 작다. 이런 뉴욕은 50년만에 인구가 60만명으로 성장하고 다시 50년 뒤에는 400만에 가까워진다. 다시 50년이 지난 1950년에는 1200만명의 거대 도시가 된다. 이렇게 도시가 급격하게 성장하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상하수도의 문제 뿐만 아니라 '공간'에 대한 갈증이 일어난다. 뉴욕시는 이런 수요가 불러 일으키는 갈증을 해소해야 했다.

마침 19세기 초, 영국의 벽돌공, 조셉 애습딘은 구운 석회석과 점토, 가소(Calcine)을 섞어 시멘트 가루를 발명하다. 그것이 '포틀랜드 시멘트'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빠르게 굳고 높은 강도를 가진 재료로 이후 건설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시멘트는 단단하지만 열에 의한 팽창으로 깨지기 쉽다. 간혹 뜨거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되면 깨져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그러다 프랑스 공학자인 프랑소와 코그넷은 19세기 중반, 인류 최초의 철근 콘트리트 건물을 만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철근 프레임에 콘크리트를 붙여 조금 더 단단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후19세기 후반에는 프랑스 정원사였던 조셉 모니에르가 콘크리트에 철망을 삽입하는 방식을 개발하는데 그것이 철근 콘크리트 시스템의 토대다. 철근과 콘크리트를 함께 쓰는 공법은 생각보다 아주 기가 막힌 우연으로 가능한데,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는 거의 똑같다. 거기에 배합 비율에 따라 그 차이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콘크리트는 철근을 감싸고 있기에 산소에 의한 부식이 적어지고 되려 콘크리트의 주 성분인 탄산칼슘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그나마의 철근 부식도 막아준다. 이런 기가 막힌 우연의 궁합으로 인류는 인장력이 높고 내구성이 좋은 건축물을을 짓게 된다.

뉴욕의 인구 증가는 이처럼 '건축공학'의 발달이 한몫했다. 건축공학이 때마침 발달하면서 뉴욕은 수평구조로 넓어지는 기존 도심들의 구조적 문제에서 벗어난다. 2차원 평면의 도시가 수직으로 공간활용을 하면서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도심으로 탈바꿈된다. 이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수평 구조'의 공간 활용에서는 '자동차'가 이용됐지만 '수직 구조'의 공간 활용에서는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에 획기적인 운송수단이 생겼다. 일상상활에서 우리는 가끔 'OTIS'라는 단어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호기심을 갖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눈썰미가 있는 이라면 한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다. 1853년 미국의 엔지니어인 엘리샤 오티스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제조한다. 이런 제조 공법은 수직 공간 활용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공학적인 발전을 적극 받아들여 뉴욕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인구를 수용하고 거대 도시로 탈바꿈 된다. 이 과정에서 뉴욕하면 떠오른 높은 빌딩, 마천루가 탄생한다. 1931년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되어 뉴욕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높이 381미터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이어 1970년에는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완공되었고 2013년에는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지어진다. 이처럼 뉴욕이 엄청난 수용력을 자랑하는 도시가 됐을 때, 그것을 상징하는 다양한 상징물들도 함께 따라왔다. 다만 19세기 중반 뉴욕이 빠른 속도로 산업화 되고 도시화 되면서 도시의 시민의 생활 환경이 약화됐다. 1850년 뉴욕의 성장이 본격화 됐을 때, 시민을 위한 자연과 레이크레이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1857년 대규모 경쟁 설계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건축가이자 조경 디자이너인 프레더릭 로우 올름스테드와 칼베르트 바우스의 디자인이 선택되면서 뉴욕의 가장자리에 커다란 공원이 자리 잡는다. 이 공원은 소풍, 공연, 자전거 타기,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 높였다.

뿐만아니라 급격한 인구의 증가는 상하수도관, 도시 행정, 전력 및 수도 공급 등 당양 문제를 야기했고, 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 뉴욕의 도시 행정은 다른 국가들의 모델이 된다. 도시의 성장을 보면 그것이 개인의 성장과도 닮았다.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역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가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성장은 일어나지 않으며, 반대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은 성장을 하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뉴욕주의 인구는 1984만명이다. 6만명의 도시가 2세기만에 330배 성장하여 2000만 명에 가까운 도시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맞이하고 그것을 성장했는지를 보면 과연 뉴욕의 문제 해결 역사가 성장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다. 현대 많은 이들의 동경의 대상이 된 이유는 그 뒤에 있는 수많은 문제와 해결의 반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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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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