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말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해킹이었다.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곳이면 누구든 해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카페나 도서관, 식당, 학원 등에서 공유하는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같은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이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내부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었다. 기자는 원리를 설명했다. 방법도 함께 설명했다. '통신사별' 와이파이 기본 비밀번호도 알려 주었다. 기자는 범인들의 해킹 방법을 알려줬다. 주의하라는 의미겠지만 깜짝 놀랐다. 그 방법이면 누구나 쉽게 해킹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가능하다. '뉴스에서 말해 줘도 괜찮은가.'생각이 들었다. 그 뉴스를 접한게 10년도 훨씬 전이다. 그러니 이 정보는 뉴스 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네이버 지식인에서도 쉽게 알아 낼 수 있다.
실제 사건을 본 적이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였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해킹 사건은 분명했다. 내용은 이랬다.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의 카카오톡으로 '동영상'이 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말했다.
"해당 영상의 사람, 저 아닙니다. 경찰 신고도 완료했습니다!"
나에게는 영상이 오지 않았다. 고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성'과 관련한 내용임은 틀림 없다. 그 사건이 있고 며칠 뒤에 뉴스에 기사가 떴다.
"스마트폰 해킹을 이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범인들은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여 협박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역시 '기사'가 사실을 인정해 줬다. 뿌려진 영상 속의 인물은 '동료'였던 것이다.
뉴스에 따르면 범죄 방법은 이렇다. 상대의 스마트폰에 '랜섬웨어'를 설치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영상을 보게 하거나, 무언가를 다운로드 받게 하면 된다. 그러면 다운로드 되는 파일 내부에 '백도어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된다. 이후 상대의 스마트폰에 있는 모든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영상과 사진 속에 있는 내용을 가져와 그를 이용하여 상대에게 협박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격 작동을 통해 열고 녹화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이 판타지 같은 내용은 판타지가 아니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장난을 했던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질 않는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이미 프로그램이 다 짜여져 있는 것에 상대에게 백도어만 옮겨 넣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원격 조종으로 CD룸을 열거나, 컴퓨터 전원을 끄는 등을 할 수 있었다. 고작 그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친구의 집에 그 프로그램을 까는 행동을 해야 했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해킹의 전부였다.
어쨌건 이렇게 랜섬웨어가 설치되어 사생활 정보를 꺼내오면 금전 요구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100만원을 요구를 한다. 100만원을 입금 시키면 원본을 삭제해 준다고 약속한다. 이후 입금이 완료되면 200만원을 요구한다. 200만원도 입금이 완료되면, 400만원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가 임계점에 차서 '마음대로 해라'라는 식이 되면, 그들은 실제로 영상을 카카오톡의 모든 지인에게 뿌려 버린다. 그 동료도 수차례 입금 요구에 입금을 했다고 했다. 그러다 '멋대로 해라'라는 식으로 대응했고 상대는 모든 영상을 카카오톡의 지인에게 뿌려 버렸다. 신고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에서 범인을 잡기는 힘들어 보였다. 또한 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망가져 버린 사회생활은 복구하기 힘들다. 비슷한 사건은 많다. 해킹 사건은 아니고 '보이스피싱'이다. 이들은 불특정인에게 마구잡이로 전화를 건다. 전화를 걸다가 성인 남성이 전화를 받으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불법 성매매 업소 방문했던 적 있지 않느냐?"
그때 영상이 촬영됐으니 금전을 입금하라는 요구다. 물론 이는 거짓말이다. 뉴스에 따르면 성인 남성 중 상당수가 실제 방문 경험이 있어서, 꽤 많은 이 요구에 응한다고 한다. 슬쩍 찔러 본 요구에 상대가 응하면 좋고, 아님 말고 식의 보이스피싱이다.
실제 나에게 비슷한 전화가 왔었다. 상대는 모르는 번호로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한 업소에서 나의 영상이 찍혔다는 것이다. 이런 쪽으로는 꽤 깔끔한 삶을 살았기에, 나는 '어느서'인지 물었다. 상대는 '창원경찰서'라고 했다. 나는 웃으며 '제가 제주 거주하는데, 창원에서 찍혔나요?'하고 물었다. 그럼에도 상대는 포기하지 않고 꼭 조사에 출석하라고 말했다. '제가 다시 창원서로 전화 드릴께요'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꽤 재밌는 해프닝이다. 이런 보이스피싱은 종종 걸려 올 때가 있다. 한 번은 카카오뱅크를 사칭하여 전화가 왔다. 깜빡 속을 뻔 했으나 금방 알게 됐다. 전화 온 이에게 역으로 계속 전화를 했던 적도 있다. 상대는 한 두번은 받다가, 나중에는 받지 않았다. 실제 이런 범죄는 생각보다 죄가 가볍지 않다. 이 범죄를 주도하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거나 명의를 사서 이용하기도 한다는데, 가령 통장을 빌려주면 그 댓가로 한 달에 얼마를 준다는 식이란다. 이제는 '보이스피싱'이 아니라, '광고' 문자와 전화가 너무 많이와서 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해 둔다. '디지털 디톡스'라고 하여, 최대한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지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