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발] 뇌를 확장시키는 습관_365 매일 쓰는 습관

by 오인환

인류의 역사를 '도구 기준'으로 구분하면, '석기', '청동기', 철기'다. 혹자는 현대를 '플라스틱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고로 우리 교과서의 첫 시작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석기시대'로 이어진다. 만약 역사 구분하는 또 다른 흐름이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기록'이 될 것이다. 기록이 '도구'와 더불이 가장 중요한 획인 이유가 있다. 인간의 역사는 '기록'과 획을 같이 한다. 인간의 뇌용량을 살펴보면, 우리는 우리를 너무 과신한다. 실제로 코끼리와 고래는 특정 유형에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아주 오래된 정보와 경험을 기억하고 판단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인간보다 더 큰 문명을 이룩하고 살아온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기억력을 뛰어 넘는 동물은 훨씬 많다. 그러나 인간만이 이렇게 문명을 이룩하게 된 이유는 '기억에 해당하는 뇌용량'의 '아웃소싱' 덕분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물학적 한계를 인정하고 '기억'을 아웃소싱했다. 아웃소싱이란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외부에 대체품을 갖는 것이다. 기억을 외부에 저장하는 혁명은 '인지혁명'과 닮았다. 인간의 특성인 '상상력'을 외부로 가져다 저장하고 다른이의 뇌와 공유하고 정보를 이식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휘발성 강한 임의의 정보가 휘발되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지며 그것이 종과 횡으로 퍼진다. 종은 시간이고 횡은 공간이다. 그렇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정보가 움직이면서 '인간'의 뇌는 '인류'라는 공유 뇌로 확장된다. 직렬로 연결된 정보들이 병렬 연결되면서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난다.

최초에 그들의 정보는 동굴 벽화로 발견된다. 그들은 동굴에 뭉툭한 돌로 흔적을 남겼다. 때로는 조금 평평한 돌위에 뾰족한 돌을 긁어 흔적을 남겼다. 이렇게 남겨지는 흔적들은 대체로 긁어내는 것이기에 '긁다'에 해당되는 영어단어인 '스크레치Scratch'는 '기술하다'라는 'describe', '새기다'라는 의미의 'inscribe', '기록하다'라는 의미인 'transcribe' 등으로 사용된다. 이들이 기록하는 방식은 이처럼 긁어내는 방식이 최초다. 이어 인류는 딱딱한 돌이나 동굴이 아니라, 물과 흙을 섞은 말랑한 '점토' 위에 기록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마르지 않은 점토에 갈대를 찍거나 긁어 내는 방식으로 기록은 발전한다. 이런 점토를 'tablet'이라고 부른다. 이런 판대기는 이어 '식탁'인 'table'로 쓰여지기도 한다. 또한 소형 신문인 타블로이드(tabloid)도 이와 어원을 함께 한다. 말랑거리는 태블릿 점토판은 기록하고 소장하기는 좋았으나, 수정이 힘들고 그것을 휴대하기도 불편했다. 이에 더 가벼운 무언가를 찾던 인간이 찾은 것은 '갑골문'처럼 동물의 뼈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이것은 부피가 크고 구하기 어려웠다. 인류의 기억보조장치는 점차 가볍고 작아지기 시작했다. 이집트에서는 파피루스 도구가 쓰였다. 파피루스는 나무의 껍질을 잘 제조하여 쓸 수 있는 종이의 기원 같은 것이다. 다만 또한 다루기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후 서양과 동양에서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양피지와 대나무다. 양피지는 휴대하기는 좋았으나 대량 생산을 하기 힘들었고, 대나무는 대량생산이 가능했으나 휴대하기는 힘들었다. 이후 두 문화권은 '비단'이나 '직물' 위에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 둘 다 꽤 사치품에 속하는 것이라 문자를 독점하는 계급과 그것을 독점하지 못하는 계급이 나눠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두 문제점을 보완하여 나온 것이 종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종이는 중국 황실의 황관인 '채륜'에 의해서 이다. 채륜은 글을 쓸 수 있는 종이를 개발하였다. 이는 값싸고 대량 생산 가능했다. 종이 생산 기술이 동양과 서양으로 전달되며 흔히 말하는 문화발전은 가속됐다. 이 시기에 현대 종교의 기반인 유대교가 번영했다. 이 종교는 최초에 중동의 소수민족인 유대인들의 토속종교였으나, 콘스탄티누스가 동서로 나눠진 로마제국을 통합하기 위해, 동방의 유대인들의 토속 종교인 '기독교'를 국교로 개종하면서 종교와 문자는 함께 퍼져나갔다. 기록은 죽은 자들의 정보를 살려 모든 시간과 공간의 인류의 뇌를 하나로 통합 시켰다. 500년 전,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생각을 오늘의 아무개가 꺼내 읽을 수 있고 때로는 북미 지역의 누군가의 감정을 일본의 누군가가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모토롤라 핸드폰에서 5G 인터넷이 연결되는 아이폰 시리즈로 변경된 것과 다름 없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얼마 전에는 외장하드에 사진과 일기를 넣어 뒀다. 그러나 그 뒤로는 클라우드에 저장해 둔다. 지금은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린다. 처음에는 나만의 기록이던 것이 점차 확대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전이된다. 공간은 무한대에 가까우며 속도는 빛의 속도에 가깝다.

읽는 것은 그저 다운로드 받는 기능과 같다. 쓰는 것은 업로드하는 기능과 같다. 고로 읽고 쓰는 능력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져서는 안되는 능력이며 이 둘을 잘 이용하는 이들이 다른 문화권의 누군가와 잘 소통할 수 있다. 그것은 '습관'에서 시작한다. 지금의 '메모'는 종이 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의 메모는 유튜브에 '브이로그' 형식으로 올라가고, 신문에 컬럼으로 올라간다. 고로 이제 메모력은 경쟁력이다.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의 위치에서 기록하는 것은 점차 큰 경쟁력을 갖는다. 고로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진화하는가를 보면 우리는 거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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