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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돈을 이해하려면 '심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by 오인환

강가에서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갈증을 호소하는 모습은 어떤가. 아이러니하다. 다만 이는 우리 삶과 연관있다. 주변에 풍요로움이 넘쳐도 그것을 취하고 누릴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부'는 넘쳐난다. 그것을 그저 그릇으로 퍼다 담기만 해도 철철 흐를 만큼이다. 주변에는 근사한 빌딩이 있고, 사람들이 타고 다고 다니는 자동차가 있고, 심지어 시간당, 수십, 수백 만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 아래를 보면 가치를 형용할 수 없는 토지가 두 발을 디딜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부와 기회와 풍요가 넘쳐나는데 그것을 손에 쥐어주지 않았다고 불평할 수 있겠는가. 세상은 내가 태어나면서 모든 것을 내가 얻을 수 있는 상태로 남겨준다. 다만 그것을 얻어가는 그릇의 크기가 어떤지에 따라, 각기 다른 정도를 얻어 갈 뿐이다. 과거의 선택과 행동이 지금의 '나'이고, 지금의 '나'의 선택과 행동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릇의 크기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

강가의 물이 풍요로움이라면, 우리 각자의 그릇은 개인의 능력, 기회, 태도를 말한다. 물을 담는 그릇이 없다면, 풍요로운 어떤 것도 무용지물이다. 각자의 그릇은 각각의 모양을 하고, 각각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의 그릇은 넓고 깊어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다. 다른 이의 그릇은 작고 소박한 정도로 충분히 채워진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릇의 크기가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다. 아무리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것을 물로 채우지 않으면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 반면 작은 그릇이라도 그것을 꾸준하게 채워간다면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그릇을 인식하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때로 우리는 그릇이 부서지거나 물을 쏟기도 한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이 그렇다. 매일 사용하지만, 여기 저기 널려 있다. 다들 그것을 주워담기 위해 주머니를 벌리고 있지만, 그 벌려진 주머니로 들어오기도, 나가기도 한다. 결국 그것을 꽁꽁 싸매거나 혹은 크게 열고 젖힌다거나, 들어오기는 하되, 나가는 과정을 어렵게 하는가는 모두 그 그릇 모양에 따른다. 우리의 뇌는 돈을 다룰 때, 놀이공원에 온 아이처럼 행동한다. 이것을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은 연구한다. 고로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 가지는지,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이다.

인지심리학은 우리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지를 연구한다. 돈과 관련해서는 '가치'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가령 1만원이 있을 때, 누군가는 이것으로 만화책을 구매하고, 누군가는 영화표를 구매한다. 우리 뇌는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 판단한다. 또한 그것을 얻는 방식에서도 다른 가치를 느낀다. 가령 선물로 받았는지, 일하여 벌었는지가 그렇다.

여기에 행동경제학이 등장한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고 저축하는지, 혹은 그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지, 그 '행동'을 연구한다. 행동경제학을 살펴보면 우리는 종종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2병을 사면 한 병을 공짜로 준다는 마케팅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필요없는 나머지 두 병의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의미로 더 많은 지출을 한다. 또한 크기가 커질수록 저렴해지는 콜라의 가장 큰 용량을 구매하고 억지로 그것을 소화시키며 비만해진다.

이 두 학문이 밝힌 재밌는 사실은, 우리가 돈을 쓸 때, 종종 '감정'이 개입한다는 사실이다. 감정이 섞이면 우리는 가끔 현명항 결정을 하지 못하게 된다. 고로 우리가 어떻게 돈을 쓰고 소비하고, 행동하는지, 어째서 그런 행동과 선택을 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감정을 살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돈'은 '심리'를 먼저 배워야 한다. 우리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백화점 상품에는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주식'이나 '부동산'을 주워 담는데는 망설인다. 반대로 치솟아 오르는 물가에는 지갑을 닫고, 치솟아 오르는 '주식'과 '부동산'을 사는데는 망설임 없다. 고로 돈은 '심리'와 가장 연결성 짙다. 이런 심리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좀더 현명한 소비를 배울 수 있다. 돈은 단순히 지폐나 동전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그것이 빛나는 광물이었고 더 과거로 가면 그것은 조개 껍데기 혹은 소금, 후추와 같은 향신료나 식재료이기도 했다. 지금 어떤 면에서 이것은 '디지털 코드'로 존재하기도 하고, 종이 혹은 신용의 형태로만 존재하기도 한다. 그 깊은 곳을 살펴보면 그것은 보여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보여지는 것 하위에는 보여지지 않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 우리의 결정, 감정, 심지어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어떤 것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무엇이 필요할까. 고로 돈을 알기 위해서 심리를 아는 것이 우선적이다. 돈은 보이지 않는 신용과 감정, 생각들을 유형화 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돈을 더 잘 이해하고 현명하게 다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돈'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방법이고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이라서 그렇다. 그러니, 돈을 쓸 때는 잠시 멈추고 이렇게 생각하자.

"이것은 어떤 형태로 나에게 다가오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 다시 그것은 어떻게 변환되어 나를 변화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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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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