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수학의 벽을 만난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물어보자.
"원주율이 뭐야?"
보통 이 물음에 이렇게 답할 것이다.
"파이(π)요."
"파이(π)가 뭔데?"
"3.14요."
"3.14가 뭔데?
"원주율이요."
"그래서 원주율이 뭔데?"
이 대화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학생들은 '원주율'은 '파이', '파이'는 '3.14' 이렇게 암기한다.
고로 원의 둘레를 구하기 위해서는 '2πr'이라는 공식을 외울 것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파이'가 정확하게 뭐냐는 것이다. 수학 성적이 좋지 못한 아이들의 대부분은 그저 진도 나가기 바쁜 수학 선생의 다그침에 머리에 때려 넣는다. 여기서 부터 '수학적 사고'는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면 다수의 성인도 정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원주율'이란 무엇일가.
원주율을 알기 위해, 그것이 왜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과거 길이를 재기 위해서 '자'를 사용해야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직선의 도구로 곡선의 길이를 정확하게 재는 것이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고로 원형의 무언가의 둘레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줄자'가 아니라, 원의 반지름과 둘레의 '비율'을 알아야 했다.
원형의 트랙이 있다고 해보자. 이 넓은 트랙의 둘레를 측정하기 위해 줄자를 사용할수는 없다. 혹은 축구공에 들어갈 '가죽의 면적'을 구하기 위해, 줄자를 이용하여 측정 할 수 없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원의 반지름이 길어질수록 원의 둘레는 더 커진다. 야구공 크기의 공을 만들 때와 축구공 크기의 공을 만들 때, 더 많은 가죽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의 지름이 커질수록 둘레가 일정 비율로 함께 길어지는데, 그 비비율이 3.14159 정도 된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파이(π)다. 지름과 둘레의 비율을 구하기 위해서는 둘레에서 지름을 나눠야 한다. 고로 파이(π)는 지름 나누기 둘레다. 다시 말하면 '등호의 양변에 같은 값을 사칙연산해도 값이 등호의 성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등식의 성질'을 볼 때, 둘레를 구하는 공식은 이렇게 구한다.
둘레÷지름=π
둘레÷지름x지름=πx지름
둘레=지름π
여기서 반지름을 r이라고 할 때, 지름은 반지름을 두 번 더한 값이기 때문에, 지름은 '2r'이 된다. 고로 둘레를 구하는 공식은 2πr이다.
과연 원의 둘레를 구할 수 있는 학생 중, 이와 같이 설명할 수 있는 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수학은 '논리'와 '사고'를 위해 공부하는 과목이다. 물론 일정 부분 암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암기과목과는 교육의 목적이 다르다. 그렇다면 머리가 지끈 거리는 수학문제를 풀기 위한 목적 말고는 원의 둘레는 왜 필요한가.
만약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해보자.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파가 발생한다. 지진파는 진원에서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고로 각각 다른 지진 관측소에서 관측되는 지진의 시간차를 이용하면 그 지원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보자. 만약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다고 해보자. 방 천장에 파리 한마리가 붙어 있다. 우리는 그 파리의 위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인 방식이 없었다. 이후 '프랑스의 수학자 데카르트'는 17세기가 되면서 실제 세계를 수학적 개념을 통해 시각화 할 수 있도록 했다. 그것이 바로 '좌표평면'이다. 좌표평면을 이용하면 공간을 '수학화'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GPS를 통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이유는 지구를 '구'라고 가정하고, 그것을 구형 좌표 시스템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위도와 경도를 이용하여 위치를 파악한다. 고로 지구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좌평면화 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앞서 일어난 지진의 진원은 정중앙일 가능성이 적다. 고로 좌표평면상의 위치를 (a, b)라고 했을 때, 지진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다. 이때는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를 구하는 '피타고라스의 정의'가 사용된다. 이것을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기에, 밑변 곱하기 높이의 제곱이 빗변의 길이의 제곱이라는 '비율'의 성질을 사용한다고 알자. 그렇다면 원의 둘레에 있는 한 지점과 중심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공식은 (x-a)의 제곱 더하기 (y-n)의 제곱은 반지름의 제곱이라는 공식이 나온다. 여기서 r을 구하기 위해서는 좌변의 값에 루트를 사용하면 된다.
막연하게 그저 숫자를 외우고 공식을 외우면 어느 순간에 우리의 뇌는 '혼돈'에 쌓인다. 마치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명사를 잊어버리고, '그... 뭐냐..', 그.. 있잖아.. 저번에...'라고 말하는 것 처럼 말이다. 우리의 뇌는 꾸준하게 망각한다. 고로 모든 정보는 시간이 지나며 퇴색해 간다. 물론 구구단처럼 완전히 각인된 정보는 잘 변하지 않지만, 우리가 학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꾸준하게 준비해야 하는 수업 진도의 양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고로 그것을 기억해내기 위해서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는지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수학은 반은 암기과목이지만, 분명하게 절반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