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게임
* 매스커레이드 게임은 참고로 '심신미약'에 관한 죄와 벌에 관한 내용이다. 꽤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내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듯 하여. 간략하게 적어 본다.
"퍼즐에 답을 아는 사람은 그 문제의 난이도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없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게임'에는 나오는 대사다. 소설과 상관 없이 대사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었다. 경험과 지식은 삶의 자양분이지만, 인식을 왜곡 하는 도구이기도 한다. 20대를 마무리하던 시기,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아버지는 삶에 대한 조언을 주셨다. 이어 말씀하셨다.
"모두는 자신이 경험한 세상 밖에 살지 못한다."
고로 누군가를 오롯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한 평생, 농사를 지으신 아버지께서 끝마무리에 하신 말씀이다. 결국은 '자신의 몫'이라는 의미다. 아무리 오래 살았다고 해도 자신의 살았던 삶 밖에 살지 못했다. 40대는 자신의 20대를 살았을 뿐, 현재의 20대를 경험해 본 바가 없고, 현재 20대는 자신의 20대를 살았을 뿐, 현재의 10대를 살아 본 적이 없다. 고로 모든 이들은 자신의 경험 밖의 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보거나 듣거나, 읽거나 혹은 '상상'해보거나에 의존할 뿐이다.
조언을 함부로 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가. 내가 한 조언은 내가 살았던 경험에 기반한 '데이터'일 뿐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는 '비현실적'이라는 말이다. 세계적인 배우가 꿈인 학생, 수능 만점자가 목표인 학생, 100만 유튜버가 꿈인 직장인. 사람들의 이상적인 목표와 꿈을 조언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용어가 '비현실적'이라는 조언이다. 나 또한 사람을 만나면 대체로 말하기 보다 듣는 쪽이다. 그러다보면 상대가 조언을 바랄 때가 있다. 한때는 '비현실적'이라는 조언을 했던 적 있다. 그 '비현실'은 누구의 '비현실'인가. 생각해보면 '나의 비현실'일 뿐이다. 아무리 꿈 같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세계적인 배우와 수능 만점자인 사람들, 100만 유튜버인 직장인이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고로 그들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다. 나에게 비현실인 것이 반드시 누군가에게도 비현실일 수는 없다.
다만 거기에는 '확률'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들어간다. 다만 이룬 자에게 그것의 확률은 100%이다. 로또 당첨자에게 "당신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몇 퍼센트 였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100%이다. 결과를 이미 맞이한 이들에게 '확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는 100%인 일을 '되지 않은 사람'의 기준으로 답한다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현실에는 무조건 존재하는 현상을 없다고 믿는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이 아닌가.
우리는 어느정도의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나. 다른 사람이 가진 문제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을까. 우리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고로 많은 빅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아프리카에는 '소금 채취자'라는 '직업'이 있다. 이들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서구권 사람들'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 소금 채취자들이 전통적 방법으로 소금을 채취하는 일상에 대해, 그들은 '판타지'처럼 듣는다. 다만 소금을 채취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판타지'가 아니라 '일상'일 분이다.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다.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지만 내 것이 정답이 아님을 분명히 해주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아주 쉬운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성인은 과거의 자신을 잊고, 그 모습을 답답하다고 여긴다. 다만 손가락을 빌려야 겨우 숫자의 조합을 더할 수 있던 나이를 벗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분수와 그래프를 배우고, 부피와 겉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쉴새없이 몰아치는 정보의 홍수다.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은 난이도를 평가 할 수 없다. 또한 이미 알고 있는 정답이 굉장히 주관적인 정답이라면, 난이도를 평가할 수도 없지만, 정답을 내릴 수 조차 없다. 원래 모든 문제는 스스로 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