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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Feb 03. 2024

[생각]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법_성공포르노?





 월 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의 투자 철학 중 마음에 와 닿는 말이 있다.


 "이름이 진부하거나 지루한 회사에 투자하라."


흔히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산업이 있다. '석유산업', '피혁산업', '식품 및 음료 산업', '교육산업', '농업관련 산업' 등이 그렇다. 흔히 사람들은 화려한 이름을 좋아한다. '무슨 통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보다 '슈퍼바이오테크놀로지'처럼 알 수 없지만 최첨단 산업이라 여겨지는 것에 혹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단한 것이 숨어 있을 거라는 착각이다. 


 자신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은 대체로 보여지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이들의 명함은 꽤 화려하지만 지저분한 편이다.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으니 다양한 수식어가 달라 붙는다. 비상임고문, 자문의원, 포럼이사 등.


 화려한 수식으로 본질을 가려야 하는 경우다. '진짜'는 되려 수식어가 되려 적다. 이들은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하는 일에 '애정'을 갖되, 수식보다는 '본질'을 중요시 여긴다.


 JYP엔터테이먼트 박진영 대표는 스스로를 '딴따라'라고 부른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자신을 '음식장사하는 사람'이라 소개하고, 김훈 작가는 자신을 '글쟁이'라 표현한다. 수식이 필요없는 이들은 되려 수식을 줄이고 본질을 앞세운다.



 사람의 욕심은 모순적이다. 공부하지 않고 성적을 바라고, 운동하지 않고 건강을 바라며, 노력하지 않고 부유하길 바란다. 이런 욕심을 타겟으로 하면 마케팅은 반드시 성공한다.


 고로 모순적인 캐치프래이즈는 아이러니하게 굉장히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이것만 알면 당신의 미래가 바뀝니다."


"한 번의 결정으로 당신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성공 노하우"


"누구나 이것만 알면 너무 쉽게 가능합니다"



 단연컨데, 무엇 하나만을 기억했다고 되는 것은 없다. 단 하나의 노하우를 알았다고 미래가 바뀌는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인생은 여러 결정의 충접으로 결정되는 일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말그대로 누구나 할 수 있다. 내가 쉽다는 것은 남에게도 쉽다는 것이고 '아무 일도 하지 않기', '누워서 TV보기', '맛있는 음식 배터지게 먹기' 등 쉽고 편한 일은 이미 본능처럼 모두가 알아서 챙겨한다.



 대체로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것에 '희소가치'가 숨겨지고, 거기에 성공이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런 캐치프레이즈가 넘쳐난다.



"흑수저에서 수천억 자산가가 되는 방법"


"꼴등이 단숨에 서울대 가능 방법"


 "한 달만에 30kg 감량하는 방법"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말도 안되는 비논리'이지만 사람들은 이 말에 혹하여 밑지는 셈치고 푼돈을 상대에게 던진다. 던져진 푼돈은 미련없이 떠나고 상대에게 떨어진다. 상대는 불특정 다수에게 푼돈을 받아들고 진짜 '성공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생각보다 대단한 일은 대단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피씨방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삼성은 '상회'에서 시작했고, 그들은 쌀과 국수를 팔았다. 현대 또한 '상회'로 시작하고 '정비소'로 사업을 시작한다.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병아리 장사로 시작했다. 백종원 대표는 명동의 옷가게 장사로 창업을 시작했다. 박진영은 댄스가스로 시작했고 스티브 잡스는 차고에서 창업을 했다. 그들의 강연은 거의 무료로 배포되고 성공에 대한 노하우에 돈따위는 받지 않는다.



 무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한 단계를 거치고, 다시 한 단계를 거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 사장들 또한 대체로 평사원으로 시작한 경우도 적지 않다. 본질은 '한방'이 아니라, 쌓여지는 '여러방'에 있다. 화려한 가짜에 속아, 그들이 떠드는 노하우를 배울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진짜들의 활자를 읽자.



 "당신이 사람들에게 받은 현금의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그들에게 주라."


-윌러스 워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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