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Feb 05. 2024

[생각] 그것이 정녕 사라졌다고 믿는가_양자역학과 카르


 열역학 제 1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에너지는 어떤 과정에서도 생성되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오직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하기만 한다.



 우주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우주의 양의 에너지와 음의 에너지를 모두 합한 값이 0이라고 했다. 우주를 모두 더하면 무량대수가 나올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총합은 0이다. 우주는 0을 기준으로 양의 방향으로, 음의 방향으로 무한대로 확장되는 일종의 0의 위상동형이다.



 모든 에너지는 형태를 변화할 뿐 0의 모양을 하고 있다. 양의 방향으로1만 광년으로, 다시 음의 방향으로 1만 광년을 달려가면 결국은 제자리다. 우주의 법칙은 이런 제자리 법칙을 지킨다. 잠시 왔다갔던 흔적은 그저 흔적일 뿐, 존재는 아니다. 존재는 무엇인가. 존재는 흔적이 정착한 자리다. 고로 흔적이 정착한 0이라는 자리는 '무' 혹은 '공'이다. 고로 존재는 무존재다. 고로 모든 것은 일종의 환영이다.



 100원짜리 주식이 어느 날 2배가 됐다가, 다음날, 다시 반토막이 된다면, 그 값은 얼마인가. 이 주식의 가치는 얼마이며 얼마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 두 가지 반대되는 요소가 서로를 제거하며 균형을 이루는 상태. 그것을 상쇄라고 한다. 상쇄는 에너지와 에너지가 만나, 소멸하는 현상이다. 고로 잠시 다녀온 것은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만물을 이루는 모든 것은 원자핵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의 집합이다. 어떤 물질을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거기에는 원자핵이 있고, 그 주변에 전자가 있다. 과거 고전 물리학에서 전자는 태양을 주변을 도는 행성처럼 원자핵 주변을 도는 입자라고 여겼다. 다만 현대 물리학은 그렇게 정의하지 않는다. 현대 물리학에서 원자핵 주변에 전자는 돌지 않는다. 전자는 원자핵 특정 영역 안에서 확률적으로 발견될 뿐이다. 즉, 구름처럼 모호하게 확률적으로만 존재하다가 관측 즉시 입자가 된다. 즉, 애당초 없다가, 관측하면 있고, 다시 관측하지 않으면 없다. 즉, 모든 것은 환영으로 귀신처럼 하다가, 그것을 그것이라고 보면 그것이 된다.



 '카르마'란 무엇인가. 카르마는 열역학 제1의 법칙에 따라, 사라지지 않는 에너지이며, 투여된 원인의 에너지에 출력되는 결과의 에너지 관계다. 이는 에너지 보존 법칙일 뿐이며, 에너지 전환 과정일 뿐이다. 어떤 행동은 어떤 에너지이며, 그 에너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반드시 변형된다. 그 '양'의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같은 값의 '음'의 에너지를 만나 소멸하고, 상쇄된다. 그것이 상쇄되지 않는다면 관성의 법칙에 따라, 더 '양의 방향'으로 진행됐다가, 다시 같은 값의 '음의 에너지를 만나 소멸할 것이고, 만약 그래도 그것이 상쇄되지 않는다면, 그 값은 다시 더 '양'의 에너지로 뻗어나갔다가, 같은 값의 음의 에너지를 만나 소멸할 것이다.



 그것은 우주의 법칙이며, 양과 음으로 무한대 확장한 '빅뱅' 이후 유일한 법칙이다. 그리고 그것이 유일하게 '당신'만 피해 갈리는 없다. 현재 상황과 삶의 모습은 과거 행동과 선택의 결과이며, 지금의 모습은 카르마의 완성체이다. 카르마의 법칙은 음과 양 상쇄되는 과정에서 '존재'를 결정하는 법칙이다. 지금도 미래는 확률로만 존재하는 우리는 그 확률의 유일한 관찰자다. 우리가 '확률'에 개입하는 순간, 이 양자는 붕괴하여 '현실'이라는 환영으로 다시 나타난다. 어떤 일이 일어났다면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어떤 일을 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고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억울하거나, 기쁠 것 없다. 모든 것은 '공'과 '무'로 돌아감으로...





작가의 이전글 [생각] 버리지 못하는 것들_안 쓰면 똥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