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Mar 21. 2024

[소설] 사이버 렉카와 온라인 범죄_렉카 김재희

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무릇 천하대세는 합쳐지면 반드시 흩어지고, 흩어지면 반드시 다시 합쳐진다. 이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도입부다. 영원한 것은 없다. 천하대세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질서가 영원히 지속되는 일은 없다. 기존 질서가 '통합'이라도 언젠가는 '분열'이 되고, 기존 질서가 '분열'이라도 언젠가는 '통합'이 된다.

'21세기'는 '파편화'의 시대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류의 역사는 '분열'과 '통합'을 반복했다. 시기에 따라 '분열'되고 합쳐진다. 어떤 시기에는 '채집'과 '수렵'이 옳다가, 어떤 시기에는 '농사'가 옳다. 어떤 시기에는 '농경민'이 세계를 제패하다가, 어떤 시기에는 '유목민'이 세계를 제패한다. 한 동안은 '대륙세력'이 세상을 지배하다가 갑자기 '해양세력'이 세상을 지배한다. 이런 반복은 꾸준히 있어왔다.

  봉건국가인 '네덜란드'가 중앙집권 국가인 '영국'에 세계의 패권을 넘겨준 사건은 시대가 바뀌면서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거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일들은 반복되며 증명한다. 한때는 '통합'이 세계적 추세였다. '세계화'라는 말은 보편적 가치였다. 모든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질서에 반하는 경우, 시대착오라고 여겼다.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파편화'가 대세다. 세계 뿐만 아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돈과 권력, 정보는 중앙에서 개인으로 넘어간다. 실체가 어떠하든 '탈중앙화'를 외치는 비트코인이 1억을 넘는 시대이며, 공중파 방송국이 '인플루언서'에게 정보 제공자로의 역할을 넘기는 시대이다. 알고리즘은 점차 '개인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좌는 좌끼리, 우는 우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남성은 남성끼리, 청년은 청년,노년은 노년, 소년은 소년. 각자 자신들의 세상에 묶여 파편화 된다. 고로 세대 갈등과 남녀 갈등, 인종 갈등, 국가 간의 갈등, 저출산, 고립, 양극화는 그런 의미에서 필연적이며 세계적인 추세다.

 이런 파편화 된 세계에서 이슈에 대해 빠르게 정리하여 영상을 만드는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사이버 렉카'다. 사이버 렉카는 매스컴에서 '나쁜 쪽'으로 비춰진다. 개인적으로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개인의 시대에서 필연적인 과정이며, 누군가는 개인 인플루언서의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개인 인플루언서의 '글'을 읽고, 누군가는 개인 인플루언서의 예능을 본다. 권력이 중앙 집권되어 있던 시기에서 점차 파편적으로 나눠지는 그 과도기적 시점에서 그에 따른 부작용과 정화작용은 피할 수 없는 절차다.

 모든 것에 양과 음이 있듯, 당연히 이들에게도 좋은 면이 있다. 사이버 렉카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조회수를 이유로 자극적인 컨텐츠를 제작하거나, 때로는 팩트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잊혀질 뻔 한 이슈를 공론화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짜집기 편집하여 송출하다보니 내용 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모든 과도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항상 나오며 그 문제는 때로는 기존 질서와 부딪치며 큰 소음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미 시대가 달라지는 일을 과거도 돌릴 수는 없다.

 소설은 가상의 인물 '렉카 김재희'가 '살인 사건'에 연류되며 벌어지는 사건이다. 시대적으로 이러한 소설이 나온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150만 유튜버인 '사악니'는 '사이버 렉카'로 그의 본명은 '김재희'다. 개인적으로 범죄, 미스터리, 추리,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이런 장르는 워낙 비슷한 류의 글이 많기에 서로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다. 

 다만 '사이버 렉카'라는 소재는 꽤 낯설다. 새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서 책의 매력을 느꼈다.

 사이버 렉카 '김재희'는 '사악니'라는 캐릭터로 150만의 구독자를 모은다.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여러 인물에게 타겟이 된다.

 소설의 초반은 이런 김재희가 오프라인에서 '여성 스트리머'를 만나며 시작된다. 여성 스트리머는 재희와의 만남 후 자살을 한다. 또한 재희의 경쟁 유튜버는 '재희'와 방송 후 살해 당한다. 그 밖에 여러 사망 사건에 연류가 되면서 소설은 전개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건의 배경을 톺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꽤 흥미로운 소재이자 전개의 소설이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소설]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는 것은_구의 증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