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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19. 2021

[계발] 인생이 마법처럼 풀리는 만다라 명상 컬러링

 개인적으로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문제이다. 해결하려고 해도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는 날이 쌓여 갔다. 긍정적이던 나의 성격이 어딘가 바보 같은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도 함께 쌓여 갔다. 좋은 음악을 들어도 좋지 못하고 재밌는 영상을 보고도 재밌지 않았다. 마음속 커다란 병이 생긴 건 아닐까 우려했었다. 

 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하는 방법은 누구에게 제대로 배워 본 적은 없지만 스스로 조금씩 공부해 가고 있다. 책도 보고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한다. 명상은 어찌 됐건 나의 무의식 혹은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는 불순물을 확인하고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작업이다. 내가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나의 머릿속은 샤워가 아닌 다른 작업을 위해 돌아간다. 내가 음악을 들을 때도 나의 머릿속은 음악이 아닌 다른 것들로 돌아간다.

 어제는 아이들과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날 때 가방 속에 내 노트북을 함께 짊어지고 떠났다. 한참을 밖에서 놀다 보니 컴퓨터를 열어볼 세도 벗었다. 하지만 컴퓨터 백그라운드의 어떤 프로그램이 작동되었는지. 집에 도착해 있을 때 컴퓨터는 매우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분명 나는 컴퓨터를 켜지도 않았고 아무런 프로그램도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컴퓨터는 지금이라도 폭발할 듯 커란 쿨러 돌아가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차갑게 할 수 있을까?'

그걸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검색한다면 아마 컴퓨터는 더 뜨거워질 뿐이었다. 컴퓨터가 식기를 바라기 위해선 그저 선선한 공기가 있는 곳에 차분하게 놓아두고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바로 차갑게 하기 위해서 냉장고에 넣어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 됐건 이것이 차갑게 식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조용히 기다리는 일뿐이다.

 우리는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뜨겁게 달궈지는 컴퓨터처럼, 별일 없는 것 같은데도 무의식은 아주 복잡한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과도 같다. 그리고 그것을 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기다리는 일이다. 내가 알기에도 명상은 기다리는 일이다. 그저 눈을 감고 내 머릿속 시끄러운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이 멈추길 기다리는 일이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지란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다. 아니, 해도 좋다. 다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떠오르면 떠오르는 데로 그냥 두고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데로 더 빨리 식히는 방법에는 냉장고나 에어컨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명상 음악이라는 것이 있다. 명상할 때 집중하기 좋은 향도 있다. 이처럼 더 깊은 명상을 위해 주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주 기본적인 스스로 가라앉도록 기다리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는 청각과 후각 촉각을 통해 명상을 더 심오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시각에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는 동물이다. 끔찍한 일을 보고서 그날 밤 잘 때는 눈앞에 잔상이 남아 악몽을 꾸기도 한다. 이처럼 잔상을 남기는 것은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가장 좋은 통로이다. 그 통로의 입구 중 가장 예민한 감각 중 하나가 시각이다. 

 '명상하다(Meditate)'는 라틴어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다'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Middle(가운데), Medium(중간), media(매체)와 같이 med~로 시작하는 단어는 대체로 중심을 뜻한다. 흔들흔들 거리는 '추'가 있다고 해보자. 이것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기다려야 한다. 결국은 이랬다 저랬다 흔들리는 내 마음을 가운데로 모우는 작업이 바로 Meditate 즉 명상이다.

만다라의 의미 지는 동근 원의 고요한 중심이다. 가운데를 집중시킨다. 우리의 눈은 주변보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세상을 살펴본다. 이 그림들은 집중을 도와준다. 만다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의미하며 우주의 원리와 우주 에너지를 시각화한 특별한 그림을 원한다. '원'은 가장 기본적인 기하학적인 기호이며 모든 힘을 균등하게 받아들이는 기호이기도 하다. 세상 만물은 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만큼 원은 안정성을 띄고 있다. 태양이나 지구가 네모나 세모가 아닌 원인 이유도 그러한 까닥이고 달이 지구를 도는 궤도가 원인 이유도 그렇다. 우주도 원형이다. 가장 균등한 힘의 분포를 원형으로 볼 수 있다. 책은 정독할 필요는 없다. 소장하면서 내가 필요한 순간마다 꺼내 보며 명상하기 도움받으면 된다. 실제로 만다라 그림 옆에는 책에 그림을 그리라고 빈 표시가 되어 있기도 하다. 책도 사용 설명을 잘 적어두었다. 하지만 나는 책을 다 읽으면서 하나도 표시하지 않았다. 책을 책대로 두고 빈 연습장에 표시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이 책은 내 아이도 언젠가 읽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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