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당돌하게 첫 페이지에서 책은 간단한 테스트를 한다. 한 도형을 보여주고 다음 페이지에 앞 페이지와 비슷한 모양을 고르라고 한다. A와 B 중에서는 '당연히 B 지!'
'B를 고른 당신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습니다.' 머리가 '띵'해졌다. 사실 나 스스로가 나를 더욱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란 껍데기에 씌워 있어도, 빨간색 사과는 빨간색이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 안쪽 면을 볼 수 있는 오직 유일한 사람인 '나'라는 존재가 어쩌면 지금 것 이토록 스스로에게 무심했는지 그 무책임이 한탄스럽기도 하다.
최근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 때문에 지금은 치유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살다 보면,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수는 없다. 그 또한 그 과정 중 하나 일 것이다. 노란색 종이로 잘 포장된 책 한 권이 우체통에 놓여 있을 때,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기분으로 포장지를 뜯었다.
'역사책인가? 경제학 책인가? 내가 무슨 책을 주문했었지? 알 수 없는 노란 포장지를 뜯고 나니, 진짜 나를 위한 선물이 있었다. 며칠 전 우연하게 MBTI 검사를 해본 적이 있다. INFJ라는 유형으로 나는 분류가 되었다. 어쩐지 설명을 듣고 보니, 맞는 거 같기도 했다. 무언가 나 스스로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는 인구 1%의 희한한 유형이라고 했다.
어쩌면 포장지에 싸여 있는 책처럼 나는 뜯어보지 않고서는 그 누구에게 내 존재를 알려주지 않는다. 또한 스스로에게 조차 누구인지 확신시켜주지 않는 존재인듯하다.
'하늘의 달은 팔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저자는 수업 때마다 인용한다고 했다. 내 마음은 팔풍이 아니라, 자그마한 산들바람에도 본질부터 옮겨가는 나약한 깃털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더욱 굳세지고 강건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이 책이 나에게 온 것은 우연하게도 하지만 필연적이게 나를 깨우치고 바꾸기 위한 세상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바람이란 크게 좋은 바람과 나쁜 바람이 있다고 한다. 좋은 바람은 '이익, 명예, 칭찬, 즐거움'이고 나쁜 바람은 '쇠퇴, 훼손, 비난, 고통'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8가지 바람 중 나쁜 바람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바람만 있어도 가지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좋은 바람이 불어도 나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가지가 있기 위해서는 기둥이 단단해야 하고, 그 기둥 밑에 뿌리가 땅 속에 잘 자리 잡아야 한다. 그 설명을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잘 알려준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웨그너의 흰곰 효과는 실제 살면서 우리가 자주 겪는 효과이다. 흰곰을 떠올려야됀다는 강박보다 흰곰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강박이 더 큰 심리적 압박을 준다는 이론은 결국 억압된 것은 반복적으로 되돌아온다는 효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다. 떠오르면 떠오르는 대로 두고, 인정해보자. 좋은 점을 찾아보자. 그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그것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맞이 할 수 있다.
우리는 실패를 했을 때, 좌절하고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진행하던 것들을 그만두고 진행을 멈춘다. 하지만 실패가 곧 끝이라는 공식은 '실패'가 주는 부산물이 아니다. 그는 실패 후의 계획을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계획하거나, 시험공부를 계획할 때, 그 누구도 안 될 경우를 계획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는 실패 후 멈추겠다는 의지나 다름없다. 실패도 성공의 여러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당연히 성공으로 가는데 실패라는 과정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단어를 기억할 때, 부정과 긍정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실수하지 말아야지' 한다면, '실수'라는 단어를 각인하고, '우울할 필요 없어'라고 말하면 '우울'이라는 단어를 각인한다. 때문에 누군가와 말할 때는 긍정적인 단어를 반복하며 프레임 효과를 이끌어 내는 리프 레이 밍 효과가 좋다. 이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다 운이 없다. 는 사고방식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리프 레이 밍 효과는, 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되돌이키게 해 준다.
-흘리면 안돼~ (X), 깨끗이 먹자(O)
-넘어지지 마(X), 안전하게 와(O)
등 일반적인 대화에서 나는 얼마나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는가.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책을 읽는 자리에서 돌이켜 생각해봐도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는 모든 것을 학습한다는데, 어쩌면 나의 행동과 언어 습관에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니었나 돌이키게 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앞으로 말할 때 나의 언어 습관에 대해 책을 읽은 이후부터는 돌이켜 생각해볼 듯하다.
잠재의식은 365일 24시간 작동되는 매우 무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했던 말과 생각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또한 인칭을 구별하지 않으며 현실과 이미지를 구별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잠재의식의 이용에 관한 말은 뼈에 묻고 살고 싶을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다.
부정적인 사람도 긍정적인 사람들에 둘러 쌓여 있으면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뀐다고 한다.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리는 결코 작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아이, 부모,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일수록 강하다.
나로 인해 긍정적인 사람이 된 주변은 다시 나의 주변에 쌓이고 나를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꿔준다. 서로 좋은 영향을 미쳐가며 상생해간다.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 게슈탈트의 시를 소개한다. 제목은 게르탈트의 기도라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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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슈탈트의 기도
나는 나를 위해 산다.
너는 너를 위해 산다.
나는 네 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너도 내 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나는 나
너는 너
만약 우리가 만난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비록 만나지 모한다 해도 그 또한 멋진 일이다.
아주 명쾌하지만 이 또한,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가 또 있으려나 싶다. 한국과 일본의 심리학 혹은 계발 서적을 읽다 보면, 미묘하게 다른 차이점이 있다. 한국의 계발 서적은 대부분 기독교적이거나 서구 문명의 시각에서 삶의 발전과 계발에 대해 서술하는 편이 많다. 하지만 일본의 계발 서적들을 보면, 명확하게 그렇다는 언급은 없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불교적인 시각을 많이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그 국가에서 차지하는 종교의 비중 때문에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감대를 일으키느냐가 도서의 인기를 좌우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또한 나카시마 테루라는 작가의 책이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치유책을 찾아본다. 아마 그들이 찾아보는 여러 방식 중에는 결국 '종교'라는 뿌리를 만나게 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듯하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종교가 가장 인간의 심리에 대해 많이 연구한 학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초록색깔의 눈이 편한 구간이 있다. 이곳에는 앞 뒤로 적혀 있는 이론들을 보조할 실천법들이 적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앉은 상태로 조금씩 흉내를 내 본다. 어쩌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그 방법들을 행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자기 긍정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요즘은 긍정 중독 혹은 긍정 강박에 의한 때로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책을 덮기 전까지, 너무나 확실하게 가슴에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긍정, 긍정, 긍정!!!
그래도 우리 삶은 짧다. 그래도 긍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