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항구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이 불어도 순풍이 될 수 없다."
-세네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는 '비틀즈'의 'let it be'다. 전에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이 노래의 가사 'let it be'는 '순리대로 두어라'이다.
어린 시절, 역경과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삶이 멋있다고 여겼다. 실제로 예전에는 지구가 자전하는 탓에 바람이 서쪽으로 불었다. 이 편서풍 때문에 배는 동쪽으로 가기는 쉬웠으나 서쪽으로 가는 것은 아주 어려운 도전이었다. 동쪽은 인도와 일본이 있는 '황금의 땅'으로 서구에 알려졌으나 그곳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돌아올 방법이 없었다. 그것을 당시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다.
순리대로라면 과거인들은 다시 돌아오는 일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순리가 아니다. 그들은 바람을 역행하는 대신에 바람을 이용하여 나아가는 방법을 생각했다. 바로 삼각돛이다.
삼각돛은 자연풍을 역행하지만 그 질서에 순응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삼각돛은 바람이 뒤에서 올 때는 돛을 직면으로 받아 직진하지만, 방향을 틀어 돛이 바람을 잘라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돛이 바람을 잘라내면 그 바람은 돛의 앞면과 뒷면을 따라 흐르게 되는데, 그것을 '양력'이라고 한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그 원리다. 삼각돛은 '양력'을 이용하여 바람을 잘라낸다. 바람은 돛의 앞면을 따라 흐르고 그 속도는 뒷면을 향해 흐르는 속도와 달르다. 앞쪽에서는 빠르게 흐르고, 뒷쪽에서는 천천히 흐른다. 앞과 뒤 속도 차이는 압력차이를 발생했다. 돛이 바람의 반대 방향에 끌리는 힘이 생겼다. 이 힘으로 배는 마주오는 바람을 향해 나아가는 힘을 얻었다. 지그재그 방식으로 천천히 앞을 행햐 간다. 돛의 각도를 조절해 가면 앞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쩌면 바람을 역행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철저히 바람에 순응하며 바람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것이 순리에 따르면서 순리를 역행하는 법이다. 순리를 이용하는 행햐법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똑똑하개 생각해보면,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보고 달려갈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옆으로 살짝 비키며 그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순리에 순응하면서, 순리에 역행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