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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19. 2021

[계발] 절제의 기술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라는 책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책을 읽게 되었다. 



'절제의 기술' 



 '절제의 기술'은 '미니멀리즘'과 같이 덜 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덜 갖는다는 것은 '결핍'과는 다른 이야기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강조하듯, 이 책에서도 '감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사람은 더 이상의 충동적인 소유욕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 책은 몹시 심플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다. 당연히 절제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정확하게 4개뿐이다. 원하는 바 하나만 바라기, 감사하기, 단순하기 살기, 기쁨 마음으로 뒤쳐지기.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상대에서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고 어쩌면 지저분할 정도의 미사여구를 사용한다. 그리고 한 주장에 대한 너무나도 조잡스러울 정도의 근거들을 들이민다. 하지만 저자는 정말 간단한 4개의 주장에 적합한 근거를 내놓음으로써, 자신의 원칙에 대한 자신감을 들어내어 놓는다.



 이 책의 제일 첫 페이지에서 당연히 저자가 누구이며, 어디서 태어나고, 어떤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북유럽 국가 '덴마크' 출신이다. 더 얻으려고 하지 않더라도, 풍족한 국가에서의 그가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자신의 위치가 갖고 있는 모순점에 대해서도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절제의 기술'은 굳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 혹은 저자의 국적 등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동양의 '석가모니'에서도 찾을 수 있는 가까운 철학이다. '석가'는 왕자 출신이고, 플라톤은 명문 귀족 출신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절제의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세상에 자리 잡았다.



 책을 읽으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지려고 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무소유'를 행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가지려고 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내 행복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의 대부분은 '대기업' 혹은 '좋은 직장'이라는 명함을 좋아하지만, 사실 '직장인'으로 구성된 우리의 대부분은 남의 일을 돕는 존재일 뿐이다.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실제로 많이 모호해하는 경우가 많다. '절제의 기술'을 읽으며 내가 느낀 점은 그렇다.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신식 스마트폰'을 2년 약정을 걸고 구매한다. 그리고 그 '물품으로 업무'를 능률적으로 수행하고, 출퇴근을 위해 5년짜리 할부로 '차'를 구매한다. 그리고 휴무일에 드라이브를 하거나, 회사를 오고 가는 데 사용할 뿐이다.  과연 나는 나를 위해 소비를 하고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더 비싼 족쇄를 사기 위해 남의 일을 거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말처럼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해 혹은 일을 돕기 위해 을 위해 수천 만원의 차를 구매하면서 내가 8시간을 이용하는 침대는 얼마짜리인가?



 우리가 무엇을 더 원하고 있는지, 더 완벽해지기 위해,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구매하고, 일하고, 구매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생텍쥐페리는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게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을 때 완성된다.'라고 했다. 완벽을 위해, 덕지덕지 붙여내는데 열을 올리는 일이 아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에 얽힌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천재 예술가로 손꼽히는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대리석 상점 앞을 지나가다가 거대한 대리석을 보며 주인에게 대리석 값을 물었다고 한다. 그때 주인은 



'그 대리석은 10년 간 아무도 쳐다보는 이가 없는 물건임으로 돈을 받지 않겠다.'



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미켈란젤로는 그 골칫거리 대리석을 작업실로 운반했고, 1년 뒤에 대리석 상점 주인을 자기 작업실로 초대했다.



그러자 그 작품을 본 대리석 주인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미켈란젤로에게 물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조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까?'



미켈란 젤로의 대답은 이랬다.



'그저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 냈을 뿐입니다.'



이 작품은 베드로 성당 내에 여러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방탄유리상자로 보호되어 있고, 피란체에 있는 다비드 상, 로마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있는 모세상과 더불어 그의 3대 작품으로 꼽히게 되었다.



  예술가들은 덧붙이기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 단순해지는 것은 본질의 집약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간단한 것을 복잡하게 만들고, 현명한 사람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든다고 했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의 철학 또한, 단순함이다. 그의 단순함이라는 철학은 전문가가 없으면, 설치하기 쉽지 않았던 컴퓨터를 누구나 혼자 설치 가능한 쉬운 컴퓨터를 만들어 냈고, 휴대폰과 컴퓨터에서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 가능한 플랫폼들을 만들어내면서, 대중화를 이끄런 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무언가를 채워야 할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잔이 넘치고 있음을 인지하며 충만하고 감사한 마음을 언제나 갖고 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열을 올리는 자기 계발의 끝은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계발을 위해 스치는 수많은 행복에 눈을 감고, 자신을 혹사하는 삶이 과연 우리의 인생을 얼마나 행복한 삶으로 바꾸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두껍지 않은 이 책은 읽는데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간단한 철학을 나의 마음에 심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마음에 심어진 '절제의 철학'이 씨앗이 되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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