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Mar 19. 2021

[계발] 성공한 사람들은 왜 격무에도 스트레스가 없을까

 하이센스 A5를 사고 완독 한 첫 책이다. 나의 독후감은 기계 설명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기계에 대한 장단점을 차치하고서, 바로 독후감을 들어가겠다.

 나는 이 책의 제목에 절실하게 공감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 뜻을 가만히 헤아려보면, 즐길 줄 아는 자가 결국은 승자라고 할 수 있다. 

 즐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즐기는 것은 쾌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약'과 '게임'처럼 중독성이 강한 대상을 우리는 즐거워한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즐거움은 단순한 결과적 쾌락을 넘어서, 그 과정에 대한 충분한 행복과 만족감, 그리고 성취감을 얻는 행위들을 말한다.

 내가 뉴질랜드에서 생활할 때, 나는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업무를 즐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했고, 일반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지도 않았으며, 한국의 명절에도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정체성의 혼란과 언제 까지 이런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미래의 불투명성까지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던 나에게, 머리를 망치로 두둘긴듯한 충격을 줬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이 사건을 비로소, 나는 해외에서 좋은 조건에 일하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그 결정적인 사건은 아니지만, 일부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나는 유격 훈련 전에 걸어야 하는 행군을 무서워했다. 흔히 철야 행군이라고 불렀는데, 잠도 자지 않고, 유격을 마친 후에 부대까지 밤새워 걷는 훈련이었다. 이 행군을 하다 보면, 사람이 자면서 걸을 수도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때마다, 발바닥과 발가락에 생긴 커다란 물집과 무릎의 통증 때문에 매초 와 매 순간 내쉬는 숨마다, 그만두고 주저앉고 싶다. 

 하지만, 나는 군생활 2년 내내 단 한 번도 낙오되지도, 이탈도 없이, 모든 행군을 완수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옆을 보면, 옆에 있는 놈도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냥 옆에 있는 놈도 걷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한 걸음만 더 가자, 두 걸음만 참아보자. 저기 언덕 까지만 참아보자 하며 걸았다. 그러다 보면 항상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일상을 참아내며 살아가던 나는 같이 일하고 같이 살고 있던 형에게 물었다. 뉴질랜드의 이런 삶에 대해서..

하지만 나와 함께 견디고 있다고 생각한 그 형의 대답은 이랬다.

'나는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좋을 뿐인데?'

나는 하루하루 더 좋은 삶을 위해 참아내고 있었고, 내가 참을 수 있던 원동력은, 그 옆 동료였다. 하지만 알고 봤던 그 동료는 참는 것이 아니라 그냥 즐기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인내심은 항상 끝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인내심이라는 것이 그렇다. 인내심이란, 끝나는 날을 기다리며 참는 것이다. 한계점을 정하지 않고 기다리는 인내란 없다.

 그 인내의 마지막 단계에 와서 결국은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인내 끝에 달콤한 열매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혀를 찼다. 내 옆에 그는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즐기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를 이길 자신이 없었고, 이는 내가 퇴사하는데 영향도 미쳤다.

어째서 그는, 스트레스도 없고, 오히려 즐기고 있었을까? 사람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 흔히 '꿈'이라고 하는 망상을 이루려고 현재를 희생한 일 따위를 한다. 현재를 희생하는 인내란 결국 자신 스스로가 가상의 한계점을 정해놓는 것과도 같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목표에 도달하리라는 가상의 한계점은 어쩌면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최초의 열정을 심어줄 수 있지만, 지속성을 갖기 쉽지 않다.

하지만 즐기는 사람들은 초반 열정은 덜할지라도, 그 지속성은 상당할 수 있다. 그들은 스트레스도 없고, 기대감도 없다. 단지, 순간순간을 즐길 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형이 불현듯 생각이 났다. 그는 미래에 대해 말하는 법이 없었다. '지금이나 잘해'가 그의 말버릇이었다. 앞으로 에 대한 대책도 없는 사람을 보면 참 답답해 보일 때가 있었다.

'만약에, 회사가 망하면 어떻게?', '만약에 잘리면?', '만약에, 연봉이 안 오르면?' 등등 내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할수록 그는 편안했다.

"나는 회사 망해도, 그냥 다른 데 가도 돼". "잘려도 할 일은 많아", "연봉이 안 올라도 지금도 나쁘지 않아"

 어쩜 저렇게 열정 부족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무책임할까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당연하게 틀렸다. 우리가 하는 모든 미래는 '만약'이라는 가정이다. '만약에 하늘이 무너지면?, '만약에, 땅이 꺼지면'과 같이 모두가 내가 만들어낸 오만가지 망상을 하며 현실을 갉아먹는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없다. 당장 1분 앞의 미래 조차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개씩 1분 만에 갑자기 발생하는 주식 상한가(30%) 종목을 족집게처럼 맞추는 이가 없다. 만약 있다는 광고를 본다고 해도, 반드시 거짓말이다. 그것은 단순 복리 계산으로  얼마 만에 원금의 1만 배를 이룰 수 있는지 계산해봐도 알 수 있다. (워런 버핏의 1년 수익률이 30프로 미만)

 단, 1분도 예측하는 이가 전 지구 77억 중 1명도 없는데, 내일을 예측하고, 내년을 예측하고, 10년을 계획하고 예측한다고?

 어불 성설이다. 미래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신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오늘을 살면 된다. 이 책은 초반을 넘어서면 갑자기 의학서적인가 싶을 정도로 음식과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만큼 스트레스 관리에 음식과 건강은 중요한 요소란 뜻이다. 나는 이 책을 위와 같은 휴대용 이북으로 읽었다. 때문에, 짧게 끊어서 여러 차례 나눠 봤다. 책은 나쁘지 않다. 수많은 계발서와 차별성이 없진 않지만, 그냥 무난하게 읽어볼 만하다. 

작가의 이전글 [고전] 우아한 승부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