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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신에게 기도하라. 그러나 노는 계속 저어라

by 오인환


서양에 이런 속담이 있다.


"Pray to God, but row to the shore"


신에게 기도하라. 그러나 노는 계속 저어라.



잘되길 기도하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삶을 우습게 하는 것이고 신을 모독하는 일이다. 실제로 이슬람 예언자인 무함마드는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Tie your camel first, then put trust in God"


낙타를 먼저 묶어두고, 그 후에 신께 맡기라.



참 별거 아닌데,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구분하기



아무리 신을 중요시 생각해도 '삶'은 언제나 '현실'에 있고 거기서 충실해야 그 뒤를 부탁할 '염치'가 생긴다.


우리말에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고 있지 않는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무모하고 멍청한 일은 없다.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은 교훈은 그렇다.



첫째, '되기'와 '하기' 구분하기.



살다보니 '인간'의 영역이 아닌 부분이 분명히 있다. 최선을 다했다고 모든 게 되는 것도 아니다. 원래 내가 갖고 싶은 것과 남이 갖고 싶은 것이 다를 수도 있지만 대체로 내가 원하는 것과 남들이 원하는 것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제로섬 게임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



흔히 1등만 모아둔 집단에 가도 꼴등이 생긴다고 하질 않는가. '상대적 기준'을 목표에 둔다면 달성 여부는 '나'가 아니라 '운'이 중요하다. 목표는 반드시 '되기'가 아니라 '하기'에 두어야 한다.


'1등 하기' 보다 '100번 완성하기'가 훨씬 현실적인 목표이며 이것을 간과하면 '목표'라는 것은 '주체성'을 상실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언제나 '목표 달성 여부'에는 '주체성'이 중요하다.



둘째,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구분하기



세상에는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해야 하는 일'이고 누워서 '영화보는 일'은 하고 '하고 싶은 것'이다. 누워서 영화를 보느라, 아이들 돌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어떤 영역에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고로 아이에게 제일 먼저 일러줘야 하는 것은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다만 '해야 하는 일'에 있어서는 '인지'가 필요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 첫째다. 둘째는 그 둘중에 해야하는 일을 먼저 완성하는 습관이다. 그리고 확보되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무한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아이는 어느새 아빠보다 먼저 일어난다. '한자'와 '수학 문제'를 풀고, 학교 숙제를 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체크를 하고 그것을 모두 확인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긴다.



최근에 올렸던 글 중에, '아이 생일 선물로 40만원을 줬다'는 글이 있다. 이 글에서 가장 많이 달린 댓글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있어도 절제할 수 있는 절제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댓글이 많았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스마트폰'에 의해 '절제력'이 뺏기는 경우도 있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껏해봐야 초등 저학년에게 '절제력'을 가르치고 '위험'에 노출할 수는 없다. 어린 아이의 교육된 아이의 절제력이라도 당연히 '성인'과 같을 수 없다. 고로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유혹'을 격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든 '성인'이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우등한 성적'을 얻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절제력을 믿고 모든 유혹에 노출시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아이와 대화하다보면 많은 것을 배운다. 아이는 분명 부모를 닮는다. 유전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까지 모두 부모를 담는다. 고로 아이가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은 분명하다. 아이를 교육하는 일은 사실 자신을 갈고 닦는 일에서 시작한다. 즉 부모가 자신의 카르마를 아는 것이 먼저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천하'를 '논'하기 때문에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상 모든 시작은 '수신'에서 시작한다. 고로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자'가 가장 완전하게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고로 '육아'는 '아이'가 아니라 '자신을 길러내는 일에서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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