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백가'란 중국 춘추전국시대 동안 나온 다양한 학파의 사상가들이다. 세상이 어지러운 시기, 이를 정리하기 위해 다양한 천재들이 고민했고 이후 그들은 인류의 스승격으로 지금까지 가르침을 준다.
대표적으로 학파와 사상가를 분류하자면 다음과 같다.
유가, 유가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예와 인을 강조했다. 대체로 '질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군군신신부부자자',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즉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소임에 최선을 다하면 세상은 저절로 질서를 잡고 아름답게 운영된다는 의미다.
이후 맹자와 순자가 이 유가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 시킨다. 개인적으로 성선설의 맹자와 성악설의 순자를 보면 '붓다'와 '애덤 스미스'가 떠오른다. 철학을 공부하다보면 대체로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역시나 모든 철학은 곧 하나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커다란 흐름을 이제 말하게 될 '도가'의 사상과 연결해 볼 수 있다.
도가, 도가는 노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한 학파다. '아이에게 평생 딱 한 권의 책을 읽힌다면 무슨 책을 읽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노자'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도가는 '무위자연' 즉 모든 것에는 순리가 있고 모든 것은 순리대로 움직인다는 사상이다. 이 사상이 꽤 수동적인 태도처럼 느껴질수도 있으나 원래 인위적인 것은 항상 힘을 잃고 순리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면 인생에 대한 능동적 행동과 수동적인 인정이 공존하도록 한다. 참고로 비틀즈의 'Let it be'를 보면 도가의 철학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법가, 법가는 한비자의 사상을 대표한다. 한비자는 엄격한 법률과 통치를 통해 국가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여겼다. 인간의 본성은 본래 이기적이기에 상과 벌을 통해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자백가 사상 중에 가장 늦게 출현했으며 현대인들이 생각하기에 '합리성'과 맥을 같이 한다.
묵가, 묵가는 묵자를 중심으로 사랑과 평등을 강조한다. 묵자는 동양의 예수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사랑'을 강조했는데 그가 '묵'이라는 글자가 말하듯, 그는 출신 신분과 관련 없이 만인에 대한 사랑을 말했다.
제자백가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사상적인 틀은 우리 삶과 사회 구조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들의 탄생 배경에는 '혼란스러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태평성대 시대에는 아무도 고민하지 않던 것들을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보통 '상처'를 입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이것이 인간의 역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쟁 이후에는 항상 커다란 번성이 있었고, 혼란 이후에는 이처럼 철학적 성장도 있었다.
제자백가는 단순히 중국에서만 중요한 철학은 아니다. 이는 같은 문화를 공유하던 일본과 한국 등에 영을 끼쳤다. 특히 유가의 덕치는 동아시아에서 오랜 세월 지배적인 통치 이념이었다. 또한 법가는 중앙집권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것은 진나라와 한나라 법 제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런 학파들은 현대의 동아시아 문화에서도 교육, 정치 시스템, 윤리 기준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데, 현재 동아시아의 문화적 혹은 경제적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그들의 영향력이 현대 '사피엔스'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자백가는 단지 오래된 사상이 아니다. 이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혈관을 타고 직렬로 연결된 우리 조상들의 살았던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이었고 그것은 우리에에 전달되어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중요한 철학적 유산이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는 수백년 혹은 천년도 훌쩍 넘은 오랜 선인에게 맡기고 우리는 지금의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