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리적 이점은 상당하다. 현대 운송은 육상에 비해 해상이 물류 비용을 30~70%까지 절감 할 수 있다. 해상 운송은 '항공'이나 '육상'에 비해 대규모 운송이 가능하다. 또한 연료 소비도 상대적으로 적다. 동쪽으로 '미국'과 맞닿아 있지만 과거에는 '하와이'라는 거점이 없다면 꽤 먼 거리였고 지구 자전으로 인해 동쪽으로 부는 바람의 도움으로 나가기는 쉽고, 반대로 들어가기는 어려운 지리적 위치를 갖는다.
지리적으로 동쪽으로 나르기가 굉장히 수월하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해상교역은 동에서 서쪽으로 나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세계 주요 무역항을 보유하고 있고 국제 물류 네트워크에 수월하게 연결될 수 있었다.
특히 철강이나 자동차, 전자제품과 같은 물품이 대량으로 미국에 나가기 쉽고 안보적으로 꽤 유리한 위치에 있어 '국방비 지출'을 절약 할 수 있다.
반도에 비해 나가긴 쉽고 들오기 어려운 곳이라 내부에서 쉽게 힘을 비축할 수 있었고 내부적 준비가 완료될 때 비로소 일방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었다.
일본의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역사에서도 고스란히 발견되는데 고려가 몽고의 침략에 점령됐을 당시에도 일본은 '카미카제(바람의 신)'에 의해 몽골 침략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처럼 일본은 바람과 바다라는 자연적 장벽을 통해 외세의 침입을 방어할 수 있었고, 이는 일본이 독자적인 문화의 정치 체계를 유지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무역의 경로가 '육상'에서 '해상'으로 넘어온 중세 이후부터 일본의 발전은 다른 동양의 국가를 넘어서기 시작한다. 육상 경로의 시대에 언제나 '변방'이자, '비문명'을 유지하던 일본이라는 국가는 '유럽'과 직접 연결되는 '해상경로'를 얻게 됐다. 16~17세기에는 네덜란드나 포르투칼로부터 '후추'를 비롯한 값비싼 향신료를 직접 수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다시 조선에 적게는 수 배에서 많게는 수 십배에 판매 했다. 같은 시기 조선은 '청나라'를 거치는 육상 교역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일본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역사는 이처럼 '무역이 번영'하면서 성장한다. 일본은 근대가 되면서 단순 무역 중계국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자국 내 산업 발전과 해양 기술을 급격히 성장시킨다. 특히 에도 시대의 안정된 정치적 구조와 나가사키와 같은 무역항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무역 관리가 일본의 경제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다. 일본은 서구와의 무역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자국 산업에 재투자하면서 근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유럽의 선진 기술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자국의 전통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일본이 단순히 수입국에 그친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경제와 문화적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전략은 이후 메이지 유신으로 이어지며 일본의 급속한 근대화의 토대가 됐다.
하광용 작가는 일본의 이런 근대화의 독특성을 조명한다. 일본은 서양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이를 일본화하여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문학과 예술, 교육 분야에서 이러한 양면성이 모두 보여졌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데려간 도자기공을 보며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한 억하심정을 가지지만 사실 왜에 갔던 많은 도자기공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지 않으려 했다는 점을 보면 그들의 대우가 크게 나쁘지 았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도자기'를 수출하여 무역을 하던 일본과 '무역'에 '사형'이라는 강한 처벌을 둔 조선의 차이는 어찌보면 단순한 정치가 아니라 '지리적 차이'가 만들어낸 역사적 차이일지 모른다. 일본근대백년은 미래의 우리와 일본을 알 수 있도록 일본 근대 100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