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헤이그'의 소설은 얼마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통해 처음 접했다. 소설의 주제는 '후회, 상실, 운명' 따위다. 과거 선택 대한 후회는 '라이프 임파서블'과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공통점이다.
소설 소재는 작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우울증과 불안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적 있다. 책 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에는 그가 ADHD를 겪었다고 소개한다. 이런 경험은 그의 작품여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글은 짧은 소주제가 빠르게 연결되어 있어 짧은 집중력으로도 긴 독서 시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매트 헤이그는 자신의 소설에서 강조하는 바가 있다.
'과거, 그 순간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가정은 흥미를 위한 서사적 장치라기보다 스스로를 치유하고 동시에 비슷한 기억을 가진 많은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장치다.
그는 자신이 쓸모 없다고 느끼는 많은 순간을 겪는다. 그런 경험은 소설에 잘 투영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주인공 '로라'는 여러 삶을 선택하면서도 결국 완벽한 삶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결국 불완전하고 불행하다고 느꼈던 현재의 삶'도 오류를 수정했던 다른 삶과 마찬가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두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다.
'세상에 완벽한 우주란 존재할 수 없다.'
결국 불완전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진다. '라이프 임파서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내용이 전개된다. 우리의 삶은 단순히 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선택의 결과는 분명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내겠지만 그것이 무결함은 나타내진 않는다.
예전 축구를 잘하는 한 친구가 말했던 적 있다. 자신이 찬 공이 완벽하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 떨어지는 이유는 '일단' 걷어차고, 이후 '만족'하기 때문이란다.
마치 그 모든게 의도한 것처럼 선택 후에 '받아들임'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후회와 상실은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다.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다양성'을 대체롭게 즐길 수 있는 자세다. 우리는 어떤 완전한 선택을 하더라도 분명 후회하고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나비효과처럼 내가 뱉은 작은 말이 꾸준히 파장을 만들어 누군가의 수명을 조금은 줄이고, 조금은 늘렸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든 선택을 통제하고 '완전'으로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함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흔적'이라는 과정을 만들어 간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분명 어떤 식으로든 미래와 주변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오물이 조금 묻었지만, 그또한 내몫이다'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72세의 은퇴한 수학교사 그레이스가 아들과 남편을 잃고 후회와 자책의 삶을 살다가, '기억이 날듯, 말듯한 옛 직장동료'가 남긴 '스페인 이비자 섬의 집 상속을 받으며 벌어지는 일이다.
소설의 어떤 부분에 따르면 '수학'이란 명료하게 '답'을 내려 놓는다. '옳다.', '그르다.' 수학에는 여러가지 해석에 의한 다양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맞거나 틀리다.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는 그녀의 삶이 '오답'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수학'보다는 '시'에 가깝다.
'시'에서는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도 '아름답다'고 감상할 수 있고 정해진 답이 없는 무수한 우주만큼의 답안이 가능해진다. 2+2가 4라는 결론은 '수학적으로 완전'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2+2는 2진법으로 답을 내리면 100이되고 3진법에서는 11이 되고 4진법에서는 10이 된다. 결국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수학'조차 그 해석에 의해 무한으로 가능해진다.
결국 모든 것은 '해답'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