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Dec 17. 2024

[경제] ’밀리의서재‘를 구독하다가 투자 매력을 느낀



 일단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밀리의서재'를 버릴 수가 없다. 고로 2025년부터 '밀리의서재' 주식을 장기분할매수하기로 했다.

 (*밀리의서재 때문에 이북리더기를 샀다가, 팔았다가, 샀다가, 팔았다가.. 웬만한 이북리더기는 다써봤다. ㅜㅜ 지금은 아이패드 미니6로 임시 정착 중인데 다른 이북리더기를 찾아보고 있다.)

 우연히 밀리의서재 구독권을 선물 받았다. 이후 통신사 변경을 하면서 일부 요금제에서 '밀리의서재'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렇게 밀리의서재 구독을 시작했다. 구독후 넷플릭스, 유튜브는 끊어봤지만 '밀리의서재'는 끊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답은 KT에 있었다.

 '밀리의서재'의 '구독의 함정'에 빠진 이유는 이렇다. '밀리의서재' 지분 중 39.23%는 지니뮤직이 가지고 있다. 지니뮤직은 KT의 자회사다. 지니뮤직은 KT스튜디오지니에 의해 지배된다. 어쩌다 KT의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KT는 과거 '한국통신'이라는 '공기업'에서 출발한다. '한국통신'은 한때 국가가 주도했던 '통신망 구축 정책'에서 그야말로 물리적인 지배력을 가졌다. 철탑을 세우고 땅을 파서 구리선을 깔았다.

 몇해 전 '시골' 부모님댁에 TV를 설치고자 했다. 그때 내 통신사는 SK였다. SK에 전화를 걸어 TV설치 요청했다. 다만 '망' 문제로 TV설치가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방 중 상당수는 이런 이유로 거의 반 강제적으로 KT를 쓸 수 밖에 없다. 이후 KT에 전화를 했더니 설치가 가능했다. 여기에는 꽤 역사적인 이유가 있었다. KT는 전국 구석구석에 망이 설치되어 있다. 물리적으로 들어가 있다. 고로 유선인터넷이나 IPTV와 같은 기반 사업에서 독보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안정성과 인프라 자산은 여타 통신사가 대체할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십수년 쓰던 통신사를 KT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강제적 선택'을 당했다. KT는 가족할인에 TV와 인터넷을 묶었다. 고로 너처럼 직계가족끼리 묶여 할인을 받는 사람이 적잖다. 그 할인율은 자그마치 50%에 이르렀다. 물론 지금은 30%로 줄기는 했다. 여기서 할인은 각 선마다 따로 들어간다.

 이것저것 따지고 들면 실제 통신 요금이 '허무맹랑'하게 줄어든다.

 자, 여기서 시작이다. 이렇게 묶여진 생태계에서 빠져 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KT요금제의 경우, 유튜브프리미엄과 기타 서비스 하나를 더 신청할 수 밖에 없다. 바로 '밀리의서재'와 지니뮤직, 블라이스스토리'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가입하면 '지니뮤직'은 선택할 이유가 사라진다. 유튜브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다. 블라이스 스토리는 무언가 봤더니, 웹툰이나 소설을 보는 플랫폼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럼 당연히 '선택지'에서 '밀리의서재'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호기심에 다른 요금제를 살폈다. 이 요금제와 요금제 사이, 서비스와 서비스 사이가 워낙 촘촘하게 전략적으로 짜여져 있어 도무지 도망갈 구멍이 없다.


 마치 아이폰 생태계를 닮았다. 개인적으로 소비자로써 '생태계' 속에 들어가는 걸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기기는 '애플'로 통일했고, 소비는 '롯데'로 통일했으며, 이제 통신은 KT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렇게 소비대상을 한군데로 몰아두면 포인트, 지출, 연동 등 모든 부분에서 꽤 편리하다.


 강력한 소비의 함정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밀리의서재' 현 주가를 살폈다. 꽤 저평가 됐음을 확인했다. 밀리의서재는 최근 상장된 기업으로 현주가는 상장가에 비해 상당히 절하됐다. 최근 주가 하락은 IPO 이후 보호예수 해제와 그에 따른 수급 불안정, '재무적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주식 대량매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단기 수급 불균형은 기업 가치와 본질적으로 무관하다.


 KT는 주주친화적인 기업이다. 아마 그 기업의 태생에 기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로 KT는 자사주 매입 소각에 적극적이고 투자 배당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다. '밀리의서재'가 이탈률이 적은 '구독서비스'라는 점에 기인했을 때, 또 통신이라는 인프라 산업 기업의 손자격이라는 점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10~15년 분할매수를 하면 반드시 배당 수익으로써 적잖은 이득을 볼 것이라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