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사실 따지고 보자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어쩌면 중학교에서 혹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야기다.
'뉴턴의 운동법칙'이라던지, '멘델의 유전법칙', '다윈의 진화론' 등
이 재미있는 '과학'을 지금 당장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보여준다면 기겁을 할지 모른다. 어쩌면 성인이 된 많은 사람들이 한때는 '스트레스'였을 과학을 즐기는 이유는 '컨텐츠' 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어떤 책을 읽을 때, 내가 가장 먼저하는 일은 '그 주제'에 강력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해부학자의 세계'라는 책을 보기 전에 간단한 '서칭'으로 해부학에 관해 찾아본다거나, '매너의 역사'를 읽기 전에는 관련 글이나 영상을 찾아본다.
이렇게 호기심이 한번 작동하고 나면, 글을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글이 뇌속으로 '사르르'하고 녹아드는 경험을 한다. 책에 한껏 몰입하면 관련된 호기심이 더 일어나고 그러면 조금더 다른 시각을 찾아 비슷한 주제의 글을 쉽게 읽게 된다.
어쩌면 학창시절에 과학이 재미없었던 이유는 '호기심'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호기심'이 발생하면 '하지말라!'라고 명령해도 하게 된다. 반면 '하라!'라고 하는 것에는 '호기심'이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 교육의 '하라!'는 명령은 너무 어린 시기에 찾아오고 거기에 대한 반발심으로 '호기심'이 어린 시기에 사라진다. 성인이 되고 아무도 '하라!'라고 명령하지 않는 시기가 오면서 어른들은 결코 하지 않았던 '과거의 추억'을 취미로 갖곤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당장 원리를 모르면서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 당장 사용하는 '배터리'도 그렇다.
'왜 그렇게 되는 거지?' 하는 작동원리를 궁금해 하기도 전에 그것이 주는 달콤함에 중독되어 버린다. 아이들은 어째서 배터리가 방전되고 충전되는지, 그 원리를 궁금해 하지 않고, 스크린 터치는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궁금해 하지 않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고구마 줄기 캐듯, 한 호기심은 다른 호기심으로 전이되기 마련이다. 그 첫 호기심을 발동시키고 그것에 관심을 두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과학은 '원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사고 방식은 현대 사회에서 더 중요하긴 하다.
'왜 그런가'를 생각하지 않고, '원래 그런거야'하고 생각하는 방식은 '맹신'을 낳는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비판적 시각도 갖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에 대한 흥미는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작가 '궤도'는 그런 의미에서 '과학'을 대중적으로 쉽게 재밌게 소개한다. 책은 여백도 많고 쉽게 읽힌다. 그의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8살 아이가 본인도 읽고 싶다고 처음 세 장을 읽었다. 꽤 어려운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놀랍게도 책의 내용을 '대략'은 알고 있었다.
뉴턴이 누구이며 어떤 걸 발견했는지를 책을 읽고 나에게 묻는다. 그 뒤로 어떤 일을 보면 '뉴턴'의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등의 이야기가 간혹 나오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들의 발견한 과학적 발견에 둘러 쌓여 살면서도 한 번도 아이들에게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아마 학교에서 '가르치겠지'하는 방관이 있을지 모른다. 다만 과학은 '학교'에 갇혀 있기에 너무나 그릇이 크다. 과학은 '학교'나 '교과서'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곳곳에 있다는 것을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이라는 책을 접하고 아이와 이야기하며 많이 느낀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