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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간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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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가장 바라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기적'이다.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기적'이라 부른다면, 기적은 '요행'이고 '욕(欲)'이다. 오른쪽으로 던진 돌이 왼쪽으로 날아가서는 안된다. 일어날만한 일만 일어나는 것이 옳은 세상이다. 기적은 욕심을 위해 '세상'의 작동 방식이 공정치 못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적의 다른 이름이라면 '희망'이다. 기적은 '희망'을 잡아 먹는다. '희망'의 다른 이름은 '욕심'이다. 희망(希望)의 한자에는 이미 '바랄 희(希)'가 사용된다.



즉 바라는 것은 '욕(欲)'이다.



기적은 일어나면 좋은 일이지만 바라서는 안된다.



앎의 부재로 기적처럼 보이는 '인연과'가 작동되는 듯 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과 결과를 잇는 '연'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 없이 만들어지는 '과'는 없고, '연' 없이 만들어지는 '과'도 없다. 모든 '인'은 '과'는 '연'으로 이어져 있다.



'인연과'를 구분하자면


'원인'은 '조건'과 결합하여 '결과'를 낳는다.


다시말해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을 초래하는 원인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사과나무 씨앗'을 심은 자리에는 '사과 나무'가 열린다.


원인은 사과 씨앗을 심는 것이다. 조건은 햇빛과 물 토양의 영양분, 적절한 온도 등이다. 결과는 사과나무가 자라서 열매를 맺는 것이다.



즉, 좋은 씨앗을 심더라도 물을 주지 않거나 햇빛이 부족하면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 반대로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더라도 씨앗 자체가 없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따라서 원인과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이를 '현재의 모든 결과는 과거의 원인과 조건에서 비롯되며, 미래의 모든 결과는 지금 우리가 만드는 원인과 조건에 달렸다'고 말한다.



기적은 '인'하지 않고 '연'하지 않으며, '과'만 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혹은 '인'은 했으나 '연'하지 않고 '과'만 취하고자 하는 것이고


'인'하지 않고 '연'하여 '과'를 취하는 것이다.



세상 이치가 나를 위해 모순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가 모든 '과'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오른쪽으로 던졌으나, 간절히 바랐던 누군가의 돌이 왼쪽으로 향했다면 그것이 비록 다음 차례에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거절해야 한다.



'이 시대 사람들은 모든 것에 지름길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배워야 할 가장 위대한 교훈은 가장 험한 길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쉽다는 것이다.'


이는 헨리 밀러의 말이다. 비슷한 말로 방송인 유재석 님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초보운전자를 가르치며 했던 말이 있다.



'천천히 하세요.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른 것 입니다.'


간혹 요행을 바라다가 돌고돌아 원칙대로 다시 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발생한다. 마치 49대 51의 확률로 뱅커가 항상 이기는 카지노 게임을 닮았다.



대수법칙에 따라 시행횟수가 많으면 '정도'가 항상 이긴다.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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