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서'는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찻집'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50여 년의 중국 역사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극은 총 3막으로 이뤄져 있다.
제1막은 청나라 말기인 1898년 무렵이다. '왕이발'이 운영하는 찻집이 배경이고 찻집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손님들이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제 2막은 군벌 시대인 1916년 무렵이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새로운 군벌들이 나타나면서 사회가 혼란스럽고 찻집도 쇠락하기 시작한다.
제 3막은 국민당 통치기인 1945년 이후다. 찻집은 거의 망하길 확실해졌다. 찻집 주인 '왕이발'도 몰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3막으로 희곡은 마무리 된다.
희곡은 중국 근대사를 축소판으로 보여준다. '찻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으을 통해 50년의 중국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근대사에 대한 단면을 '개인'의 일생으로 다룬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영화는 '중국 역사'를 다루고 있지 않다. '푸이'라는 '개인'의 서사를 담는다. 그 개인이 겪는 파고 속에 중국 역사가 모두 담겨져 있다.
개인의 '삶'과 '정치'가 분리된 듯 하지면 분명하게 이어져 있다는 인상을 두 작품 모두에서 가질 수 있었다.
극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고위 관리, 상인, 거지, 군인, 관상가 등. 등장하는 인물들이 오고 가고, 사건을 주고 받으며 당시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을 배경으로한 영화의 '마지막 황제'와 비슷하게 '미국'을 배경으로 하며 개인의 삶이 역사를 훑고 지나가는 '포레스트 검프'와도 겹친다.
소설의 배경을 다시 톺아보면 이렇다.
제 1막 청나라 말기는 변법자강운동이 실패하고 서태후가 권력을 장악하던 시점이다. 당시 중국 사회는 봉건 체제의 붕괴 조짐을 갖고 있어다. 서구 열강의 침탈이 가속화된다. 극에서 적잖게 '정치 이야기를 하지말라'거나 '서양'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보자면 1957년 극이 발표된 시점이 '중국 공산당' 집권 시기와 겹치기 때무느로 보인다.
찻집은 여전히 번성한다. 내부에는 개혁과 보수 사이의 갈등이 표출된다. 개혁에 대한 범위와 속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던 구한말 우리 모습도 떠오른다. 왕이발의 찻집은 앞서말한 바와 같이 고위 관리나 상인, 거지, 군인 등이 어우러져 시대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제 2막은 군벌 시대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위안스카이가 제정을 선포하려다 실패한다. 중국은 군벌들이 각지에서 권력을 차지하는 혼란기에 접어든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찻집도 쇠퇴하기 시작한다. 왕이발 역시 변하는 시대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찻집을 찾는 손님들의 모습에서도 사회적 계층의 이동이 보여지고 신흥 세력의 부상도 보여진다. 기존의 질서는 붕괴도고 새로운 권력이 등장한다.
제 3막은 국민당 통치 시기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일본이 패망하고 중국은 국공 내전으로 치닫는다. 국민당 정부는 부정부패로 신뢰를 잃는다. 공산당은 세력을 넓혀가며 찻집은 거의 폐업 상태에 이른다. 왕이발 역시 몰락한다. 50년의 시간이 흐르며 찻집은 더이상 과거의 활기를 찾지 못한다. 희곡은 찻집의 쇠락과 함ㄱ ㅔ중국 사회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끝을 낸다.
찻집이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작은 공간에서 여러 인간 군상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변화와 개인의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현대 우리도 미래에서 보건데 '역사'의 한 중심에 있다. 먼 이야기가 아니라 '스타벅스'를 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그 이야기 모두가 '역사'와 '정치'를 대변하는 이야기들이다.
'비트코인', '트럼프', '러우전쟁', '비상계엄'은 적잖게 우리 일상 대화에 스며들어 있고 현대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찻집'인 '스타벅스'에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한민국과 세계사'의 단편을 나타내기도 한다.
극은 짧지만 강렬하다. 찻집이라는 희곡은 단순 문학이 아니라 시대를 증언하는 한편의 기록이자 중국 역사를 이해하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으면 더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