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은 오래 걷지 못한다." -도덕경 24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무위자연'이라고 한다.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순리'가 있고 '이'를 '순리'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이뤄지진다는 의미다. 당연히 거스르면 저항을 받는다.
빗물이 땅으로 가길 기대하면, 하는 바 없이 이뤄질 것이다. 떨어진 빗물을 올라가게 하려면 많은 힘이 든다. 도덕경은 '순리를 거스르지 마라'가 아니라, '순리'를 이용하면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서양인은 동양을 발견한다. 반면 어째서 동양인들은 서양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해당 인종의 '성향'과 관련 있을까. 근현대사를 보면 서양은 동양을 식민지화 한다.
유럽은 아시아를 식민지화했고, 미국은 유럽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왜 그런가. 실제 지리적 위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 더 유리하다. 현대에서도 이 차이는 여실하게 보인다. 항공에서 연료는 생명줄이다. 항공사는 전체수익의 30~40%를 연료에 사용한다. 연료를 줄이기 위해 이들은 승객들의 화물에 비용을 추가 부과하고 심지어 기내식 무게도 줄이고자 한다.
그런데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 아무 이유도 없이 20%의 연료를 덜 들어간다. 편서풍 때문이다. 그냥 '지구'가 댓가없이 20%의 연료비를 추가로 준다고 해보자. 이 얼마나 멋진 비즈니스인가.
연료 바람을 타고 이동하던 '범선 시대'에는 그 차이가 명확했다. 바람은 배를 밀어 동쪽으로 쉽게 이동하게 해주었다. 중국의 거대 문명이 '서양'으로 세력 확장을 하지 못한 이유는 서양에서 동쪽으로 오는 경로보다 추가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남해안에서 상당한 왜군을 물리친 사건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물살을 거슬러야 하는 쪽과 타고 나아가는 쪽의 균형은 언제나 다르다. 인간의 힘은 그처럼 자연을 거스르기 힘들다.
현대인들은 이제 선박에 '바람'을 이용하지 않는다. 고로 동서양 물류비에 큰 차이가 없어졌다. 이게 '한중일'의 수출 경쟁력을 키웠을 것이다. 범선을 이용한 물류 이동은 과거에 동서양의 격차가 200%이상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시말해 '범선'이 아닌 '화물선'이 등장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격차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언제나 지리적 위치에 있을 것 같던 유럽의 시대가 '기술'에 의해 저물고 '동양'으로 이동한 것이다.
쉽게 현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빌려 말하기를 '갑과 을'의 관계에서 '자연'은 언제나 '갑'이다. 우리는 태양이 만들어낸 에너지의 22만분의 1도 소비하지 못한다. 자연의 힘이 어마어머하다는 사실을 알있어야 한다. 그 힘을 빌리는 것은 어떤 방식에서든 유리하지 않겠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의 기술이 그 순리를 거스르게 하는 일도 있다. 다만 그것은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 아닌, 그 순리를 피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서, 순리는 피할 수는 있어서 거스르긴 힘들다.
제철과일이 더 저렴하고 영양도 많다. 세모난 수박보다는 둥근 수박을 만드는 것이 더 쉽고, 맛있고 저렴하다. 장기적인 승리는 항상 '순리'를 아는 쪽이 가져간다. 순리를 알면 피하거나 자연 앞에 겸손하라는 것 또한 그런 의미가 이다. 그러나 과거 동서양의 물류이동 차이가 발생했던 당시보다 지금 동양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나. 다시말해 모든 것에는 순리가 있지만 순서도 있다. 지금 오지 않았다고 영원히 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에 있다.
고로 찰스 다윈은 '자연 선택'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자연'이 '승자'를 선택한다. 우리가 자연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어째서 패권은 중국에서 포르트칼로, 포르투칼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나. 그리고 이제는 다시 동양으로 넘어가고 있나. 문명의 중심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여 동쪽으로 오는 것도 '순리'가 '순서'를 만들기 때문이다. 수레바퀴처럼 모든 것은 돌고 돈다.
장기적으로 '무위자연'은 무조건적 승리를 만들어낸다. 사필귀정, 모든 것은 바른 이치대로 흘러간다. 고로 흐름을 먼저 읽고 거기에 대응하는 바가 중요하지, 무조건적인 목표를 향해 싸워 나아간다는 무모함은 필패하게 된다. 모든 것에는 순리가 있고, 순서가 있다. 지금 오지 않았다고 영원히 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