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책] 금수저론, 흙수저론에 대해서..._사우디에서

by 오인환


IMG%EF%BC%BF8777.jpg?type=w580




땅만 파도 석유가 흘러 넘친다는 '사우디'의 역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우디'에서는 석유가 땅에서 나오는 것이 꼭 좋은 일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땅에서 석유가 흘러 나오면 대박처럼 보인다. 다만 사우디에서는 지하자원, 특히 석유는 개인 소유가 아니다.



개인 사유지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발견 즉시 정부에 보고 해야 한다. 국가는 실사에 들어가고 석유 개발 여부에 따라 해당 부자는 국유화되거나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실제로 사유지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국가는 보상금을 준다. 다만 그 액수는 제한적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개인은 석유가 발견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 개발하려는 땅에서 석유가 나오면 진행중인 개발은 즉시 중단된다. 사우디는 전 국토의 상당 부분이 유전지대이기 때문에 공사 중 석유가 나오는 일이 빈번하다. 고로 되려 건설업자와 개발업자는 석유 탐지와 무관한 지역을 선호하기도 한다.



또한 석유층은 보통 다공성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 땅이 단단하지 않고 지지력이 떨어진다. 그 말은 해당 지역은 말뚝 기초를 더 깊게 박아야 한다는 의미다. 지반 보강공사를 하는 것은 같은 건물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공사비를 만들어낸다. 석유가 지하에서 스며 나오는 경우에는 흙과 지하수가 오염된다. 이런 곳은 거주는 물론 농사도 쉽지 않다. 필수적으로 오염 정화 작업이 따라온다.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석유층' 근처에 건물을 지으려다가 예상보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공사비가 더 나오는 경우가 허다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곳에서 '석유가 나오지 않는 땅'은 안전한 땅이며 되려 더 선호되는 땅이기도하다. 콩고에서는 지금도 자원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콩고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의 국가도 비슷한 이유로 불행한 운명을 맞이한다.



어린 시절 우리나라하면 '기름 한방울 안 나오는 나라'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자원이라고는 인적자원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토질은 아무것도 없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석유, 천연가스, 희귀광물'이 거의 없어서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자원은 애초에 없다. 유럽의 경우, 수천 년 쌓은 문화유산 덕분에 개발에 '제약'이 많다. 유럽의 문화재보호법은 매우 강력하여 건물 하나를 뜯고 새로 짓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도시 외곽에서는 건물 높이 제한이 있고 색상 제한과 재료 제한이 많으며 로마, 아테네, 마르세유와 같은 도시는 도로 공사, 지하철 공사 중에 유적이 발굴되면 수개월에서 수년 공사가 중단되기도 한다. 일본의 문화재 보호도 꽤 적극적인 편이다. 일본은 '섬나라'의 지리적 특성으로 내전은 있었지만 외세의 침공과 파괴가 드문 편이다.



대한민국의 땅은 이미 6.25 전쟁이후 다수의 역사적 건물이 파괴되었고 지켜야 할 과거 문화 유산이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적다. 땅을 파도 석유, 천연가스, 희귀광물은 나오지 않는다. 개발 중 걸림돌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경기 남부와 충청, 연남 지역은 특히 화강암 지반으로 기초 공사를 할 때 매우 안정적인 편이다. 지반 침하나 붕괴 위험이 적고, 지은 건물도 오래 버틴다. 지진의 위험이 적고 내진설계 비용도 상대적으로 덜 들어간다.



동남아나 중동에 비해 대한민국의 토질은 꽤 관리 가능한 흙이 많다. 고로 터널이나 지하구조물 시공이 쉽고 또 단일 장비로 국토 거의 대부분을 개발할 수도 있다.



아무것도 없는 단단한 돌덩이 지반이라 되려 그 위로 개발하기가 너무 수월하다. 건설 비용과 기간이 짧아 인프라 확대가 수월하고 제조업 기반의 산업을 육성하는데 최적의 지역이다.



여기서 내가 느끼는 것은 그렇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은 언제나 옳지 않다.



금수저는 반짝거리고 무르다. 조금만 힘을 줘도 휘어지고 긁히고 눌린다. 열전도율이 높아서 국이나 밥에 닿으면 손이 뜨거워 쓸수도 없다. 무겁고 연하다. 장식용으로는 좋지만 수저의 본질대로 쓸 수가 없다. 흙수저는 잘 구우면 도자기처럼 유용해진다. 가볍고 단단해지고 실용적이다. 열전도가 낮아 뜨겁지 않다. 저렴하고 실용적이다. 이처럼 도구의 본질로서 최적이다.



결론은...



수저의 본질은 '반짝'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써의 의미를 갖는다. 고로 가진 것에 집중하면 되려 모든 것은 복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역사] 3일의 시간, 백 년의 질문_김옥균, 조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