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시체인 괴이한 소설?_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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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괴이한 소설을 읽었다.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시체'라는 책이다. 미국의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로 처음 발표가 된 것은 1948년이다. 무려 70년도 넘은 이야기다. 이야기가 굉장히 괴이한 이유는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시체'다. 그 시체는 지구에 마지막으로 '시체'가 된 '시체'다. 말장난 같지만 그렇다.



아주 먼 미래, 인류는 더이상 시체를 땅에 묻지 않는다. 모든 시체를 화장한다. 죽음의 흔적을 완전하게 지워, '죽음'이 없는 '기술적 낙원'을 이룩했다. 죽음이 없기에 그 세계에는 슬픔이 없다. '공포'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오로지 '호기심'이나 '믿음', '신용'처럼 긍정적인 것들 투성이다. 이런 낙원은 과연 살만한 곳이 되었는가. 모든 것은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감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새로운 세상에 나타난 '죽은자'는 걸어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시체'인 자신만 유일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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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윌리엄 란트리'는 416년 간 무덤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다시 살아난다. 그는 죽음을 기억하는 유일한 '자'다. 공포를 알고, 슬픔을 알고, 죽음도 알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도시로 돌아간다. 도시 사람들은 '윌리엄 란트리'가 말하는 모든 것과 경험에 대해 알지 못한다. 주인공은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닌다. 그러나 아무도 공감하지 못한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죽음을 비롯한 부정적인 것들을 모두 삶에서 제거 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윌리엄'은 '감성'을 가진 유일한 존재다. 고로 '과거'이며 '불쾌한 진실'이다. 다시말해 '기술적인 낙원'에서 '윌리엄 란트리'는 '지워야 할 대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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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살아 있다는 괴기스러운 소재가 소설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소설은 죽음을 지운 세계가 얼마나 비정하고 공허한지를 말한다. 브래드버리는 '죽음이 없는 사회'를 기술적 낙원이면서 '감정과 기억이 제거된 감옥'처럼 그려 넣는다.


소재의 독특함에 끌려 도입을 들어갔다가 꽤 철학적인 내용을 여운으로 만난다. 살다보면 실제로 그런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비현실적일 만큼 '긍정'의 기운으로 둘러 쌓여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 또한 그 얼굴 뒤에 남모를 상처나 어두운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즉 모든 사람들은 각각 자신만의 그림자를 갖는다. 반대로 우리 모두는 남들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부정'하면서 끝까지 자신에게는 그러한 일이 없는 듯 살아간다.


또한 자신에게 찾아온 부정적이고 불행한 감정.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그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인간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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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괴이하지만 동시에 끔찍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죽음을 잊은 우리가 어쩌면 가장 '죽음'과 닮아 있고, 어쩌면 이미 '죽음'을 맞이한 이가 보기에 가장 죽어 있는 모습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


살아 있다면 우리가 느끼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모든 것은 우리의 몫이다. 고로 어둡건 밝건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받아드릴때, 우리는 비로소 '살이 있는 존재'가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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