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총 다섯 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탐정클럽'이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성이며 역시나 매우 쉽게 읽힌다. 앞서 읽었던 '게이고'의 '비상근'과 비슷한 계열인데 '비상근'의 경우에는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미와 나이프'가 조금 더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비상근'과 '동시'에 읽어서 그런지 명확한 공통점이 느껴졌다. 둘다 게이고의 초기 작품이라 그런지 '대화문' 형식에 직관적으로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쉽고 직선적이다.
두 책은 모두 과거에 다양한 잡지와 단행본 등에 발표했던 단편을 모은 모음집으로 보인다. 잡지, 신문, 기획 단편선에 출간된 적이 있었기에 사실상 단편은 모두 어느 구간을 펴서 읽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탐정'이나 '기간제 교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각 단편마다 짧게 들어간다.
이런 작품의 특징이라면 '캐릭터'를 파악하는데 큰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두 개별의 사건에 개별의 이야기지만 그것을 다루는 주인공은 모두 같은 사람이다. 쉽게 말해서 독서하는데 큰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앞서 '비상근'을 '책태기 극복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이 책도 그렇다. 몹시 쉽기 때문에 초보자가 읽기 좋으며 책태기를 겪고 있는 즈음에 읽으면 쉽고 재밌다. 나처럼 자투리 시간에 이북으로 읽기에도 최적이다. 다만 단점이라면 깊이와 몰입에 있어서 조금 목마른 느낌이다.
같은 소재를 조금더 연장해서 길게 끌어 갔으면 좋겠는데 사건은 풀어 놓은 단서를 재빨리 수습하며 뒤에 가면서 깔끔하게 떨어져 버린다. 물론 단편 추리 소설을 보며 깊이를 기대하는 것 자체에 모순은 있겠으나 어쨌건 '오락성'을 제외하고 그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최근 '게이고'의 소설을 읽은 이유는 아주 심각한 '책태기'가 왔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가방에 책이라면 반드시 두 권, 전자책을 들고 다가야 했고, 머리를 말리는 시간, 길을 걸어다니는 시간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강력한 책태기가 찾아와 문자를 보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왜 그럴까. 문자가 왜 읽히기 않을까, 하던 차에 다시 내가 예전에 가장 좋아하던 작가의 글을 읽어보자는 느낌으로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밀리의서재'로 읽었다. 같은 책은 '윌라 오디오북'에도 있다. 두 플랫폼 모두 '전자책' 형식으로 있으며 '오디오북'은 지원하지 않는 듯하다. 얼마 전, 윌라와 밀리의 서재를 비교하는 글을 썼었는데, 당시에는 '밀리의서재'를 해지했었다. 그러다가 '워치'를 구입하면서 통신사 약정에 의해 다시 밀리의서재를 재구독하게 됐다.
두 플랫폼 모두는 아마 '게이고'나 '김동식 작가'처럼 단편이나 추리 소설을 밀어주는 듯하다. 이유라면 사용자들 대부분이 두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식이 그래서 일듯 하다. 이북으로 깊이 있는 사색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사피엔스라던지, 총균쇠를 전자책으로도 구하여 읽어 본 경험이 있는 바에 의하면 아직 '이북'의 한계는 '소설'을 넘어서기 힘든 부분이 있다.
소설과 육아에 관한 글, 혹은 가벼운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정도는 종이책이 굳이 필요가 없긴 하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동감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플랫폼의 특징이라면 먼저 글을 읽고 마음에 들면 나중에 종이책으로 구매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무튼 최근 '게이고'의 소설을 이북으로 읽으면서 꽤 책태기가 극복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