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유치한 킬링타임용 무협지_창판협기1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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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시절 휴게실에 꽂혀 있던 책을 무지성 순서대로 꺼내 읽던 시기에 알게 된 책이다. 당시에 거의 처음으로 '무협지'를 접했다. 그 무료한 군시절 '위병소장'으로 근무할 적, 꽤 유용하게 국방부 시간을 죽여 주었던 '킬링타임용 소설'이었다.



요즘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실제로 네이버 도서인플루언서 순위도 5위에서 10위권으로 내려가 있다. 언뜻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최근에 책을 집어 드는 시간이 줄었다.



지금껏 많은 출판사에서 꾸준하게 '협찬' 제의를 주시지만 응할 수 없었다. 일단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요즘에는 딱히 어떤 주제에 확하고 꽂히지도 않는 듯 하다. 그저 읽었던 책들을 '재독'하면서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그렇게 뒤적뒤적 거리다가. 군시절 썼던 '수첩'이 떠올랐다. 대략 상병 시작하면서 부터 '군 동기'의 영향으로 '수첩'에 일기를 적기 시작했는데 거기에는 잡다한 기록이 다 적혀 있다. 가령 '그날 먹었던 짬밥 메뉴', 선임과 후임사이의 갈등, 전역하면 먹고 싶은 음식 혹은 보고 싶은 영화... 뭐 이런 것들이었는데.



상병초봉부터 병장 전역까지 읽었던 책의 간단한 '평점과 기록'도 있다. 당시 읽었던 책이 대략 100권이었다.


개중 하나가 '창판협기'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위병조장 근무를 할 때, 가만히 앉아서 초소에 들어오는 이들에 대한 상황보고 중 읽었다. 당시에는 '유치하다'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20년이 지나서 다시 읽으려니, 꽤 거북할 만큼 유치한 부분과 미숙한 부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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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권까지만 봤던 기억이 있다. 다만 어쨌건 그 당시에 그 책을 한창 보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더 보지는 않았고 전역했다. 추측컨데 비치된 책이 더 없었을 것 같다. 아무튼 당시에 '무협지'의 배경이라던지 '용어'가 낮설지만 그냥 볼만 했다.



책은 '네이버 시리즈'에도 올라와 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으로 보다가 그냥 종이책을 사기로 했다. 1권부터 11권까지 전편을 '중고구매' 했다. 제주도 택배비까지 포함해서 2만 3천원 정도 줬던 것 같은데 아마 폐업한 만화방에서 도서를 정리하는 모양이다. 책을 펴니 먼지랑 오래된 책에서 나는 '쉰 냄새'가 올라온다. 침실에서는 읽기 힘들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고등학생 '준서'가 우연히 중국 '고서'를 얻게 되는데 그로써 무공을 익히고 '무림'으로 가는 그런 내용이다. 1권의 내용이 딱 그 정도다. '시간 여행' 직전 학생시절의 이야기는 상당히 유치한 수준이지만 '무림'으로 간 뒤부터는 볼만했건 기억이 있다.



실제로 지금 1권을 마치고부터는 '볼만(?)'하다.


사실 20대 초반에 향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면서 감회가 새롭다. 어느 구간을 읽고 있을 때, 그 시간과 장소, 그때의 날씨와 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건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저절로 떠오르는 향수다.



이 책을 2권, 3권, 4권 읽어 나가겠지만 아마 당분간은 읽었던 책을 '재독'하는 기간이 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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