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에 관한 독특한 오해가 있는데 생긴 것 만큼 성격도 비슷할 거라는 예측이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쌍둥이' 특히 일란성 쌍둥이는 본 적이 없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그렇게 '환상' 속에만 존재할 것만 같은 '일란성 쌍둥이'라는 매우 극적으로 낮은 확률의 '아버지'라니, 이건 9년차 쌍둥이 아빠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늘상 새롭다.
개중 가장 신비로운 것은 나또한 쌍둥이에 대한 환상이나 오해가 해결되곤 한다는 것이다. 쌍둥이라면 단순히 '닮았다'를 넘어 '똑같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스치고 지나가며 본 쌍둥이들은 도무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똑같이 생겼다. 고로 비슷한 환상을 가진 이들의 만든 '드라마' 속 쌍둥이들은 서로의 역할을 대신 하여 주변을 속이거나 심지어 가족을 속이기도 한다.
유튜브에서는 '아빠'를 속이는 쌍둥이가 종종 컨텐츠로 나오기도 하는데, 실제 쌍둥이를 기르고 있는 입장에서 이는 100% 설정일 가능성이 높다.
참 희안하게 나의 눈에는 목소리, 말투, 표정, 심지어 생김새도 너무나 다르게 보인다. 다만 처음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구별하기 힘든 듯 하다. 아이들이 옷을 바꿔 입거나 서로의 흉내를 낸다고 해도 잠시 이름을 바꿔 부를 수는 있으나 헷갈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쌍둥이 이야기를 늘어 놓은 것은 우리집 쌍둥이가 매우 다르다,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다. 유전자가 똑같다고 알고 있는 '쌍둥이'가 어찌 이렇게 성격이 다를 수 있는가 보면 놀랍다.
1호와 2호의 차이를 보면 이렇다. 1호는 매우 빠르다. 긍정적이고 활달하다. 2호는 차분하고 조심성이 많고 감성적이다. 이 두 차이는 '약간' 차이가 있다의 수준을 넘어, '나'와 옆 빌딩에서 일하는 '김아무개'와의 차이 수준이다.
즉, 아주 다르다.
고로 똑같이 알려주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다. 그러니 똑같이 하면 쉽다는 것은 '쌍둥이'를 모르는 이야기다. 다만 쌍둥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으로 내재된 성향이 같은지, 아이 둘 다, 어찌됐건 '성실함'이 있고 '원칙'을 잘 지키는 듯 하다.
얼마 전부터 매일 두 장씩 풀던 학습지 공부를 멈췄다. 근 2년간의 습관이었다. 이것이 완전히 멈췄느냐, 하면 그렇진 않다. 아이들은 이제 '구몬수학, 구몬영어, 구몬한자'로 남어갔다.
'아이패드 미니'와 '애플팬슬'을 하나씩 구매해 주었고 '숙제'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실제로 그것을 전자책 읽기와 숙제용으로 사용중이다. 8시에 잠에드는 아이들은 아침 6시 이전에 일어난다. 머리맡에 놓아둔 학습지를 신나게 풀고 미리 꺼내 둔 옷으로 갈아 입는다.
이는 '할까, 말까'의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는 '무조건 반사' 같은 것이다. 눈을 뜨면 한자 4자를 학습하고 10장의 연산문제를 팔고 영어 몇마디 녹음시킨다.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하진 않지만, '할일'에 대한 중요성은 매우 강조하는 편이다.
실제로 어제 있었던 이야기다. 아이들이 하교 후 신나게 오더니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불러준다. 그러다니 이렇게 말한다.
'아빠, 오늘 받아쓰기 시험에서 50점 받았다!'
쿨하게 점수를 통보하고 노래를 이어간다.
'으..응?'
사실상 생각해 보지 않은 결과였다. 결과는 상관 없다,는 머리와 달리 마음이 동요했다.
아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그런 이유로 한... 3일 정도 아이에게 '직무유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물론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는 결과가 과정을 증명하기도 하지 않는가.
'아빠, 선생님이 사람은 지능 차이가 있어서 다 똑같이 잘 할수는 없는 거래..'
'받아쓰기는 지능 차이가 아니라 노력 차이로 벌어지는 거지.'
말해주고 몇번을 놀렸더니, 아이들이 다음에는 잘 보고 오겠다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다른 부모들은 받아쓰기 시험 전날 강제로 써보게도 하고 읽어서 연습도 시킨다는데, 우리집은 그렇진 않다.
그런거 연습할 시간에 그냥 책이나 읽는게 낫다는 편이다. 그런데 결과가 씁쓸한 건 매 한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김은영' 작가의 '초등 혼자 매일 공부'를 읽었는데, 개인적인 내 교육 철학과 비슷하고 실제로 우리 아이의 습관과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 맞는 방향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쿠팡에서 대용량으로 팔고 있는 '초코하임'은 언제나 책 읽을 때만 허락된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의 책에는 언제나 '초코하임 부스러기'가 가득하고 집에도 구석구석 그 흔적이 남는 경우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확실해졌다.
떠올려보면, 나도 어린 시절 받아쓰기에는 소질이 없지 않았던가.
그리고 지금 이 글에도 엄청나게 많은 비문과 오탈자가 있지 않은가. 아이의 받아쓰기 시험 점수가 어쩌면 다른 곳에서 온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