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기꾼들, 성공팔이 전성시대에 대하여_오빠 새끼 잡으러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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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에 사는 여동생, 유튜브에서 우연히 사기꾼처럼 변한 오빠를 보게 된다. 그리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로 찾아간다. 스토리는 굉장히 단순하다. 짧은 서사에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개인적으로 '제목'이 쫌.. 그래서 그렇지, 재미있게 봤다.



제목을 보면 요즘 스타일 웹소설 같다. 소설의 분위기는 명랑하다. 그리고 꽤 사실적이다.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사짜'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책기꾼'이라고 부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책기꾼'은 흔하다.



흔히 말하는 '성공팔이'와 비슷하다. 일단 그럴듯한 이력 몇자를 출간하는 책에 넣고 여기저기 조악한 글들을 짜집으면 괜찮은 에세이가 된다. 혹은 자기계발서가 된다. 자비출판으로도 언제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네이버 인물검색'에도 쉽게 등록할 수 있다. '작가' 혹은 '책'라는 타이틀은 과거부터 '명성' 혹은 '신용'의 상징이다. '책'으로 출간되면 어떤 의미에서 사회는 그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작가의 이야기도 쉽게 믿어 버린다.



흔히 '레버런스'가 '레퍼런스'인 상황이 펼처진다.



실제 '전설'이 '역사'가 되는 과정과 비슷하다. 역사에는 이런 경우가 꽤 있는데, '민담설화'를 모은 '민담집'이 간혹 '정사'에 소개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다른 정사에서 해당 '정사'를 '레퍼런스'로 소개한다. 그리고 다른 역사가들이 레퍼런스를 몇번을 옮기면 '최초' 출처는 완전히 사라지고 '실제 역사'가 되어 버린다.



이 축소판이 '책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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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어디선가, 모호한 키워드를 이용하여 스스로를 포장하면 '출판사' 혹은 '기사'에서 그 '키워드'를 과장하여 홍보하게 된다. 다시 작가는 '기사'나 '출판사 홍보물'을 '레퍼런스'로 그 키워드를 가져온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악의'를 갖지 않은 거짓말들이 '마케팅 매커니즘상의 구조'에 따라 거짓말이 되어간다.



월소득 '얼마'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는 처음에는 '예상매출'이었다가, 나중에는 '매출'로, 이후에는 '연봉'으로 바뀐다. 키워드는 몇번을 구르고 나면 기정사실이 되어 작가를 더 극적으로 홍보한다. 작가가 출간한 책과 방송, 매체가 흥하기 시작하면서 '거짓'은 '진짜'로 바뀐다.



흔히 '자기계발서'로 성공한 사람은 '자기계발서'를 출간한 '작가'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오죽하면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의 소득 대부분이 '투자'가 아니라, '출간'과 '강연'에서 나왔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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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런 글은 수없이 많다. 시원찮은 인증 뒤에 '얼마를 벌었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책'과 '강연'을 파는 이들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출처가 출처를 물고 몇번을 돌고나면 그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게 된다. 특정 인물을 속여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에 비해 불특정 다수에게 '소정'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가령 책을 구매한 독자들은 '황당한 거짓말 다봤네' 하고 1, 2만원 버렸다 치면 그만이지만 대중을 상대로 한 장사에서는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규모가 적은 반면 상대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이들의 '부'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흔히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것이 있는데 10명에게 알려진 아무개가 10명 모두에게 호의를 얻는 것 보다 10만명에게 알려진 아무개가 100명에게 호의를 얻는 것이 더 빠른 부를 얻는 방법이다.



즉 100%의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자극적으로 다수에게 알려지고 10%의 지지율을 얻게 되는 '인지도'인 셈이다.



소설은 이런 '책기꾼'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다. 읽으면서 어딘가 있음직한 사람들과 이야기에 몰입이 됐다. 제목이 약간(?) 그렇긴 하지만 괜찮게 몰입하여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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