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장기 계획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_헬스장 마치고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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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보니 사진첩에 '책사진', '아이사진'만 있고 정작 '내사진'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운동이 끝나면 매번 찍기로 다짐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얼마 전 부터는 아니다. 아마 1년에 한번 찍을까, 말까 한 것 같다.



어제는 꽤 긴 이야기를 했는데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미래'에 관한 개인적인 철학이라면 20대 이후로 많이 바뀌었다.


20대에 '미래'라는 것은 '설계'가 가능한 영역이었다. 건방지게도 10년, 20년, 30년 계획을 세웠고 뒤로 갈수록 그 설계는 꿈에 가까웠다.



허무맹랑하다는 이야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삶'은 '설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응'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대형유튜버'라는 직업은 탄생할 수 조차 없다.


유튜브 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대를 살던 이들이 어느순간 기회를 포착하고 전업 유튜버가 되는 세상을 살다보니 삶은 '계획'보다 '대응'이 훨씬 중요한 영역인 것 같다.



인생이 B와 D사이에 C라는 말이 '뭐 그렇게 대단한 말인고' 했던 스무살을 지나 지금은 정말이지 삶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선택이라는 말에 뼈저리게 공감한다.



빗금이 하나도 없는 사다리에서 임의로 빗금을 긋고 거기서 선택을 하면 결과적으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결과가 나온다. 빗금을 몇번을 더 긋고나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고등학교 때인가, 시험이 끝나고 반 친구들과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당시에는 그 표면적인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지만 작은 선택이 삶 전체를 바꾼다는 이야기에 엄청난 공감을 한다.



실제로 내가 20대에 가졌던 '삶'에 대한 계획은 완전히 빗나갔다.



어떤 것은 가깝게 이뤄지지도 않았고, 어떤 것은 비슷하게 흔적이 왔다 스쳐갔으며 어떤 것은 바라지도 않았는데 온 것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굉장히 '시니컬'한 대답을 내뱉었다.



'미래?, 어차피 계획대로 되는게 하나 없는 게 인생인데 뭘 계획하고 그려...'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기생충의 대사처럼 사실상 30대의 나는 뼈대는 두고 있지만 상세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을 '철학'으로 두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단기적으로는 계획적으로 다만 장기적으로는 되는대로'라고 했던 삶에 철학에 무척 공감된다.



장기 계획은 어찌보면 아무도 보지 않는 소설을 혼자 써내려가는 행위일지 모른다. 매순간의 선택으로 올바른 기회를 찾고 선택하려면



첫째로는 몸이 건강해야하고


둘째로는 폭넓은 독서로 관심사가 넓어야하고


셋째로 언제나처럼 일상을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한다.



언제나 장기 계획은 한창 어리고 철 지난 어린 경험 미숙자의 망상일 뿐이다. 계획을 세우던 과거의 나보다 더 현명해지고, 더 건강해지고, 더 경험을 많이 얻으면 항상 지금의 내 선택이 옳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고로 계획은 단기로만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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