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장 잘한 일을 하나 꼽자면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일이다.
이처럼 정식으로 각잡고 운동을 해 본 건 처음이다. 과거의 운동과 지금 운동의 가장 큰 차이라면 '목적'이 아닐까 싶다. 그때의 운동이라면 아마 '다이어트'나 '미용'에 관련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20대에는 군살이 적은 편이라 조금만 운동을 하면 제법 복근이 보였다.
'목적'이라면 대부분 이처럼 외부에서 보여지는 것들이다. 외형적이거나 숫자로 보여지는 것들...
한 달만에 몇킬로를 빼거나, 2주만에 어떻게 해야지, 목표들....
지금의 운동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최근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이유는 '다이어트' 때문은 아니다. 불규칙한 '수면', '식습관', '자세', '감정기복'과 관련되어 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마흔에 접어든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겠지만 알게 모르게 예전과 달라지는 통증들이 늘었다. 어깨와 목 주변의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쉽게 두통이 온다. 누군가가 '감기'를 걸려오면 확실한 수준으로 그 감기를 옮겨 받았다.
아이들과 내가 비염이 심해지면서 건강에 대한 여러 고민을 했다. 그러다 확실하게 얻은 것이 하나 있다. '식단', '청소', '운동'.
병원과 약국에서 아무리 좋은 약을 받고 치료를 받아도 해결되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해결되어가는 느낌이다.
'아픈다'라는 것에 공감을 하지 못하던 젊은이가, 점차 '건강'에 신경을 쓰고 관리를 해야하는 나이를 맞이해 가는 느낌이랄까.
운동은 8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마치 금연의 목표가 '평생'인 것과 같이 운동도 몇개월차가 의미없이 '평생'의 목표다. 현재까지는 거의 꾸준히 진행을 해왔다. 체중 변화는 크지 않지만 매우 만족한다.
1차적으로 어깨와 목의 통증이 많이 줄었다.
식단과 식사 시간을 기록한다. 먹는 양와 영양성분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 먹는 시간과 식단, 양이 일정해졌다. 17~18시간 공복을 루틴으로 가져 갈 수 있게 됐다. 가장 좋은 것은 수면 시간이다. 전에는 평균 3~4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가졌다. 운동을 한 뒤, 수면 시간이 6시간에서 9시간까지 늘었다.
누웠을 때, 스스로를 괴롭히던 상념도 많이 사라졌다. 감정기복이 줄어들고 피부에 올라오던 트러블도 거의 없다. 의도치 않은 일이겠지만 피부가 맑아짐을 느낀다. 먹는 식단에 영양성분을 자세히 살피게 된다. 그동안 책에서 보던 정보들과 적당히 섞이며 앞으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철학도 생겨간다.
'탄수화물'을 끊고 '단백질'을 늘리자, 라는 숙제가 생겼다. 이것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니다. 현대 사회가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영양공급원이 탄수화물이 되면서 대부분의 값싼 음식에 '탄수화물'이 폭탄처럼 들어갔다. 탄수화물은 나쁘고 단백질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현대 사회에서 '탄수화물'은 구하기 너무 쉽고, 단백질은 구하기 너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구하지 않으면 그것을 균형 맞추기 어렵다.
지난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의사'는 질병을 다루는 직업이지 건강을 다루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트레이너'가 건강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의지가 박약하여 얼마 진행을 하지 못했다. 다만 수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실제 운동을 하고 난 뒤부터 '우울감'이나 잡생각도 많이 줄었다. 쇼츠를 보면서 무기력하게 멍때리는 시간도 줄었다.
이정도 혜택을 받고 있다면 '살'이야, 빠지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평생 운동을 습관화하면 나중에 알아서 적정 몸무게를 찾아가겠지 싶다. 아마 2026년에는 현재 습관이 완전히 몸에 익어 지금 매일 쓰고 있는 '글'처럼 일종에 안하면 찜찜한 루틴이 되지 않을까.
요즘 삶의 만족도는 100%다.
적당히 속썩이고 많이 사랑스러운 딸
적당히 바쁘고 많이 여유로운 하루
적당한 스트레스에 꽤 괜찮은 일상
이정도면 됐다.
이정도면 만족이고 더 주어진다면 보너스다.
이런 변화가 앞으로의 미래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나에게 줄지,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