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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아이와 8번 출구 후기?_9살 아이 볼만 할까?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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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아이와 영화 나들이.



아이가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며 운을 띄운 '8번 출구'다. 지나가듯 나도 본 적이 있는게 '게임'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영화라고 했다.



'일본 공포'가 대체로 기괴하거 소름끼치는 경우가 많아서 망설여졌다. 대부분의 후기를 보면 '깜짝 놀라는 부분'이 많다거나 '기괴한 장면'이 있어서 초등 고학년도 보여주기 싫다는 글들이 많던데, 워낙 '내가 보고 싶었던 터라' 그냥 봤다.



영화관은 대체로 한산했다. 먼저 왔던 나이가 많으신 부부가 계셨고 우리 아이가 들어가져 '아저씨도 보기 무서울 영화인데 아기들이 왔네?'하셨다.


아이들도 보기 전부터 기대반, 두려움 반을 가지고 영화를 봤다. 워낙 융통성 없이 원칙을 지키는 아이들이라 '12세 관람'이라는 숫자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했다.



다만 따지고보면 아이와 영화를 보겠다고 15세, 혹은 19세 영화를 켜놓고 혼자 잠들었던 적이 많았던 터라, 그닥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19세 영화라고 이상한 영화는 아니고, '타이타닉' 중반부를 켜놓고 보다가 깜빡 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이들이 타이타닉의 내용을 끝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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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솔직한 평을 해보자면, 영화보기 전에 넷플릭스로 '600미터 폴'이던가, 하는 영화를 중후반까지 보고 갔는데, 600미터폴을 워낙 재밌게 봐서 '8번 출구'는 그닥 감명깊게 보진 못했다.



요즘 일본 영화가 핫하다고 하며 대표적으로 소개된 영화이기에 꽤 기대를 하며 봤는데, 생각보다는 지루한 부분이 많았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메시지를 주려고 했다는 시도는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영상 속 미스터리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 부족한 편이었다.



아이들이 놀라거나 무서워 하지는 않았고 '교육적으로 보면 안된다고 할만한 내용도 없었다.



되려 초2면 이 정도 영상은 부모랑 같이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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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워낙 영상 관리가 잘되어 있다. 일주일에 유튜브를 보는 시간은 1시간도 되지 않는 것 같다. 한주에 해야 할 일이 잘 마무리 된 경우 주말 중 하루에 시원하게 영상을 보는게 고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주일에 한번 영화를 보는 것은 아이에게도 아빠인 나에게도 꽤 괜찮은 나들이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나또한 영화를 매우 좋아하면서도 한주에 한편을 보는게 어렵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를 고르는게 힘들어, 차라리 보지말자는 쪽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점차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조금씩 호흡이 긴 영화라던지 살짝 성인들이 볼 만한 영화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경우가 생겼다.



교육적으로 좋고, 좋지 않고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본 바탕이 어떤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우리 아이들은 '8번출구'정도는 무난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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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 뿐만 아니라 외출을 하면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은 '책'이다. 아빠인 나부터 책을 챙긴다. 아이들은 외출 전, 책을 한권씩 챙기고 나왔는데 얘매하는 동안,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학습만화'를 아이들이 많이 보는데, 학습만화를 보다가 줄글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학습만화'보기는 '반찬성' 상태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시험'에서 문제를 틀리고오면 '보석 찾았구나'하면서 오려서 지갑에 넣어주곤 했다.



틀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던 일인데, 며칠 전에는 '아빠, 제가 오늘 학교에서 보석을 많이 찾았어요!'하면서 틀린 문제를 뭉텅이로 가지고 오기에 살짝 당황(?)하긴 했다.



'그래.. 책이나 많이 읽어라'


그런 심경으로 일단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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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긴호흡의 영화를 잘 보는 나이가 되서 그런지, 아니면 영상을 잘 안보여줘서 그런지, 이제는 2시간이 되는 영화를 그냥 앉아서 본다.



끝나고 나서는 식당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아이와 영화에 대한 줄거리를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어디까지 내용을 이해했고 이해하지 못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돌아오면서 '무서운 꿈을 꿀 것 같아'라고 하는 걸 봐서는 아이들 입장에서 성인보다는 조금더 공포스러운 영화였던 것 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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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히 식사를 하면서도 유튜브를 허락해 주었다. 물론 유튜브는 '영어 유튜브'다. 귀를 트이게 하려고 영어유튜브만 노출 시켰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효과가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완전히 이런 원칙을 없앨 생각은 없고, 기왕이면 영어로라도 봐야 '부모가 안심하겠다' 정도로 생각을 바꾸었다.


영상을 보면 영어 밖에 나오질 않아서 저절로 책을 보게 되는지, 원래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태어난건지, 아니면 정말로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집안 분위기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용하는 어휘나 이런걸 볼 때 책 제법 읽는 티가 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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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단 오늘은 신나게 아이와 데이트를 했고 내일까지 책을 들고 도서관이나 카페를 가서 신나게 놀고 또 다음 주를 맞이할 것 같다.



*오늘 아이가 보낸 메시지를 보다가 너무 웃겨서 저장해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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