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다. 침대 침구류부터 선차적으로 빨래를 돌린다. 세탁기가 '이불빨래'를 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3~4회 정도를 돌릴 예정이니 거의 반나절은 세탁기가 돌아갈 예정이다.
날씨가 좋아 두꺼운 이불도 '햇볕'에 잘 마른다. 건조기를 돌려서 말린 빨래보다 '햇볕'에 말린 빨래가 이상하게 더 뽀송한 감이 있다.
첫번째 세탁물이 돌아갈 때,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는 함께 돌아간다. 아침부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집안 곳곳에서 들린다.
본래 아이들 머리를 손수 말려줬다. 대략 3~4년간 머리를 말리는 동안 아이들이 책을 소리내어 읽도록 습관을 잡았다. 그러다 얼마 전, '스탠드형 헤어드라이기'를 샀다. 가격대가 조금 있긴한데 아이들이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아침에 기계들이 돌아가는 중, '샤워'를 마치고나면 스탠드형 '헤어 드라이기'에 머리를 두고 머리를 말린다. 소파에 앉아서 따뜻한 바람을 받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다.
소파 옆에는 회전 책장을 두었다. 왼손으로 휙하고 돌리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책들의 목록이 눈높이에 보이도록 꽂아두었다. '휘리릭'하고 한바퀴를 돌리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린의 날개'라는 소설이 보였다. 별 생각 없이 집어든다.
'재인' 출판사에서 나오느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일단 가볍고 두툼한 종이 재질이 '뚝딱 뚝딱' 하고 넘기는 재미가 있다. 추리소설은 단순 내용도 중요하지만 '넘기는 맛'이 좋아야 한다.
오전부터 세탁기는 계속 돌아갔는데 3시를 넘어서도 빨래는 마무리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온 집안을 쏘다니며 인형놀이며, 그림그리기 놀이를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밖으로 나가 놀기를 권유했다.
귀에 딱지가 앉을 것 같던 소음이 하나 둘 가라앉고, 아이들도 밖으로 나가니 소설이 딱 몰입하기 좋은 타이밍이 왔다. 한창 소설을 읽다보니 어떤 빨래는 딱 기분 좋게 말라 있다.
요즘 아이들이 '구몬'을 시작했다. 6살에 '웅진'에서 첫 학습지를 시작했다. 2년 약정이 끝나고 대략 1년 반 정도는 서점에서 직접 문제집을 사다가 함께 풀었다. 그러다 지난 8월에 '구몬'을 시작했다.
'구몬'의 특징이라면 '엄청난 반복'이다. '창의력'이나 '사고력'보다 '반복'을 통한 '숙달'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미 한참 진도를 나가서 '시시하겠는데?' 싶은 문제를 정말 질릴만큼 시킨다.
'음... 이게 맞나...' 싶다가... '이게 맞다!'로 결론 내렸다.
구몬을 하다보니 내가 사용하던 '아이패드 미니6'를 물려 주었다. 쌍둥이라 똑같이 생긴 녀석으로 하나를 더 구입했다. 그렇게 패드를 물려주고 나니, '아이패드 미니'가 꽤 나에게 유용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또 한 대를 들였다.
아이들은 '구몬'과 '윌라'를 이용하는데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한다. '구몬'은 재미있어 하는 것 같진 않고, 의무감으로 하는 듯하는데, '윌라'는 정말 미친듯 보는 것 같다.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북'도 엄청나게 활용 중이다.
최근에 아이들이 하고 있는 새로운 놀이가 있다. 바로 '소설 쓰기'다.
'부자되는책읽기'라는 나의 4번째 도서의 표지에 '아이들' 사진이 함께 찍혀 있다. 자신의 얼굴이 '책'으로 출간되고 그것이 '서점'에서 판매까지 되는 것을 보니, 아이들이 자신도 '책'을 쓰겠다고 난리다.
이후부터 메모장에 뭔가를 끄적거리더니,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한다. 무슨 소설인데?, 하고 가볍게 보려고 했더니 그 분량이, 시간을 내고 자리잡고 봐야할 분량이다. 무슨 9살 어린이 소설이 챕터1부터 시작해서 2, 3, 4... 하고 들어가고 등장인물도 너무 많다.
나중에 읽어볼께, 하고 두었다.
소설쓰기가 재미가 있는지, 며칠 전부터 '키보드'를 사달라고 조른다. 어제는 '하이마트'에 가서 직접 키감을 느껴보고 직접 키보드를 구매했다. 1~2만원 짜리 싸구려를 사주려 했건만, 아이들이 마음에 들다고 골라온 키보드들이 거의 10만원이 되는 제품들이다.
키보드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아침 책을 읽는데 아이들이 '독수리타법'으로 소설쓰기에 몰입했다.
아이들이 나중에 무슨 직업을 가질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직업을 갖더라도 '글을 쓰고 읽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육아에서 이런 바람이 꽤 과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건만 아이들이 '글'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니 더 바라는 것은 없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