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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피로를 없애는 방법_루틴의 힘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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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을 할 때, 뇌가 소비하는 인지적 에너지가 있다. 대략적으로 한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2000kcal이라고 쳤을 때, 뇌는 그의 20%에 해당되는 400kcal를 필요로한다.


이중 의사결정 기능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대략 5%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즉 의사결정을 하는데 대략 20kcal가 사용된다. 즉 하루에 20kcal를 의사결정하는데 사용하고 나면 뇌는 결정을 하는데 엄청난 피로도를 느낀다.


인간이 한 번 결정할 때 사용되는 칼로리는 0.2~0.5kcal다. 다시말해서 하루에 사용 가능한 '고품질 결정의 수'는 기껏해봐야 50개에서 100개 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동안 판단해야 할 의사결정의 갯수를 초과하면 뇌는 급속도로 판단력이 무너진다.



여기서 말하는 '의사결정'이란 어떤 것일까. 대략 이렇게 볼 수 있다.



'아침으로 무엇을 먹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지?'


'저녁으로 무엇을 먹지?'


'아침에 무엇을 입지?'


'어떤 경로로 출근을 하지?'


'어떤 업무를 먼저 처리해야 하지?'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무엇을 올려야 하지?'


'뭐라고 답장을 보내지?'


'뭐라고 말하지?'


'미뤄둔 업무는 언제 처리하지?'


'어떤 영상을 봐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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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 보이는 이런 결정은 언뜻 떠오른 것만 적어봐도 10개가 넘는다. 다시 말하지만 하루 동안 판단해야 할 의사결정의 수는 50에서 100개 밖에 되지 않는다. 인간의 결정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와 '중대한 사업상의 결정'의 의미를 구분하지 않는다.


둘 다 '전두엽'에서 처리하며 동일한 에너지 자원을 사용한다. 뇌는 중요도와 무게감을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이는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연구에서 결론이 명확하게 나온 사항이다.


뇌의 입장에서 '사업상 중대한 결정'과 '아침 메뉴 선택'은 모두 동일한 '결정 행동'이다.



어떤 결정은 '할까, 말까'를 고민한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할까, 말까'하고 망설인다. 동일한 선택지를 몇 번이고 재고하며 결정하면 형식상 하나의 선택을 하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2번, 3번.. 4번을 사용하는 바와 같다.



고로 '루틴'이 명확하지 않으면 '뇌'는 쉽게 피로하고, 아침에 먹을 '메뉴', 입고나갈 '옷' 따위를 고르는데 수십개의 결정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왜 스님들은 같은 옷만 입고 있는가, 왜 학생들에게는 교복을 의무화하게 하고, 왜 어떤 CEO는 같은 옷, 같은 식사 메뉴, 같은 일상 루틴을 지키고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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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던 날, '검은색 목티'가 아니라, '흰티'를 입어볼까,를 한번 고민했다면 아마 그 결정피로는 중대한 결정의 변화를 일으켰을지 모른다. 예시는 비약이 분명하지만 과거의 미래는 알 수 없음으로 거짓이라 단정하기도 힘들다.



고로



눈을 뜨면 자동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 해야 할 일이 끝나면 다음하는 일이 정해져 있어야 하고, 그것이 끝났을 때, 다음 해야 할 일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결정'이 아니라 '행동'에 집중하다가 소중한 50~100개의 현명한 결정을 정확히 적확한 타이밍에 내리 꽂아야 한다.



아이의 학업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소득'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삶'이고 자신의 경제적 소득을 결정하는 것 또한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삶' 속에서 내리는 현명한 판단의 결과물이다.



즉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하는지.



그것은 눈을 뜨는 순간 모두 결정되어 있어야 하며, 한번 결정한 내용이 될 수 있으면 '루틴'이 되어 두번 다시 고민한 필요가 없어야 한다. 하루에 100개의 결정은 1년에 36,500번일 뿐이고 평생 3,000,000번 뿐이다.


결정의 자유가 무한인 것 처럼 보이지만 기껏해봐야 300만에 그치고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이미 '쓸데 없는 것'을 결정하는데 사용해 버렸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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