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내가 너를_너를 아끼며 살아라中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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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감성없지만 밀리의 서재로 '시'를 읽는 중이다.



'시'라고 하면 종이를 넘기면서 느껴지는 '아날로그'가 제격인데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너를 아끼며 살아라' 라는 시집에 '내가 너를'이라는 시가 있다.



내가 너를_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시를 읽다가 '육성'으로 감탄사가 나오는 경우는 많이 없지만 역시나 감성 없이 '택시' 안에서 읽던 시 구절에 육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 달라는 것이 보통의 마음이거늘...


너는 몰라도 된다,라니...


어쩐지 그 마음을 문자로 접하니 '관계'를 초월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렇지...


보통은 '좋아한다'는 감정은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것이다. 나무를 좋아할 수 있고 산을 좋아할 수 있고 나박김치를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은가.



어째서 '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사람'에 대입하면 '상호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상대가 나를 좋아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감사해야 할 일'이지 않은가.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나는 그것이 있음으로 행복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그것의 존재만으로도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어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의 감정만큼 충족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반대극을 여실하게 들어내고 미움으로 되갚는가..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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