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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27. 2021

[경제] 탈핵의 근거는 무엇인가?_한국탈핵

 원전이 우리나라 이슈가 된 것을 얼마 전이다. 물론 원자력 발전소의 음과 양에 대해서 그간 꾸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처럼 표면 위로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는 정치적 이슈가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11년부터다. 후쿠시마의 이름은 쓰나미 지진 피해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났던 안타까운 소도시에서 전 지구적 재앙의 시초인 원전사고 지점이 됐다. 그 뒤로 곧 지구가 종말이나 할 것처럼 떠들던 네티즌들과 언론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뒤로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간 꽤 많은 한류 연예인들이 일본을 방문하였고 최근 한일 관계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직전까지는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수는 역대급으로 많았다.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뭐 어떻겠느냐라는 심리가 대중에 퍼지면서 고등어나 명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많은 사람들도 이젠 모두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사건이 터지던 시기, 나는 뉴질랜드에 있었다. 지금 내 노트북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TV에서 일본에 관한 뉴스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인터넷이 비싼 탓에 가끔 올라오는 텍스트 정도로 한국에서 올라오는 글을 확인할 뿐, 현지에서 일본과 한국의 상황을 뉴스로 전달받는 일은 실시간으로 재난 영화를 지켜보는 일과도 같았다. 전 지구적으로 핵폭탄이 터진다고 하더라도 가장 뒤늦게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될 나라 중 하나로 뉴질랜드가 꼽힌다. 인도와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전 지구를 뒤덮는 동안 지구 상 유일하게 중국발 미세먼지가 도달하지 않는 나라도 뉴질랜드였다. 그런 곳에서 제3의 눈으로 한국과 일본을 지켜보는 일은 오묘했다. 난생처음 들어보던 멜트스루, 멜트 다운 등의 용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팔, 다리가 세 개가 달린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라는 인터넷 유머는 더 이상 웃음이 나질 않았다. 방사능과 관련된 재앙은 체르노빌을 제외하고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한 종류의 재난이다. 우리는 어떤 위험이 있는지 역사가 증명해주지 않는다면 학습할 방법이 없다.


 김익중 교수 님을 알게 된 것은 그 재난이 일어나고 한참이나 지난 뒤였다. 평소 일본에 관심이 많던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일본에 대한 이모저모를 확인하고 있었다. 내가 일본에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다름 아닌 '경제'분야다. 일본의 경제는 참으로 재밌다. 아베노믹스로 일본의 경제가 회생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떠들어도 나는 결코 그 말에 동조할 수 없었다. 일본은 상상을 초월하는 내채를 가진 나라다. IMF 당시 대한민국이나, 국가 부도의 그리스의 외채와 같이 단 한 번의 흔들림으로 국가 경제가 충격을 받지는 않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내체는 단 번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으키거나 전쟁 정도의 이슈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처럼 뜨뜻미지근하게 조금씩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때는 일본의 경제가 드디어 부흥을 시작하며 과거 일본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사가 언론으로 통해 나오기 시작했고 되려 경제규모가 작은 대한민국이 일본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무렵이었다.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던 나는 이모저모 일본이 내용을 확인하다가 일본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일본은 매달 국민의 인구를 통계청에 올린다. 인구 통계에 관해서는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통계청에서 일본 국민의 인구는 비 자연스러운 감소를 하는 것이 보였다. 물론 자연 감소라는 부분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인구가 감소할 시기가 되어 감소했다고 하기에 그 기울기의 가파름이 워낙 심했다. 지난 10년 간 일본의 인구수는 200만 명이 감소했다. 결코 자연 감소가 아니라는 사실은 어느 누가 들여다 보아도 알 수 있다. 도대체 어째서 일본의 인구는 이토록 빠르게 감소하는 것일까.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증가한 질병에 관한 자료를 후쿠시마 의과 대학이 발표했었다. 이에는 2010년 대비, 2012년 소장암이 400%가 증가했고, 뇌출혈은 300%가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조산/저체중 출산이 166%로 증가했고 심지어 후쿠시마 주변은 사산율이 12.9%나 된다. 100명의 아이가 생기고 13명이 죽는 것이 결코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다가 김익중 교수님의 글과 강연을 보게 되었다. 이에 탈원전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원전 밀집도는 우리는 세계 최강 수준이다. 북한과 현실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가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원자력 발전소 서너 개만 터져도 국가적 존폐가 결정되는 상황에 사실상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원전을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다. 다른 대체 방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은 후에 단계별로 점차 원전 수를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무조건 탈원전해야 한다고 무턱대고 주장할 수많은 없다. 우리는 덕분에 가정용 전기 요금이 kWh당 8.02펜스(약 116원)로 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OECD로부터 개선 권고를 받은 나라이기도하다.


 무차별적으로 지어낸 원전으로 우리는 기름 한 방울 없이 에너지 강국이 되었다. 나름의 뛰어난 수자원 관리로 집중호우 기간에 쏟아지는 강수량을 잘 조절하여 수자원 또한 풍부한 국가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수도요금 또한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낮은 국가이다. 전기세와 수도세 또한 통신요금까지 이처럼 자원 없는 땅에서 자원 강국으로 올라서는 데는 그 기반에 '원전'이 있다. 그것으로 우리는 분명한 혜택을 보았고 지금도 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클린 에너지를 선도할 선도국이 되었다. 원전 사고란 사고가 없을 때는 그 무엇보다 깨끗하고 안전하지만 단 한 번의 사고로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 김익중 교수 님은 실제로 '의학자'이시다. 하지만 대외적인 활동은 대부분 탈핵에 관한 운동을 하고 있다. 나는 이런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분명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 어떤 이슈던 정치적으로 이슈가 된다는 것은 그것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양측이 분명히 대등할 때 일어난다. 우리는 그 누구도 야간통금제도에 관해 문제 삼지 않는다. 이처럼 한쪽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견이 몰아져 있을 때는 보편적 가치관의 잣대가 성립된다. 하지만 아직도 뜨거운 이슈에는 양쪽의 이야기는 분명하게 둘 다 설득력이 있다. 이런 시기에는 조용히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자기 판단과 가치관을 확장시키며 결정적인 이슈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 내용을 인지하는 것은 분명하게 중요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니까... 참고로 나는 아직도 이 문제에 정확한 판단은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학자와 사회운동가로써 김익중 교수 님에 대한 분명한 팬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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