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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r 30. 2021

[일상] 미세먼지 제주는위험 수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소도 없는데 제주의 미세먼지 오염 정도가 917이다. 서울의 거의 3배가 되고 전국에서 가장 나쁜 수준을 넘어 독보적이다. 청정 제주라는 말이 무색하다. 며칠 전 제주의 공기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고 나서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럽다. 초미세 먼지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가장 좋은 곳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황 사또 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장 낮은 수치의 지역과 비교했을 때 10 배이 상이 차이가 난다. 창문을 조금도 열지 않은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는 빨간색 라이트를 뿜으며 세차게 돌아간다. 목이 아프다. 자동차 유리는 뿌옇다.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처럼 공기는 매우 탁하다. 오늘의 황사는 11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이는 평소의 20배가 넘는 미세먼지를 만들어 낸단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이런 수치를 확인할 기술이 부족해서였을까? 황사로 인해 학교 실외 수업 금지령이 내려진 적이 없었는다. 오늘은 유난히 심했는지 학교에서도 기타 기관들에서도 실외 활동 자제령이 내려졌다.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자연재해가 일상화돼도 무언가 무덤덤해진 듯하다. 이런 자연재해는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화상통화로 상대와 얼굴을 보며 대화한다는 상상만큼이나 공상적인 일들이 무섭게 일어난다. 최근에 읽었던 '2050 거주불능 지구'의 탓일까? 끓는 실험관 속 개구리처럼 우리는 최악, 최고, 역대급이라는 말에 무뎌졌다. 중국발 황사는 사실 우리가 중국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중국에서 만들어내는 제조품들은 중국인들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중국에게 책임을 촉구하지만 사실 중국발 황사는 글로벌적인 문제다. 우리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 우연하게 봤던 위성사진에서 이런 지구적 황사 혹은 미세먼지에 자유로운 나라는 전 세계에서 뉴질랜드가 유일했다. 깨끗하다던 스위스나 이탈리아 등의 나라에도 중국의 먼지는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자전으로 일어나는 편서풍 덕분에 우리는 가장 가깝지만 후쿠시마의 방사능 누출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방사능과 황사. 어떤 걸 굳이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참 지리적으로 우리는 역사적으로 자연적으로 수난이 많기도 하다. 따지고 보자면 1년 전부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더해 우리는 무언가 지구가 보내는 막바지 신호를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벌써 3월이다. 어쩌면 이제 곧 올여름은 역대급 무더위가 될 테고, 태풍 피해는 역대급 태풍이 들어닥칠 것이다. 아마 우리는 매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라는 수식어를 진부한 형용사쯤으로 받아들이고 시원한 에어컨을 가동할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여름 철에 에어컨이 없으면 덥긴 했지만 작은 선풍기 하나로 온 가족이 더위를 보냈고 밖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요즘 무더위는 정말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알맞은 듯하다. 여차 하면 앞이 까매지는 무더 위에서 단 1시간도 에어컨 없이는 살기 힘든 하루도 있다. 뉴스에서는 전봇대를 다른 공간으로 옮겨 놓는 태풍 따위는 우습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이런 날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며, 그들이 내 나이가 됐을 때는 지금의 오늘을 좋았던 시절로 그리워할까? 그렇다면 그때는 얼마나 절망적인 수준의 재앙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봄이면 황사, 여름이면 태풍과 무더위, 가을이면 산불, 겨울이면 강추위와 전염병. 이렇게 극단적인 날들은 분명하게 어느 순간에 와서는 농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주 서서히 농산물의 가격이 올라가면 생필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인구가 감소하면 우리가 SF영화에서 보던 인류 종말이 일어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을까? 해마다 1만 명씩 자살하는 나라. 이런 자살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이다. 자살 사망자의 98%가 정신문제가 있었다는 연구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심리는 육체보다 더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을 입증한다. 

 자살문제는 이혼율과 알코올 소비량에 비례한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는데, 세계적으로 보자면 봄부터 여름까지 일조량이 긴 시기에 자살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보통 여름에 자살을 많이 하는데 정확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따지고 봐야 할 문제지만, 계절과 날씨는 분명 우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작년에 읽었던 책에서 인간의 역사를 기후의 변화를 상대로 연결하여 설명하는 책이 있었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는 봄이 되면 새싹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낙엽을 지고 떨어지 듯, 한낱 기후에 따라 피고 지는 근화 일일 찰나의 삶을 살다 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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