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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pr 03. 2021

[경제] 돈은 좋다_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돈은 좋은 것이다. 동양국가에서 터부시 되는 '돈이 좋다'는 말은 이제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녀도 괜찮은 듯하다. 돈은 좋은 것이다. 이상하게도 동양에서는 '돈 받지 않고 하는 일'을 선행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대가 없는 선행이 좋은 것이라는 것은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돈은 제공받은 재화나 서비스의 감사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결코, 그에 대한 대가가 쌓여 있지 않다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 '공짜'를 강요하던 '열정 페이'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누구에게도 손해 보기를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호주머니를 열어 상대에게 '돈'을 내어 놓는다는 것은 자신이 손해보다 이득이 많다고 판단됐을 때만 이루어진다. 부는 곧 악인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는 어쩌면 오래된 유교적 관습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그렇게 돈 없는 선행으로 돌아간다면 이상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경찰이나 소방관분들께 도움을 받고도 '다 본인들도 월급 받고 하는 일이니 고마워할 거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지탄받아야 할 발언이다. 경제 거래는 필요한 도움에 대해 정당한 거래 대가를 지불하면서 이루어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쉽고 빠르게 제공한다는 것은 '선'에 속한다.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부정한 것'이라는 '돈'의 인식에 대해 이 책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미로 부자들은 '대가를 지불받은 선행'을 제공한 샘이다. 곧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은 '무가치의 삶'보다는 무엇이라도 제공받고 무언가를 했던 행위가 고귀하다.

 즉,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대가를 받고 더 많은 선행을 할 수 있도록 '부자 되기'를 권장해야 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삼성전자의 핸드폰으로 많은 일들을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고마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 '다 지들이 돈 벌려고 하는 일인데...'라는 생각은 올바르지 못하다. 예전에 참 특이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식당에서 음식은 내어 주시는 식당 직원분께 '감사합니다.'라고 습관적으로 말을 하자, 앞에 앉아 있던 일행이 '우리가 돈을 내고 음식을 먹은 건데 감사할 건 뭐야?'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사실 돈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 모두가 돈을 좋아하지만 사실 우리는 진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돈을 내어 놓는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 주고, 집을 사기 위해 통장에 쌓아 둔 돈을 내어 놓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머리를 자르는 서비스이고 살아갈 '집'인 샘이다. 돈의 가치는 우리가 얻으려는 것에 비하면 아무런 가치가 있지 않다. 그런 내가 필요한 것보다 가치가 없는 종 이조 가리를 받아가고 서비스를 내어놓는 이들의 선행에 분명 감사함이 있어야 한다. 

 

 책에는 꽤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있다. 특히 판매자로써 마케팅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내용도 담고 있다. 그리고 돈의 긍정적이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고르 적어 균형 있게 돈이 담은 심리학을 이야기한다. 스티브 잡스는 '쉼 없이 돈을 좇는 것은 그 사람을 탐욕스럽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늘어나는 카드값과 비어있는 계좌를 확인하는 인색함은 부자보다 반대쪽에서 많이 일어난다. 2010년 스페인 UPI 대학교 쿠아드박 교수의 연구진이 '돈이 사람을 재미없는 사람으로 만드는가'의 주제를 연구했고 실제로 돈과 유쾌함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또한 영국의 유명 심리학자 폴 웨블리는 돈이 마약과도 같지만 동시에 치료약과도 같다모 말하며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진통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실 돈이 좋은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이란 일종의 사회가 만들어 낸 일종의 상상 물이다. 이런 관념적인 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풍요'다.

 동양철학의 대표로 음양오행이 있다. 모든 것에는 음과 양이 있다는 것이고 풍요의 반대쪽에는 빈곤이 있다. 그 누구도 이 두 가지에서 빈곤이 '양'을 뜻한다고 하진 않을 것이다. 긍정과 부정, 풍요와 빈곤, 겉과 속, 위와 아래. 우리는 보이지 않는 '풍요'를 '돈'이라는 가시적인 매체로 변경했을 뿐이다. 물질적 풍요로움은 자유를 준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행복한 일 중 80%는 돈과 별다른 관계가 없지만, 비극의 80%는 돈 때문에 일어난다. 그만큼 돈이란 지나치게 많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빈곤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한다. 돈은 사회를 움직이는 혈액과 같아서 사회 이곳과 저곳을 돌아다니며 활력을 준다. 예전에 읽었던 사이토 히토리 저자의 '부자의 행동습관'을 보면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사는 지혜와 연결되어 있다. 사실 그런 철학이 돈을 벌기 위해 쓰인다기보다 그런 것들이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 옮겨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사이토 히토리는 지갑 속에 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 이 책에서도 깨끗한 지폐와 더러운 지폐 모두 사람의 탐욕과 이기심에 다른 영향을 준다 말했다. 좋은 지갑을 사용하거나 지갑 속 돈을 같은 방향으로 잘 정리하는 행위 모두 사실은 삶을 대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예전에 한참 차고 남을 돈이 통장에 있을 때는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지출을 할 때 빚이 있을 때는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참 신통방통하게도 나는 한 달 평균 비슷한 돈을 사용했지만,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통장 혹은 신용상의 수치가 나의 자존심과 성격, 성향을 결정시켰다. 어차피 월 100만 원을 쓴다고 할 때, 통장 잔고가 100억이 있을 때와 빚이 1억 쯤 있을 때는 분명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상 돈은 심리를 담고 있는 듯하다. 내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흔히 잠재의식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것들은 분명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준다. 스스로 내성적이고 자존심이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자신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면 자신감이 차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가 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세속적인 개발을 떠나 스스로 내적 계발을 하는 셈일 거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농장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겨울철에만 판매 중이기는 하지만, 이는 수 권의 독서를 하는 것보다 더 큰 자신이 된다. 돈에 얽혀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미묘한 신경 전을 포함하여 다양한 심리학을 활용해 볼 수도 있고 여러 경제활동을 통해 물질적 풍요도 생겨난다. 사회가 돌아가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뉴질랜드에서 매장 물품을 판매할 때가 기억이 난다. 20개가 들어 있는 나무집게를 주문실수로 많이 구매했던 적이 있는데 재고가 많아 쳐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때 나무집게는 1불에 팔았을 다. 사람들은 그때 비싸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 20개를 모두 뜯어 개당 10센트에 팔았더니 재고를 모두 처리하고도 물량이 모자랐던 기억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10불과 9.99불이 같은 금액이다. 그런 이유로 10불짜리를 10불로 팔 때와 9.99불로 팔 때 판매율이 낮았다.

 이를 연구하고 공부하고 이용해 보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곧 많은 사람들이 니즈를 찾기 위해 이타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밖에도 반지나 귀걸이 등도 2불에 팔 때 보다 20불에 팔 때 더 많이 팔리는 희한한 경험들도 얻을 수가 있었다. 이 책은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라는 활용서는 아니다. 다만 돈이 가지고 있는 심리학적인 요소들과 또한 여러 실험들에 대해서 기술해 놓았다.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돈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책을 읽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풍족한 생활도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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