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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pr 18. 2021

[소설] 일본 판타지 _날씨의 아이

 윌라 오디오북으로 읽은 책이다. 윌라는 대체 불가능한 오디오북 플랫폼이지만 책을 정말 좋아하는 1인으로써 정말 고치고 싶은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다 읽은 책의 표지를 다운하거나 스크린숏을 찍을 수가 없다. 최소 이처럼 오디오 북으로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자신의 리뷰를 올림으로서 얻게 되는 홍보효과도 분명 있을 텐데, 스크린숏 촬영 불가능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정책이다. 결국 네이버에 나오는 대표 사진으로 이렇게 찍어서 올려야 가능하다. 둘째로 직관적이지 않은 조작 기능이다. 가령 1.5배의 속도로 듣다가 1.0배로 속도를 낮추고 싶을 때면, 속도 버튼을 단계별로 올려서 2.0배까지 올린 후 한 바퀴를 돌아야 가능하다. 그러는 사이에 책의 몰입은 분명 떨어진다. 차라리 음향 조절처럼 손으로 밀어 올리고 내리면서 속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재생기간 동안에 목차와 플레이다. 내가 어디까지 읽었는지 확인하려고 들어가다 보면 여차 저차 실수로 잘못 터치가 되어 난데없는 목차 페이지를 누르는 대형참사가 적지 않게 일어나는데, 그럴 때면 이 곳 저곳을 눌러가며 다 들어보고 어디까지 들었는지 맞춰야 한다.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메모 기능이다. 소설이면 그나마 낫지만 인문학이나 역사책을 들을 때는 모서리를 접거나 형광팬으로 밑줄을 긋으며 읽고 또한 메모를 하며 읽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오디오 북은 그냥 넘어가야 한다. 또한 어느 부분이 좋았다고 표시할 수도 없다. 내가 기능을 못 찾아서 그런지 어쩐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것은 윌라만 갖고 있는 단점이 아니다. 아마존이나 기타 다른 플랫폼에서도 있는 기능이 아니다. 하지만 꼭 누군가를 쫒아가는 포지션이 아니라 선두로 앞 장 서서 나갈 수 있는 포지션이 될 수도 있는데 무언가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위젯이 하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점을 열거했지만 장점도 어마 어마하다. 특히 내가 읽은 '날씨의 아이'의 경우 성우 님들이 대역을 맡아 생동감 있는 연기를 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효과음이나 간간히 음악도 나온다. 몰입은 분명 엄청나다.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를 이동할 때, 오디오 북을 틀어 놓고 간다면 엄청나게 좋다. 어느 기기로 틀어도 최근 읽었던 부분부터 바로 재생이 되는 연동성도 엄청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은 어떻게 보자면 영업력이다. 그 어디서도 이북으로도 나오지 않은 책들을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가 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한 편이라,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는 좋은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예전부터 '너의 이름은...'이라는 애니메이션의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다. 사실 소설이 나와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채고 오디오북으로 들은 뒤,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내 친한 친구 중 하나는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을 너무 인상 깊게 봐서 수 번을 돌려봤다고 한다. 나 또한 그 작품을 재밌게 보긴 했다. 하지만 여러 번 돌려 볼 만큼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 소설은 어쩌면 '너의 이름은...'과 비슷한 '일본식 판타지물'같은 느낌이 있다. 다만 '너의 이름은...'은 판타지물이라기보다 SF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이 소설은 판타지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날씨를 조절하는 소녀에 대한 내용이라... 충분히 흥미가 있는 내용이지만, 일본 특유의 일본스러운 표현과 전개를 재밌어 하기에 내가 나이가 많이 들었나 보다. 어렸을 때는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엄청 많이 돌려봤다. 그 외 비슷한 애니메이션도 몇 개를 감동적으로 본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무덤덤 해졌다.

 책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그는 바로 하늘의 생명에 관련한 내용인데, 가령 우리가 바다나 땅에 사는 생명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하늘이라고 부르는 대기권에도 생태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설득은 분명 말이 안 되면서도 '그럴 수 있겠지...' 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책은 총기 소지, 가출, 사업 등 순수하지 않은 소재들이 등장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신비롭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일 것 같지만, 노동착취나 가출, 총기 소지, 폭력과 같은 내용이 나오면서 순수하다고 하기도 묘하고, 그렇다고 폭력적이다라고 말하기도 묘한 내용이다. 소설의 독후감에서 소설의 내용을 교묘히 피해 가며 리뷰를 작성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디오북으로 이 책을 읽었지만 애니메이션을 한 차례 더 봐야 할 것 같다. 정확히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이 어떤 것인지 한 번 더 살펴볼 필요는 있는 듯하다. 스스로가 대중을 위한 희생량이 되어버리는 한 소녀의 순수한 이야기다. 확실히 일본스러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릴 듯한데, 아마 일본풍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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