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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Apr 20. 2021

[미래_원서] 낙천주의자 부자의 시선으로 본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독후감

 4주 전, '2050 거주 불능 지구'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구매하고 난 뒤, 어느 정도 후에 '빌 게이츠'가 비슷한 류의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빌 게이츠'이다. 돈이 많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사실상 많은 부분에서 닮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그의 습관 중 블로그에 독후감을 포스팅하는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어보질 않을 이유가 없다. '2050 거주 불능 지구'라는 글의 포스팅을 올리고 한 분께서도 내가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고 댓글을 달아주셨다. 구미가 당겼다. 원래 웬만하면 종이책을 소장하려고 하지만 호기심과 관심이 왕성할 때, 바로 읽어야 집중력과 흥미가 끊기지 않는다는 철학이 더 앞섰다. 몇 주 전에 샀던 킨들 오아시스를 들었다. 바로 오디오북을 포함하여 결제를 완료했다. 원작자가 사용했을 어휘와 생각을 중계자 없이 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원서를 골랐다.

 이 책은 내가 읽었던 '2050 거주 불능 지구'와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책의 평점은 네이버 기준으로 9점을 훌쩍 넘었다. 이 책이 나쁘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빌 게이츠 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은 의미한다. 평소 빌 게이츠의 생각과 같이 '낙관론적'이다. 그가 좋아하는 책인 '팩트 풀니스'처럼 세상의 좋은 면(Bright side)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한다. 그가 말하는 바는 반드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다. 전기차를 이용한다거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전자 제품을 이용한다 던 지, 고기를 적게 먹는다는 등의 제안을 한다. 환경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그다지 새로운 제안은 있지 않다. 다만 '빌 게이츠의 글'이라는 상징성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가 제안하는 바에 의하면 분명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이는 안타깝게도 실행되지 못할 걸 알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남기게 했다. 기후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고기를 먹자는 제안에도 상당한 근거가 제시됐다. 하지만 인간이란 자신의 폐가 녹아가는 줄 알면서도 한 모금의 담배를 들이마시는 법이다.

 언제 다가올지 모를 기후 재앙을 준비하기 위해 전 인류가 합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으로 플라스틱 재사용이나 에너지 효율이 좋은 제품 이용하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사업가이자 엔지니어적인 시각으로도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들을 설명했다. 그가 하는 말은 구구절절이 맞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냉철하게 따지고 보자면 '지나친 인구'다. 지구의 입장에서는 인구가 꾸준하게 늘어나며 효율 좋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과감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한 명의 인간이라도 덜 태어나는 것이 지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이번 세기가 중반쯤 지날 시점으로 인류는 100억 명을 돌파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류 감축에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우리 가족, 우리 마을, 우리 시, 우리나라의 인구 감축을 열렬하게 환영하는 사람은 없다. 파리 협약을 탈퇴한 미국을 욕하는 유럽은 따지고 보자면 인구 부양을 위해 꾸준한 정책을 발의한다. 

 책은 분명 좋은 책이고 충분히 낭만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씁쓸하게 생각했다. 당장 그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SNS에 올린 인증사 진들을 보자면 재사용 불가능한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 혹은 디젤차와 맛있는 스테이크가 함께 찍혀 있다. 인간은 원래 그렇다. 당장 나부터 바뀐다면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해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맞고 있는 재앙이 코로나 19와 같은 형태로 돌아온다. 인공 고기를 먹어라. 전기차를 구매하라. 집안 배 출령을 감축하라. 청정 전기를 신청하라. 공직에 출마하라. 지방정부에 신경 써라. 전화를 걸고 편지를 작성하고 회의에 참석하라. 모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앞으로 40년 늘어날 인구의 대부분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남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다. 그들에게 전기차를 타거나, 인공 고기를 먹으라는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일본의 유권자 과반수인 56%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10% 가까이 되는 사람들은 모르겠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들은 해양 방류 전 다핵종 제거설비로 여과한 처리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하여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의 농도로 희석한다고 한다. 우리가 방출하는 탄소배출을 기존 대기로 희석하여 방출한다고 하면 탄소배출은 용인이 될까? 일본 내부에서 새운 국가 기준치가 태평양의 생태계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라는 충분한 이웃국가에 설득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원전 확대를 주장한다. 우리는 기후 재앙을 맞이하기 전, 방사능 재앙을 맞이 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 대목에서 김상욱 교수의 말이 생각이 난다. 방법은 없다. 혹은 하나가 있다. '더 좋은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아니다. 안 써야 한다.' 어쩌면 '빌 게이츠'라는 우리 사회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의 글이기 때문에 아무도 이 책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의 말은 구구절절 옳은 말이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라고 하는 의견을 살짝 남겨본다. 

* 책은 충분히 좋은 책이며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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