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의 결은 어떻게 다른가. 완독하고 책의 마지막 뚜껑을 덮으며 가격표를 확인한다. '18,000원...' 완전한 불공정 거래구나. 더군다나 이 책은 지난 번, '황준연 작가 님께 선물 받은 책이다. 책의 매력은 이런 데 있다. 합법적이고 권장하는 불공정거래다. 빌 게이츠의 글이나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의 글을 읽으면서도 우리는 비슷한 값어치를 낸다. 평생 한 번 만날지 말지도 모를 성공한 사람들의 생각을 이렇게 훔쳐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 책에서 '유광선 작가 님'의 생각을 훔쳤다. 그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사업가'이기도 하다. 책은 '너도 부자가 될 수 있어'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경험을 했고, 이런 생각을 했다.'로 전개한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를 보면 이름만 보고도 '투자기피대상'을 구별할 수 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이다. 도통,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 알파벳의 조합인 회사, 가령 AMC(가칭)이나 아이알에스(가칭)와 같은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들은 높은 확률로 흔히 말하는 '핫'한 사업에 모두 걸쳐 있다. 그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를 다시 말하자면 그런 회사들은 '블록체인', '제약', '사우디국영석유사' 등 잘 모르지만 매혹적일 것 같은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유상증자나 공시불이행 등 신임할 수 없는 회사들은 제 아무리 3일, 4일 상한가를 기록한다고 해도, 나 개인적으로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종목은 '삼양통상'처럼 지루해 보이는 사업을 하는 피혁회사나 '강원랜드'처럼 독점 사업을 진행하면서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다.
'유광선 작가'의 본업인 사업은 종목과 명칭 그리고 철학까지 굉장히 현실적이다. 가끔, 값비싼 슈퍼카나 명품을 자랑하며 '너도 나처럼 될 수 있어!'를 시현하는 가짜들은 혹세무민하여 욕심많고 순진한 다수의 돈을 노린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의 글을 18,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감사한 일이다. 그의 철학은 배울게 많고 또한 어느정도 나의 철학과도 닿아 있다. 그가 문어발 식으로 확장한다고 비난받던 사업들처럼 나 또한, 한 가지 일에 전념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글을 쓰며 작가 활동을 하고 농사 짓기와 '농산물' 판매, 수출, 강의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인 활동을 하며 서로가 상호 상생작용을 통해 발전 할 수 있는 길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한 분야에 전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훨씬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10년을 해외에서 보내며 신생으로 창업한 회사에 초기멤버로 들어 간 적이 있다. 매장 수를 확장시키며 성장하는 중견기업의 성장과정을 모두 들여다보며 첫 사회생활을 했다. 첫 사회생활 치고 엄청난 경험과 대우를 받고 일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는 분수에 맞지 않는 외제차 관련 회사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했다. 다시금 제주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며 '초년강사'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대우를 받았다. 시작부터 비율제로 계약하여 적은 학생을 데리고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강사로써 좋게 봐주어 인기강사 대우를 받았다. 무대뽀식 성격으로 아무 연고 없이, 구글에서 검색한 한 과일 수입 업체와 연결이 되어, 성공적인 싱가포르 수출도 성사했다. 이런 여러가지 경험은 사실상 현재에서 가치가 증명된다. 지금에 있어서는 그 많은 경험이 모두 쓰였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렇다고 말한다. 나의 첫 책이었던 '앞으로 더 잘될거야' 처럼 나는 내 인생에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비록 이것이 과대망상증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하루 하루 나아감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는다. 아마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젊은 시대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고 믿는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가치로 재해석된다는 말은 분명히 억울하고 냉정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진실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산 속 초년작가의 글 보다, 그저 인지도가 높은 사업가인 '정주영 회장'의 글의 훨씬 더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어쨌건 글이나 이미지는 현대에서 상품화되어 수요 공급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다. 좋은 글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는 글이며, 화려하고 기술적인 글이 아니다. 나는 꽤 많은 글들을 쓰고 있다. 내 글이 더 가치 있는 글이 되기 위해선 그 가치의 증명을 '글'로만 해서는 안된다. 실제 현실에서 두 발로 뛰고 움직이며 나 라는 사람의 '실물가치'를 향상 시켜야 한다. 그것이 내 글들의 가치가 향상되는 일이다.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거울을 바꿀 것이 아니라, 거울이 빚추고 있는 스스로를 가꿔야 한다. 삶은 불평 불만할수록 어둡고 더럽고 치사한 곳이고, 기회를 찾을수록 기적과 같고 아름다운 곳이니까.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Want, Imagine, Learn, Declare 그리고 Share는 책을 덮으면서 가슴에 새겨야겠다. 이처럼 완독 후 가격을 확인하는 행위가 어쩌면 내가 책에 맹신할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