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흑역사_독후감
사람들은 진실보다 흥미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이는 법이다. 진실한 사람보다 흥미로운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진실한 이야기보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는다. '어제 하루, A씨는 무탈했다. 점심식사로 김치찌개를 먹었으며 오후에는 영화 한 편을 봤다.'라는 진실보다, '어제 하루, A씨는 단, 하루만에 30억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올렸다.'라는 거짓이 더 흥미롭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집중되는 법이다. 가끔 우리는 스타 강사들이나 연예인들이 '진실성'의 이슈로 몰락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것은 '거짓'이거나 '허풍'의 힘이 강하다. '거짓'과 '허풍'은 사회 통념상 '악'에 속하지만, 면밀하게 따져보자면 이순신 장군이 적에게 아군의 수를 부풀리기 위해 사용했다는 여러 전술처럼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거짓말에 능통하며 이는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력과 부를 창출해내는 전략의 도구로 거짓말은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 것을 모두 '악'으로 규정할 경우,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여러 통념은 무너진다.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속이는 부모나 걱정하는 친구에게 걱정말라는 친구의 말 또한 거짓이며, 언제 한 번 술한잔 하자는 지인의 말도 모두 거짓이다. 이런 거짓을 사람들은 착한 거짓이라고 말하지만, 착하고 착하지 않고는 주관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모든 거짓이 '나쁘다'라고 규정할 수만은 없다.
어린시절 사촌들과 '부루마블' 게임을 하면 항상 내가 이기는 쪽으려 결론이 나왔다. 게임 중반부 부터 나는 '은행'보다 더 많은 돈을 얻게 되고 주사위의 일정 숫자가 나오면 돈을 준다는 이벤트를 만들어 게임의 규칙을 바꾸곤 했다.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일종의 규칙을 알게 됐다. 게임을 하다보면 사람들은 종종 실수나 허풍을 하기도하고 고의성이 있기도하고 없기도한 거짓을 말하기도 한다. 이 빈도는 대게 비슷한데, 그들이 사용하는 거짓말은 그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만큼 커다랗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모든 플레이어 모두가 한 번 이상의 거짓을 말 할 때, 사용가능한 거짓의 티켓을 중요한 시기에 쓰는 단 한 번의 행위만으로 그 게임의 최고 부자가 될 수 있다. 10번의 '턴' 중에는 아주 중요한 1번의 '턴'이 있으며, 중요한 '턴'에서의 적절한 '거짓'은 이후 거의 대부분의 게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여기서 거짓은 '남을 속이거나', '부당한 행위'라기보다 게임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심리적 전략인 경우가 많으니, 너무 부도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믿는다.
모두가 정직하다고 착각하는 세상에 수많은 거짓이 존재하고 허풍이 존재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허풍'의 아이콘으로 그가 말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허풍'과 '거짓'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그 거짓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 냄으로 거짓을 진실로 바꾸는 힘을 가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짓의 빈도는 충분히 많다. 다만 그 목적이 다를 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사용한다. 울고 보채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홍콩할매귀신'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면접자리에서 자신을 과대포장하며 면접관의 관심을 받으려 하기도 한다. 상품을 판매할 때는 '정확하지도 않은', '이 가격 어디서 보기 힘듭니다'라는 말을 내뱉기도 하고, '차가 막혀서 지각 했습니다'라는 직장인의 변명도 그냥 저냥 들어줄 만하다. 이들이 사용하는 거짓의 방향이 분산되고 잦기 때문에 그들은 거짓으로 얻어내는 결과값에 만족하지 못한다. 다만, 성공한 이들의 다수의 진실과 단 한번의 적절한 거짓은 게임의 판도를 바꿔낸다. 그렇다면 거짓의 빈도와 경중을 봤을 때, 과연 성공한 사람들의 거짓만을 탓하는 것은 합당할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문헌에 '아랍 마일'로 적혀 있는 단위를 '로마 마일'로 착각하여 지구 둘레를 잘못 계산했다. 그 결과 아시아가 실제보다 가깝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아메리카 대륙을 우연히 발견했다. 사실 우리가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의도가 불순하지 않고 무지인 경우가 많다. 그런 거짓은 우연하게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거짓은 이처럼 적당한 이용으로 큰 이득을 주기도 하는데, 그 거짓의 행위보다는 그 결과로 얻게된 영향력의 크기로 거짓의 경중이 달라지기도 한다. 미시시피의 한 연구 시설에서 사육하던 돌고래는 생선을 주면서 풀장 바닥의 쓰레기를 집어오도록 훈련해 놓았다. 그랬더니 쓰레기를 돌 밑에 숨겨 놓고 출출하면 물고 떠올라 생선을 타가곤 했다. 이 예시를 만약 사람에게 적용하고 그 금액을 수 백억 단위로 바꿔 보자. 아마 같은 행위에 대한 거짓이 비자금이 되고 도덕적 지탄을 받는다. 그렇다면 왜 돌고래이기 때문에, 단지 거짓의 도구가 값싸기 때문에 '거짓'에 대해 우리는 관용하게 되는 걸까.
구약 전도서 12장 12절 "책을 쓰려면 한이 없는 것이니, 너무 책에 빠지면 몸에 해롭다."라는 말이 있다. 책은 곧 좋지 못하다는 사실은 구약 외에 여러 성인들이 말하곤 했다. 그들이 책의 나쁜 점을 이야기 하는 까닭은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것이 꼭 좋다라고 말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일 지도 모른다. 앞서 말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처럼 우리는 무지하기 때문에 거짓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알면 못할 일들을 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나는 군입대를 20살에 했다. 아버지는 군대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이 없고 정보도 모를 때 '후딱!'하고 갔다오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라고 조언하셨다. 사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나은 이유는 불필요한 공포가 매갑보다 더 크기 대문이다.
신문사 '썬'에서는 달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실었던 적이 있다. 이 거짓 기사는 신문사를 흥행하게 만들었고 이 흥행은 다시 구독자를 늘리는 순환 구조를 가졌다. 결국, 단 한번의 거짓이 큰 돈이 됐고 권력이 됐다. 이 권력은 나중에 이상하게 왜곡되는데 신문 편집자가 만들어낸 거짓에 실제 봤다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거짓을 진실로 믿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지식인들또한 믿기 시작하고 누군가가 만들어낸 거짓이 기정 사실화되는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아프리카에 있는 콩산맥이 2000km 가까운 거리를 뻗어나가 있고 부리키나파소와 가나를 가로 지르며 토고와 베냉을 지나 나이지리아까지 이어진다는 지리학적인 내용도 20세기까지 있었다. 여기서 콩산맥에 대한 황량한 풍광 묘사는 한 두명이 아니라 여러명에 의해 있었고 단순 허풍쟁이가 아니라 꽤 명망있는 탐험가들의 진술도 있었다. 여기를 봤다거나 심지어 넘었다는 탐험가들의 진술도 수십년 동안 있으면서 거짓은 진실로 둔갑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인공위성이 발달하지 않은 현대가 아닌 이상 진실로 대체 할 수 없다. 거짓이 지구 반바퀴를 도는 동안 진실은 신발끈 정도를 묶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이처럼 상황에 따라 적절한 거짓을 의도적으로 사용함으로 큰 이득을 얻는 일종의 이들을 종종 리더로 만나곤 한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아이폰 프레젠테이션 전 까지 버벅거리는 아이폰의 기능 중, 매끄럽게 보여 줄 수 있는 몇가지를 가지고 시연했고 이 후 많은 주목을 받은 뒤부터, 아이폰에 대한 더 집중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빌게이츠는 '알테어' 제조사 사장에게 전화해서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고 거짓을 말했다. 그리고 에드로버츠 사장은 그에 담탄하여 게이츠에게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빌게이츠와 앨런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는 커녕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일단 주장하고 후에 되게 하는 전략으로 현제는 전 세계의 경영대학원 수업 자료에 꼭 이름을 올린다. 앞서 말한 손정의 회장도 비슷한 맥락이다. 허풍쟁이들은 곧 거짓을 말하고 이를 이룰 방법을 모색한다. 그것을 이뤄낸다면 성공한 이가 되고 실패한다면 허풍쟁이가 되는 것이다.
나의 첫번째 저서 '앞으로 더 잘될거야'는 사실, 20살에 적어두었던 일기장을 시초로 작성되었다. 일기장의 한쪽면을 출판사에 '샘플'이라고 말씀드리고 보냈고 계약 전까지 25만자를 추가 작성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이는 일단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면 자신도 모르던 기괴한 초능력이 생겨난다는 내 철학에 부합되는 일이다. 물론 뱉은 말을 지키는 신용은 꾸준하게 쌓여 있어야하고 그 책임은 좋은 쪽이던 좋지 못한 쪽이던 반드시 지켜야 한다.
거짓을 적절히 이용하는 자들은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거짓 뒤에 올 비난'을 감내할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진보했다. 그리고 그것을 거짓으로 놔두지 않고 진실로 수정해가며 그들의 인생과 인류의 발전을 이뤘다. 남을 속이는 사기와 기만은 분명 잘못되었고 지탄받아야 할 대상이지만, 우리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목적을 위한 적절한 거짓을 이미 해하고 살고 있으며 그 타이밍과 결과가 다를 뿐이다.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착하게 살자'가 아니다. 아무리 착한 사람도 분명 거짓을 뱉고 있으며 세상이 흘러가는 이치에 대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