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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책] 책 읽을 시간보다 책 읽을 정신이 없다.

by 오인환

또다시 환경에 대한 책을 집었다. 다독의 장점은 피할 수 없는 '확장독서'다. 굳이, 여러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독서를 하다보면 예전 읽었던 책의 연장선에 놓여 있거나 반대편에 놓여 있는 책을 읽게 되곤 한다. '2050거주불능지구'를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었다. 완전 대비되는 두 책을 읽고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서평을 작성했다. 그리고 다시 읽고 있는 책은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라는 책이다. 환경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푹 빠져 읽다가, 그에 반대되는 책의 읽을 때는 또다시 그에 푹 빠져 읽게 된다. 출처는 모르겠으나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위험하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책 한 권이면 저자가 주장하는 이야기에 충분히 매료되어 빠질 수 있다. 이에 한 쪽 측면에 대한 책을 읽고 몰입을 했으면 틀림없이 반댓쪽 이야기를 들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아예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보다 한 권을 읽은 사람이 위험한 것처럼 우리는 균형적 사고를 위해 필연적으로 다독을 해야한다.

분명 나의 글 뒤에는 그 둘 중 어느 한 쪽의 주장에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사고를 속이고 마치 저자와 같은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를 해보고 생각해본다. 물론 책을 읽을 때, 저자의 말이 모두다 맞다는 생각을 갖고 읽진 않는다. 독서 중 비판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의심'은 '호기심'을 낳기 때문이다. 의심하고 공감하고 수긍하고 반대하기 여러 스탠스를 바꿔가며 읽는다. 이런 사고놀이는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사고의 확장을 용이하게 해준다. 이런 말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읽다보면 '형편없는 책'도 만나게 된다. 작년에 읽었던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가 시작됐다'라는 책이 그렇다. 미야자키 마사히로와 다무라 히데오라는 평론가 둘이 주고 받은 이야기를 엮은 책이었다. 이 책은 물론 여러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역할을 했을진 모르지만, 나 개인적으로 '형편없다'라는 결론을 냈던 책이다. 도무지 내가 알고 있는 팩트와 맞지 않고 중국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비판'만 가득한 책이었다. 이런 책에는 동조를 해 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앞으로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라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건강한 인구 피라미드 구조와 지리적 위치, 풍부한 자원을 비롯해 너무나도 많다. 반대 입장인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도 크게 공감한다. 역사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패권국들은 '한족' 시장을 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이 시장을 열고 나면 이 시장으로 하여 잠식되는 역사를 반복하곤 했다. 사실상 미중 무역전쟁 자체가 '중국 IT시장 개방'을 위한 것도 한 몫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인구가 3억 3천만명이 된다. 참 대단한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이용자수는 5.5억명이다. 이 시장은 이미 한미일 3국을 합친 인구보다 훨씬 더 크다. 중국의 짝퉁플랫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다수의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회원수는 대부분 원조격인 미국의 이용자 수를 넘어선다. 아마 이번에 중국관련 책을 완독한다면 다음책으로는 미국관련 책을 다시 한번 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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