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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 명마를 갖고 있다고 매순간 달려야 하는 건..

아니다._ 앞으로 더 잘 될거야

by 오인환


"명마를 갖고 있다고, 반드시 매 순간을 달려야 하는 건 아니다. 명마는 아주 중요한 순간에만 빠르게 달려 나가면 된다." '앞으로 더 잘 될거야'라는 책의 어느 부분에 적혀 있는 책이다. '앞으로 더 잘 될거야'는 내 첫번째 저서다. 첫 작품이라 그런지 오탈자와 비문도 많고 부끄러운 내용이 많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제목'이다. 누구나 자신의 책이 출간된 기억이 있다면, 제목을 검색해 볼 수 밖에 없다. 독자들이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내 책은 얼마나 반응이 있는지 궁금해 가끔 찾아본다. 초록색 검색창에 내가 습관처럼 쓰는 검색어는 이렇다. '오인환 앞으로 더 잘 될거야' 꾸준하게 종종 써보는 행위가 어쩐지 나 스스로에 대한 자기 암시가 된다. 잘 안풀릴 것 같은 어느날에던 이 책의 반응하는 행위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사토리 세대'라는 말이 있다. 1980년대 후반 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현재 10~20대의 세대를 말한다. 우리 젊은 사람들의 'N포 세대'를 넘어, '사토리 세대'란 '득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명품, 출세, 돈, 자동차, 사치품' 등에 관심이 없고 마치 득도 한 것 처럼 어떠한 물욕과 세속욕이 사라진 세대, 그들은 바로 옆나라 일본에 살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아무런 희망도 의욕도 없는 무기력한 세대라고 말한다. 30년을 내리 이어 온 장기 불황이 일본에 닥치면서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세대. 다만 아직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는 'N포'에 이르지만 '사토리'에 비해서 '희망'이나 의욕 정도는 갖고 있다. 일본에 비해 아직 우리 젊은 시대는 아직 의욕적인 편이다. 물론, 나아지기 위해 발버둥치고 아직 그에 대한 대답을 얻기 미미할 수는 있다.



나의 첫번째 저서 '앞으로 더 잘 될거야'라는 책에서 내가 제목 다음으로 좋아하는 말은 앞서 말한 '명마'에 관한 구절이다. 조금 더 현대적인 의미를 집어 볼 때, 좋은 차를 타고 있다고 매순간 전속력으로 달릴 필요는 없다. 우리가 '보험'을 드는 이유는 만에 하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보험은 매순간 작동하지 않는다. 아주 절실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단 한번의 작동으로 우리를 구조해 낸다. 좋은 칼을 샀다고 매순간 칼을 놓지 않을 순 없다. 자고 있는 순간이나 밥을 먹는 순간, 친구를 먹는 순간에는 그 칼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다. 요리를 해야할 적절한 시기에 매우 적합하게 사용되면 되는 것이다. '사용'이란 항상 그렇다. '좋은 건' 매순간 사용되지 않는다. 아주 적잘한 타이밍에 시원하게 제역할을 하는 것이 그 쓰임이다. 명마는 평소에는 느릿 느릿 함께 산책도 하고, 시간을 보내는 친구가 될 수도 있지만, 아주 중요한 순간에만 잽싸게 자기 역할을 하면 된다.



우리 시대는 아무리 열심히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 시대다. 무섭게 치고 나가던 경제 성장률은 3%대로 떨어졌고 다시 올라오기는 그 규모상 쉽지 않다. 사토리 세대나 N포 세대는 자기 부모를 경제적으로 넘어서기 어려운 세대다.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사라진 시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젊은 세대가 각자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고 아직 적절한 타이밍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믿는다. 2021년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6%에 이른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7%를 넘어 45년만에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보다 훨씬 덩치가 큰 미국이 이처럼 경제가 성장해 가는 이유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유연한 대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기준 586개의 유니콘 기업이 존재한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이 넘어가는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여기에 미국은 233개사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어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중국이 227개사가 있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은 총 11개 사로 세계에서 5번째로 유니콘 기업이 많은 국가다. 이는 일본(4개)보다 월등하게 많은 숫자다.



'재벌'이라는 말이 존재할 만큼, 부의 상속에 관한 개념이 당연하던 시대를 지나 우리는 힘들지만 희망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편이다. 보수적인 사고에서는 도무지 진입할 수 없는 '암호화폐' 시장의 큰 손이기도 하고, 코스피 상장사 순위에서 반도체, 배터리, 플랫폼, 제약 등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기업들이 상위 랭크되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역대 나스닥 주가의 상승은 '꾸준한 상승'보다는 일정 기간에 그것도 수 일 간 급격하게 상승한다. 가장 많이 오르던 수 일로 나스닥의 주가는 10년 간 4배 가까이 올랐다. 모든 것에는 절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대나무는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중 하나다. 땅속에서 미적 미적 성장하던 대나무는 일정 타이밍이 지나면 하루에 1미터씩 자리가도 한다. 우리가 정체되어 있다고 믿거든 아직 성장의 적절한 타이밍을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해야한다. "명마를 갖고 있다고, 반드시 매 순간을 달려야 하는 건 아니다. 명마는 아주 중요한 순간에만 빠르게 달려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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