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스트키즈'는 중국으로 이사를 간 '제이든 스미스'가 중국인 친구로 부터 따돌림을 받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미국 흑인이 중국 친구들에서 따돌림을 받는 도중 우연하게 '무술'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과정 중 '성룡'을 알게 되며 무술을 배우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빨리 멋있는 무술을 배우고 싶었던 '제이든 스미스'는 '성룡'에게 멋있는 기술을 알려달라고 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룡은 땅에 떨어진 자켓을 줍거나 옷걸이에 거는 하찮은 일만 계속해서 시킨다. 전혀 무술과 상관없는 '자켓 주워, 옷걸이에 거는 행위'만 무한적으로 반복하던 '제이든'은 기어코 '성룡'에게 무술을 배우는 일을 그만 두겠다고 말한다. 그때서야 성룡은 자켓을 주워서 다시 옷걸이에 거는 행위를 바탕으로 멋있는 무술동작을 연결 시킨다. 이런 영화같은 설정은 영화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복싱 학원을 가면 바로 가장 먼저하는 기본 훈련은 '줄넘기'다. 또한 검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목검을 공중에 내려치며 뛰는 단순 동작을 수 십, 수 백 번 반복한다.
이런 본질과 상관없는 행위를 꾸준하게 지속시키는 이유는 결국 피할 수 없는 '기초체력 증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발기술이 뛰어난 축구선수라고 하더라도 운동장에 오래 뛸 수 없는 체력을 가진 선수는 주전으로 뛰기 어렵다. 모든 것에는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지속가능'해야하고 진짜 기술을 자유 자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체력'과 '기본'이다. 정돈되지 않은 자갈밭에 아무리 씨앗을 뿌려 본들, 풍작이 나오지 않는다. 농사의 시작은 '씨앗을 뿌리는 행위'부터가 아니라, '토양'을 관리하는 일 부터 시작한다. 성질 급한 농사꾼이 실패하는 이유는 빠른 수확을 위해 자갈밭 위에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다. 최초 '기반'을 잡는 행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패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갈밭에 뿌리를 박고 양분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하는 나무는 매년 꾸준하게 흉작을 만들어 낸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인간에게는 '문해력'부터 시작한다.
우리 아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비싼 과외와 학원을 보내는 일은 자갈밭에 뿌려진 나무 밑에 영양제를 투여하는 일이다. 애초에 토양이 자갈밭일진데, 무한대로 영양제를 공급할 것이 그 어떤 것이던 지속은 쉽지 않다. 뉴질랜드는 '축복받은 나라'다. 실제로 구글에 'Why New Zealand is' 까지 쓰면 자동검색으로 나오는 문장은 'why new zealand is the best', 'why new zealand is the best place to live' 등이 나온다. 전세계 사람들이 뉴질랜드를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를 나는 '날씨'라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의 좋은 날씨는 공짜 초원을 꾸준하게 만들어 낸다. 홍수나 가뭄도 없고 일정하고 좋은 날씨가 꾸준하다. 일교차도 적고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도 적다. 때문에 초원에 방목한 양이나 소 같은 동물들은 스스로 풀을 뜯고 먹는다. 뜯어먹은 자리는 스스로 새로운 풀이 자라난다. 인간에 의한 관리가 필수적인 다른 나라의 낙농업과는 다르게 뉴질랜드의 낙농업은 '자연이 스스로 낙농업'을 하는 '전자동 낙농업 국가'나 다름없다. 이는 저절로 규모있는 농업생산이 가능하게 했고 현재 뉴질랜드를 최고의 복지 국가로 만들었다.
좋은 토양과 날씨는 이처럼, 큰 노력 없이도 성공을 얻게 해준다. 똑같이 배워도 더 빨리 습득하는 능력은 '지능'이 아닌 '문해력'에서 나온다. 이것의 부재는 최초 학업성적으로 확인되지만, 성인이 되서까지 영향을 끼친다. 우리 아이에게 급한대로 학원과 과외를 붙일 것이 아니라, 무엇을 심어도 제대로, 스스로 그리고 쉽게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줘야 한다. 본질과 크게 벗어난 것 같은 '책 읽기' 습관은 앞서 말한 '베스트 키즈'나 '복싱', '검도'와 같이 결국은 가장 뿌리에 있는 본질을 키우는 일이다. 당장 공부를 위해서 문제 하나 더 풀어야 할 시간에 책을 들고 있다고 불안해 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아이에게 '정자세'를 요구하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며 게임을 하는 아이에게 '그게 집중이 되니?'를 묻지 않는다. 하지만 엎드려서 공부하거나 걸으며 공부를 한다면 '그게 머릿속에 들어가니?'라고 말한다. 짬짬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선 자신이 가장 편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처럼 짬짬이 시간을 글을 읽게 하는 것은 공부습관에 쉽게 적용되기도 한다. 누워서 책읽고, 엎드려 보고 하는 여러가지 방식이 곧 '책'이 교과서로 바뀌면서 성적이 올라가는 법이다.
또한 독서법은 읽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글을 쓰거나 토론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원래 학습법 중에서 효율이 가장 좋은 학습법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지식을 아웃풋하기 위해선 인풋을 자신화해야한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에 인간은 기억을 명확하게 한다. 남이 했던 일을 지켜보는 일보다 자신이 직접 말했던 기억이 조금더 직접적이다. 같은 사물이라도 왼쪽과 오른쪽, 위와 아래의 모양이 다 다르듯, 책도 비판적으로 읽을 수도 있고 공감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의 관점을 바꿔가며 읽고 속독과 정독 등 독서법도 다양하게 시도해보면서 여러가지를 체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모쪼록 책은 몹시 앏고 쉽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요즘처럼 '책'의 인기가 시들해 질 때야 말로, 문해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우리 아이를 위해 일단 부모가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우리 아이의 독서 습관에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